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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렇게 말해서 미안해 - 말하고 돌아서서 후회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화법
박민영 지음 / 책들의정원 / 2020년 5월
평점 :

내가 항상 기분이 나빠지는 건 사람들의 말때문이다.
그렇게 말하는 걸 못하게 할 수도 없고 부정적인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계속 나빠져서 어떻게 해야 할지 책을 많이 읽었는데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책들의 얘기도 도움을 많이 받고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는 것 같다.
저자는 휴 스피치 대표이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말 한마디’라는 슬로건을 걸고 커뮤니케이션 코칭을 하고 있다.
결혼 30년차 부부에서 시작하려는 연인까지, 50대 CEO부터 20대 신입사원까지,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사람을 만나며 그들의 말하기 고민을 상담한다.
말은 단순한 정보 전달의 도구가 아니라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그래서 우리는 말로 쉽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다.
사소한 말실수로 신뢰를 잃기도 하고, 수십 년 전에 들은 한 마디를 잊지 못해 아파하기도 한다.
저자는 결국 말하기는 ‘스킬’ 이전에 ‘마음’의 문제라는 생각을 가지고 불안정해진 관계를 다시 시작하게 하는 대화법을 고민했다.
자신감이 없어 머뭇거리는 사람도 있고, 지나친 솔직함으로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상대방이 거절할까 봐 두려워서 다가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저자는 인간관계가 굳이 중요한 것이냐며 애써 외면하는 이들도 만났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자신의 말실수와 지나간 인간관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 법을 알고 싶어 했다.
우리는 행복을 각자 나름대로 정의할 수 있지만 행복을 느끼게 하는 요인은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다.
그것은 깊은 사회적 연결이다라는 하버드 대학 숀 아처 교수의 말처럼 사람들과의 관계와 연결 안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사람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자유롭게, 당당하게, 편안하게 대화하는 그날을 응원하겠습니다라는 페르시아 시인 루미는 이런 명언을 남겼다.
누구나 당당하게 편안하게 대화를 할 수 있으면서 하고 바라는 마음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장 가슴에 새겨야 할 단어가 믿음과 인내심이 아닌가 한다.
사랑을 하게 되면 그 사람의 말과 행동, 주변 상황을 모두 믿게 된다.
차츰 문제가 되는 말과 행동들이 보이게 되고, 서로 맞춰가는 과정에서 갈등을 겪게 되는데, 싸움을 유발하는 행동들이 잘못된 습관이 누적되어 만들어진 것이라면 그것을 고쳐가는 데 있어서도 그만큼의 인내심과 시간이 필요하다.

막말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
막말러는 자신의 감정에 치우쳐 있다.
이들은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느라 다른 사람 감정이 잘 보이지 않는다.
막말러는 사회 경험이 적거나 지나치게 솔직한 사람들이 말실수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
막말러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상대방의 말을 유심히 듣지 않는다.
생각하고 말한다는 것은 대화의 맥락을 파악한 다음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말을 하라는 것이다.
대화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서운하거나 화가 났을 때 즉시 말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서운함을 느꼈던 시점과 서운함을 표현하는 시점이 멀어질수록 상대방과의 거리는 더욱 멀어지고, 오래 두면 관계가 아예 끓어지기도 한다.
또한 배우자의 말을 들을 때에도 듣기만 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에도 그게 좋을 것 같아 등 무조건 듣기만 하기 보다는 배우자의 말에 자신의 의견을 곁들였다.
그래야 배우자도 상대방을 투명인간 취급하지 않는다.
자신의 연인이나 배우자가 회피 형에 가깝다면 유의점이 있다.
우선 장소와 타이밍이 중요하다.
회피 형은 마음의 안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형으로 아무 때나 말이 나오지 않는다.
특히 다그치듯이 큰 소리로 말하면 역효과를 낳는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하므로 회피 형이 안정감을 느끼는 장소에서 시간을 정해, 서로 피곤하지 않을 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그의 성향을 이해하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
그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오랜 시간과 공간이 필요한 사람이며, 감정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아주 조금씩, 천천히 감정의 교류를 나눠야 한다.
이때 상대방이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같이 하면서 대화를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자극보다는 안정감을 좋아하고, 격려에 반응하는 스타일이다.
그가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믿고 기다려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상대방의 믿음에 감사하며 점점 침묵하거나 잠수 타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다.
