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의 발견 - 오늘부터 가볍게 시작하는 일상 우울 대처법
홋시 지음, 정지영 옮김 / 블랙피쉬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나도 10년 넘게 투병을 하고 나니까 몸과 마음이 전부 지쳐 있었다.

그런데 엄마는 옆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자격증을 따고 다시 문예창작학과를 가고 너무 엑티브하게 하니까 난 더 힘들다.

난 기운이 빠지거나 아프면 아무것도 못하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옆에 적극적이고 활동적이고 열정적인 엄마가 있으면 더 힘들어진다.

나도 힘든데도 뭔가를 계속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래도 엄마가 뭔가를 하는게 낫기는 하다.

몸이 힘들면 몸도 가라앉지만 기분도 같이 가라앉는다.

기분이 가라앉으면 삶의 의미도 점점 옅어지고 짜증만 나고 나의 가치도 떨어지는 것 같고 뭔가를 해도 전부 실패할 것 같고 세상이 그레이 그 자체이다.

웃고 즐겁고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사람들과 얘기를 하는 것도 싫고 그냥 가만히만 있고 싶은데 꿈도 크고 항상 긍정적이고 뭔가를 하려고 하는 엄마 때문에 더 피곤함이 몰려온다.

사실 나도 내면은 세계 최고로 성공하고 싶지만말이다.

기운이 없고 무기력한 몸을 가진 나를 보면 그런 엄마는 또 얼마나 답답하겠나,,

계속 병원을 다니고 건강책을 읽고 약을 먹고 영양제, 한약과 온갖 약초물을 다 먹이셨다.

엄마랑 다니면 너무 피곤해서 나중에는 항상 코피가 터진다.

나도 아프기 전에는 욕심도 많고 꿈도 크고 욕구도 강했지만 몸이 안 따라주니까 기분이나 의욕도 안된다.

엄마는 강한 의지를 가지면 된다고 하는데 건강하지 않으면 그게 안된다.

난 몸이 안 따라주니까 여행도 가본적이 없고 서울을 벗어나는 건 상상도 못한다.

어딘가 갔다오면 며칠은 또 식물인간처럼 가만히 누워있어야 한다.

요즘은 버스도 잘 타고 힘든 게 거의 없다는 게 하나님께 감사하다.

그런 생활을 10년 가까이 하는데 우울증이 안 생기는게 신기한 거다.

책을 읽고 공부를 천천히 기운이 날 때 하고 언젠가는 로스쿨에 다닐 수 있겠지라는 희망을 가졌지만 시간이 너무 지나니까 좌절이  된다.

다른 사람들은 아프지도 않고 잘만 사는데 왜 나에게는 기본적인 건강이나 체력도 안 주어지는 건지 또 생각하니까 다운이 됐다.

신앙생활도 하고 책을 읽으니까 그나마 견디는 것 같지만 가끔, 순간, 절망이 많이  된다.

그래도 하나님음성을 들으니까 끝까지 잘 인내할 수 있고 승리할거다.








기분의 발견은 우울한 감정을 정리하고 기분 좋아지기 위해, 저자가 직접 시도해본 결과를 담은 책이다.

자신이 4년간 앓아온 우울증을 끝내고 마음의 안정을 찾았듯,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하루 빨리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펴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일상에서도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우울증 대처법이 가득하다.

저자는 여전히, 밖에 있는 시간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더 많다.

하지만 예전만큼 우울하진 않다고 한다.

심리학을 좋아하며, 마음을 분석하고 개선하는 작업인 멘탈학을 즐긴다.

이 책에는 ​진짜 겪은 경험을 농축한 정보가 가득하다.

구글 검색창에 우울증 증상이라고 입력하면 대체로 정신과 의사나 임상심리사의 웹 페이지가 뜬다.

의료계의 정보는 오류가 있으며 안 되니 정보의 신뢰성이라는 면에서 확실히 검색엔진이 우수하다고 할 수 있지만, 우울증 환자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들이다.

 우울증을 앓거나 극복한 사람들의 생생한 경험담들이 많기는하다.

그렇지만 이렇게 괴로운 사람은 세상에서 나뿐인 것 같아라고 느끼는 우울증 환자에게 상당히 도움이 되는 말들이 보인다.

트위터는 140자 이내로 메시지의 텍스트 분량을 제한한다.

이 짧은 문장 속에 감정을 직접 토로하는 사람도 있고, 타인이 알기 쉽도록 깔끔하게 정리하는 사람도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적기만 해도, 나중에 돌이켜보면 많은 발견을 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남의 이야기는 75이라는 말이 있다.

이를 인용해서 다시 표현하면, 인터넷 세계에서 나오는 말은 ‘75시간만에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비슷한 공격을 여러 차례 겪으면 집단으로 공격받는 듯한 착각이 들곤 하지만, 그래도 트위터에서는 항상 일대일이다.

