질풍노도의 30대입니다만 - 매일 흔들리는 나와 잘 지내고 싶습니다
김희성 지음, 김밀리 그림 / 애플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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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어느 날 갑자기 삶이 쳇바퀴처럼 느껴져 그제야 에게 관심을 갖게 된 30대의 에디터이고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 마음에 쿡하고 와 박힌 말들이 아이폰 메모장이나 사진첩에 박제하는 게 취미이다.

나도 그러는데 난 다이어리에 와닿는 말이나 글들을 쓰고 모아둔다.

그러니까 책장에 다이어리가 너무 많은 것 같다.

저자는 잠들기 전 내일 먹고 싶은 음식을 상상하다 알람도 못 맞추고 잠드는 날이 많다.

나도 내일은 뭐뭐 먹어야지하고 생각하면서 잠드는데,,

저자는 ​따뜻한 나라에서 요가를 하고 글을 쓰며 사는 게 꿈이지만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따뜻한 나라이면 동남아인지 호주같은 나라인지 궁금하다.

저자는 30대가 되면 원하는 삶이 펼쳐질 줄만 알았다.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기만 하면, 중간고사를 잘 보기만 하면, 원하는 직업을 가지기만 하면 될 줄 알았다고 한다.

30대가 되면 20대에 나를 옥죄고 있던 모든 속박과 굴레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살 줄 알았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는 모범생이었다.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 안정된 직장을 잡아야  한다 등등  20대까지는 사회에서 설계해놓은 생애주기별 가이드라인이 저자의 욕망인 줄 알고 그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할 것이다.

그것은 슬프게도 망상이었다.

30대를 정의하는 말은 성숙이나 안정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혼란스러움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마흔이나 쉰, 60대, 70대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도 거기에도 성숙이나 안정은 없었다.

계속 꿈을 꾸고 성취를 하고 불안정한 삶이었다.

 ​이 책을 쓸 때만 해도 있는 그대로의 저자를 마음껏 좋아하게 되고 진정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어디론가 훌훌 떠났다는 결론으로 마무리될 줄 알았지만 질풍노도의 30대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내가 아까도 얘기했지만70대이후의 삶도 궁금해서  80대 90대 100세까지의 저자의 책을 읽었지만 마침표는 없었고 계속 현재진행형이었다니까..​

​저자는  서른이 되어도 인생은 똑같이 흘러갔고, 저자는 불완전하고 미성숙한 것투성이인 저자게 조금 실망했다고 한다.

나아진 게 있다면 메뉴판의 가격을 보지 않고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를 수 있게 됐다는 것, 가격을 먼저 확인하고 체크카드의 잔고를 머릿속으로 계산하며 메뉴를 주문하던 20대와 비교하면 매우 풍족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성공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고 갈팡질팡 헤매며 살고 있다.

100세 가까운 분도 계속 공부하고 작가나 꿈을 꾸고 박사과정을 공부한다고 해서 성공이라는 개념도 죽을때까지 적용된다는 걸 알았다.


서른이 되어도 반전은 없었다.

​나도 항상 인생역전을 꿈꿨다.

어마어마하게 성공한 나의 모습을 꿈꿨다.

저자는 ​20대에는 평생 늙지 않을 것처럼 살았지만 지금의 저자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나중에 어떤 할머니가 되고 싶은지 등 인생의 태도에 대해 생각한다.

미국의 어떤 저자의 책을 읽었는데 할머니가 아니라 항상 젊은이를 꿈꾸라고 했다.

왜 지금부터 할머니가 될 것을 생각하나,,

​저자는 여전히 보험이나 연금 저축 같은 건 하나도 없지만, 죽는 날까지 인간은 겸손해야 하는 존재고, 배움에 대한 열망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각기 다른 속도로 성장하게 된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정말 저자의 얘기에 공감하는게 모든 세대의 책을 읽으니까 진짜 그렇더라니까,,

이렇게 30대를 다시 정의하기 시작하자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럼에도 저자의 30대는 자주 불안할 것이다.

그건 40대. 50대. 60대. 70대. 80대. 90대까지도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벌써 서른이나 됐는데 이룬 게 하나도 없어”, ‘나는 왜 이 모양일까라는 생각이 자꾸 고개를 내밀 때마다 그 마음을 회피하고 방치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저자를 마주하기로 했다. 그 과정은 유쾌하지도 친절하지도 않겠지만 저자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좀 더 가볍게 살기 위한 선택이다.

체력이 떨어져서인지 면역력이 약해져서인지 요즘 들어 손 하나 까딱하기 싫은 날들이 몇 주 계속되었다.

정리할 의욕은 없지만 너저분한 물건들을 보며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로 봐선 정상차림새 증후군사이 어디쯤 있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부모님이 서울 집으로 오신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 이야기는 저자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곧 엄마의 지휘 아래 대청소가 시작된다는 뜻이다. 대청소의 발단은 이케아 방문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날씨가 급격히 쌀쌀해졌다.

바람소리도 심상치 않았다.

거의 일 년 내내 감기로 고생하고 있는 엄마, 요즘 들어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금방 몸이 으슬으슬해지는 최악의 상태인 저자, 집에 있기 심심해하는 아빠, 친구들이랑 놀다가 새벽에 들어와 일어난 지 얼마 안 된 남동생, 이 조합이 같이 하기에 가장적합한 일은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에 자리한 이케아 나들이다.

불필요 소비를 자제하는 성격의 엄마가 차타고 가는 내내 하나도 안사고 나와도 주차가 무료로 되나고 걱정스러워 하실 때마다 속으로 엄마에 대해서 분명히 예언하지만 반드시 사게 돼 있다는 것이다.