호스피스 병동 간호사로 일한 브로니 웨어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이라는 책에서 사람들이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리스트를 얘기한다.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너무 일만 하지 않았더라면, 자기 감정을 표현할 용기가 있었더라면, 친구들과 계속 연락했더라면, 나 자신에게 더 많은 행복을 허락했더라면,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지만 자신의 감정을 조금만 더 용기를 내 표현한다면 나중에 후회하는 것을 조금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이해하게 되면 그 문제로 다툴 일이 없겠지만 결혼생활에서는 종종 서로의 차이를 잊게 되고 자녀가 생기고 서로 각자의 생활에 충실하다 보면 점점 대화가 사라지게 된다고 한다.
대화 없는 부부가 많다보니 식당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메뉴를 고르고 택시 타서 말을 많이 나누면 불륜, 택시에서 각자 멍하니 창밖을 쳐다보면 부부라는 말도 있다.
그만큼 부부 대화가 원활히 잘 되지 않는 가정이 많다는 말일 것이다.
한국의 이혼율은 OECD국가 34개국 중 상위 9%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미국친구가 있는데 미국이 이혼율이 1위라고 했다.
내 사전에 이혼은 없다고 하니까 그 친구 말로는 미국은 안 맞으면 이혼을 하는게 흉이 아니라고 했다.
난 흉이 아니라 신뢰로 살면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결혼계약서같은 걸 쓰면 되지 않을까라는 얘기를 했는데 그 친구는 어떤 항목을 넣을거냐고 했다.
난 그건 그때 가봐서 생각을 해봐야겠다는 얘기를 했다.
이혼 사유를 살펴보면 20-30대는 성격 차이, 40-50대는 배우자의 외도와 부정이 가장 높은 요인을 차지했는데, 성격 차이는 서로가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한다면 대화로 어느 정도 줄여갈 수 있는 부분이다.
외도나 부정은 안 될 것 같다.
하지만 우리나라 부부들의 대화는 너무나 부족하다고 한다.
대한민국 부부 10쌍 중 6쌍은 하루 30분 이상 대화를 하는 반면 4쌍은 대화시간이 30분 미만이라는 설문 조사 결과만 봐도 그렇다.
대화를 방해하는 요소로는 늦은 귀가 및 시간 부족이 가장 많이 나왔고 디지털 기기 사용이었다고 한다.
대화가 잘되는 커플과 대화가 안 되는 커플은 비교 분석해보면 된다.
대화가 잘 되는 커플은 소소한 일상부터 중대한 이야기까지 나눌 이야기가 무궁무진 하다.
시시콜콜한 일도 재미있는 대화로 변화시키며, 일상대화가 잘되다 보니 심각하고 불편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다. 대화의 기초를 오랫동안 차곡차곡 쌓였기 때문이다.
대화가 잘 되는 커플은 밥 먹을 때도, 이동할 때도, 이야기가 끓이질 않는다.
끓임없이 주고받고 서로 먼저 말을 건네고 싶어 안달이다.
무엇을 물어보고 이야기할까 미리 고민해 두었다가 만나면 이야기를 하게 되고, 대화가 잘 안될 때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 방법을 고민하기도 한다.
대화가 잘 되는 커플은 대화의 중요성을 잘 안다.
효율적인 대화 없이는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대화가 행복한 부부생활의 가장 기본이라는 것을, 그래서 배우자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대화가 안 되는 커플은 서로 다른 입장 차이를 확인하고 대화가 끝나는 경우가 많다.
부부간의 대화는 업무상 회의나 보고가 아니다.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대화가 필요한 게 아니고, 해결책이 없어도 무방하다.
단지 들어만 주고 정서적 지지만 표현해주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한다.
대화가 잘되는 커플이 되기 위해서는 아내와 남편 모두 달라져야 한다.
혼자 이룰 것이 아니라 가정의 테두리 안에서 함께 이룰 것이기 때문이다.
가족 공동의 목표를 정하면 대화의 주제가 자연스럽게 선명해진다.
미래의 계획은 일종의 약속이 되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이렇듯 두 사람의 미래, 자녀 계획, 바라는 배우자상 등 다양한 부분을 충분히 합의하고 결정해나간다면 미래의 동반자로 더 많은 대화를 하게 된다.
현재와 미래를 중심으로 인생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알려주는대로 나중에 남자친구가 생기거나 남편이 생기면 끓임없이 대화를 하도록 노력을 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