이렇게 악성 댓글에 괴로워하거나 소외된다는 불안감을 느끼지 않으려면, 일정한 규칙을 정해두는 것이 좋다. 다음과 같은 규칙을 정해 두었다.

부정적인 것을 보면 기분이 가라앉는다는 것은 분명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아쿠타가와상(소설가아쿠타가와 류노수케를 기념하기 위한 상으로, 일본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문학상이다.)을 받은 작가 가네하라 히토미도 자신의 우울증 경험을 반추하며 다음과 같은 이야기했다.

<뱀에게 피어싱>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도 결과적으로는 그런 것이었다도 한다.

살아가기 위해 피어싱과 타투를 했는데 오히려 우울해해진다.

죽을 기력도 없어서 우울함에 빠져버린 결과, 살아 있다는 느낌을 찾지 못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한다.

우울증 경험자라면 매우 공감할 말이다.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정보는 즉시 차단한다.

경험담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사실 반드시 봐야 하는 정보는 세상에 거의 없다고 해도 좋다.

그렇기에 정보를 차단해도 상관없다.

그렇게하면 ​머릿속을 비울 수 있다.

우울증이라는 한 증상으로 묶여 있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다.

한 예로 우울증이지만 여행을 갈 수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모든 우울증을 아우르는 공통점이 있다.

머릿속에서 생각이 빙글빙글 맴돈다는 것이다.

머릿속에서 부정적인 일을 떠올리는 일을 멈출 수 없어서, 불안감이 점점 강해진다.

생각이 빙글빙글 돌면서 멈추지 않을 때, 가장 효과가 빠른 대처법이 있다.

바로 수면이다.

사고를 강제로 종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적절한 시간에 잠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외에 이렇다 할 부작용도 없다.

자율신경을 안정시켜 몸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

자율신경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몸과 마음을 활동적인 상태로 촉진하는 것이 교감 신경이고, 흥분한정신과 육체를 안정적인 상태로 조절해가는 것이 부교감신경이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제대로 잡혀 있으면 사람의 몸은 최상의 상태다.

그러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다.

평온하게 차를 마시는 사람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조금 과장을 섞어서 말하면 이렇다.

 ‘아 향기가 좋네, 기분 좋아라고 생각하면서 차를 마시면 자기가 마치 우아한 귀족이 된 듯하다.

일시적이지만 저자는 이런 비일상적인 느낌을 중요시한다.

그래서 저자는 허브티를 마실 때는 오직 마시는 일에만 집중한다.

이렇게 한곳에 집중하는 것은 마음 챙김(Mindfulness,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서 뇌를 휴식하는 방법을 말한다)의 일종으로, 스트레스해소 효과가 높다.

이것은 일종의 현실도피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후회도 미래의 불안도 허브티를 마실 때만큼은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언가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

반려동불은 야생에서 살아가기가 힘들며 인간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주인이 우울증이라고 해도, 여전히 그 반려동물에게 주인은 목숨을 이어주는 존재, 부모와 같은 존재이다.

물론 지나친 부담감은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은 보살피는 부담감을 덜 수 있으나,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것도 어느 정도 도움은 될 수 있다.

단것에는 항우울제와 비슷한 효과가 있다.

 마에다 클리닉 사이트에서 우울증과 단것에 대한관계성을 설명해준다.

당분에는 답답한 마음을 완화하는 작용이 있다.

당분이 몸에 들어가면 인슐린이 분비되어 뇌 내세로토닌이 증가해서 항우울제를 먹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난다는 설도 있다.

그 중에서도 초콜릿은 뇌 세내 신경전달물질에 작용해서 기분을 좋게 만든다고 한다.

그러나 단것을 먹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일시적이며, 과식으로 체중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 기분이 좋다가도 살이 쪄서 다시 침울해질 수 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보기 위해서  기록을 남기라는 정신과 의사가 많다.

저자는 ​지금까지 3명의 정신과 의사에게 진료를 받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일기를 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우울증에 걸려서 부정적인 기분에 사로잡히면 시야가 좁아져서 자신이 보이지 않는다.

고민이 있으면 종이에 써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로 우울해지고, 다시 인간관계로 회복된다.

스트레스가 우울증의 원인인 삶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인간관계 때문인 경우가 많다. 요즘에는 권력을 내세운 위계에 의한 괴롭힘이나 성희롱이 크게 공론화되고 있지만, 꼭 그런 일을 당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인간관계로 괴로울 때는 많을 수 있다.

나도 다이어리를 쓰거나 글을 쓰면 우울하거나 기분 나빴던 것이 감소하는 것을 확실히 느낀다.

우울할 때는 생각을 멈추고 저자가 하라고 하는 지침들을 따라서 실천해보면 우울때문에 숨을 못 쉬는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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