십 수 년 전 방영된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노처녀 취급받던 삼순이의 나이인 서른 살이 훌쩍 넘었지만 저자는 여전히 혼자다.

어딜 가나 결혼 잔소리는 피해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남들은 결혼도 출산도 잘만 하는 것 같은데 왜 저자에게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걸까,,

​저자만 그런거 절대로 아니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이대로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게 된다면 어떤 삶이 기다릴까,,

결혼하는 것이 행복할까, 안 하는 편이 더 행복할까,,

난 하나님뜻이면 하고 ​하나님께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도 없이 한 번만 펼쳐지는 것이라 어떤 쪽을 택하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가 남을 것이다.

하지만 기독교인은 아니다.

모두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서 후회라는 것은 없다.

결혼하는 친구들이 하나 둘 늘어날수록 그 누구도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에 저자도 모르게 매몰될 때가 있다.

아직도 어느 편이 더 나은지 모르겠고 지금의 삶도 꽤 행복하지만 친구들이 모두 다 결혼을 해버려 저자 혼자만 덩그러니 남게 되는 건 싫다고 한다.

이쯤 되니 싱글 협동조합이라도 만들어 버릴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무리 생각해도 최후의 솔로로 남을 자신은 없기 때문이다.

삶이 문득 쳇바퀴처럼 느껴지는 날이나 차곡차곡 쌓이는 날들에 저자의  20대를 생각해보면 저자는 존재에 대한 의문이나 삶의 의미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저자에게만큼은 세월이라는 단어가 해당되지 않을 것 같은 늙지도 죽지도 않고 이렇게 스물로, 청춘으로 영원히 살 것만 같았다.

난 하나님의 섭리가 나이가 들어간다는 걸 알아서 나이들어감에 대한 책을 계속 읽었다.

앞으로도 계속 읽을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순간, 죽음에 대한 고민이 끝없이 이어졌다.

이렇게 살다가 죽는 게 인생이라면 이 생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죽고 나면 저자는 어디로 가는 걸까,,

죽으면 천국 아니면 지옥이다.

죽고 나서도 저자가 저자라는 사실을 여전히 알 수 있을까,,

성경에 근거하면 당연히 알지,,

뭔가 이상했다고 한다.

저자는 저자 이야기가 여기서 이렇게 끝나선 안 된다는 마음속 강한 외침을 느꼈다.

나도 그런데,,

그래서 저자가 진짜 원하는 삶은 과연 어떤 것일지 생각하며 진지하게 지금의 일상을, 박차고 떠나야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사람은 굳게 결심하는 지점이 항상 있는 것 같다.

혼자서도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자부하다가도 고향에 한 번씩 내려올 때마다 진짜 잘 살고 있는 게 맞는지 되묻는다.

서울로 대학을 간 것도, 졸업 후에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지 않고 이곳에 남아 일하고 있는 것도 다 저자가 원해서 지속하는 삶이다.

난 저자가 서울에 남은 건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난 친척들이 있는 부산에 갈때면 서울보다 마인드가 정말 뒤떨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아메리칸 정도는 아니라도 조선시대같은 뒤떨어짐은 정말 싫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의 이 삶을 쟁취했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이곳에서 저자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기 위해 끓임 없이 노력하고 노력해왔으니까말이다.

 엄마는 안동에 내려갈 때마다 저자에게 손수 지은 밥을 해먹이며 말씀하신다.

행복이 뭐 별건가, 식구들이 한 식탁에 둘러앉아 같이 밥 먹는 게 행복이지,” 자신들의 의지로 부모님의 품을 떠난 삼 남매는 아빠가 손수 기른 온갖 야채들로 엄마가 지은 밥을 먹으며 잠시 어린이가 된다.

반차 같이 사는 게 꿈이다.

하루에 절반만 일을 한다면 어떨까,,

누군가는 그럴 바엔 휴가 같은 삶을 사는 게 낫다고 했다.

천성이 게으른 자에게 휴가 같은 삶은 쥐약이다.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하고 싶은 살아도 되던 시절, 그 생활이 딱 6개월까지는 꿀 같지만 그 이후로는 지옥으로 바뀌는 경험을 했다.

해야 할 일도 없다 보니 저녁에 잠도 오지 않아 생활이 엉망으로 바뀌었다.

 까짓것 밤낮 바뀌는 게 뭐가 대수냐 했지만 밤에 깨어 있는 생활이 일상이 되면 낮에 아무리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 쬐어도 별로 행복하지 않았다.

좋거나 싫은 것이 없어진 일상은 견딜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규칙적으로 일어나 명민하게 일하는 감각은 유지하면서도 계절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만 바쁜 반차 같은 삶, 나도 반차라는 얘기에 멋진 삶을 사는구나라고  잠깐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삶에 적당한 규율이 존재하면서도 자유가 더 많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매우 이상적인 것 같다.

30대의 인생은 어느 부근일까,,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80대. 90대. 100대의 한 부분이고 그 세대들은 전부 중요하며 건강하고 젊고 뭔가를 추구하면서 살아야 한다.

오춘기를 겪는 과정에서부터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저자만의 방법을 공유해준다.

점점 지쳐가는 자신을 발견하면  자신을 돌아보고 현재를 소중히 여기라고 한다.

난 어떤 인생을 살까 너무 고민이 많아서 책을 읽고 읽고를 반복하면서 알았다.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그때그때 맞처서 음성을 듣고 살고 행동을 취하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도 또 고민과 불안이 엄습할 때는 책과 하나님을  의지할 수 밖에 없다.    

100세가 다 돼도 인생의 고민은 계속 될 것이고 나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없다.

내가 그때그때 맞춰서 닥치는대로 해결점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과 함께말이다.

그게 나에게는 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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