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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페미니스트는 없다 - 완벽한 페미니즘이라는 환상
이라영 지음 / 동녘 / 2018년 7월
평점 :

이 책은 좀 더 강력한 페미니즘책같다.
페미니즘적인 입장에서 여성들이 주인공이다.
아주 실질적이고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 페미니즘이라는 생각이 든다.
페미니즘과 여성의 인생들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내가 여성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항상 고민이다.
사회적으로 여성은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편견이나 구시대적인 발상이 많다.
위인전이나 인물전에 대한 책들을 보면 여성들이 소수인 것 같다.
지금도 여성이나 소수자로 살아 가는 건 쉽지 않은 것 같다.
여성에 대한 삶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게 됐던 건 어릴 때 남동생이 자신은 남자라서 아빠나 엄마에게 더 사랑을 받는다고 했다.
그때부터 의문이 들었다.
왜 정해진 성으로 태어나서 그것으로 판단을 받고 더 사랑받고 덜 사랑받는 건지 너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대학에 가서 페미니스트인 여성교수님의 강의를 들었는데 그분은 독신이셨다.
그리고 사이다같은 발언들을 많이 해주셨다.
여성 그대의 사명은이라는 폴투르니에의 책부터 페미니즘에 대한 책들을 많이 읽었다.
페미니즘을 알아야 하는 것은 극혐 남성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같이 잘 살기 위해서라고 했다.
대학때 페미니즘에 반하는 얘기들은 여성은 25살이 넘으면 지는 꽃이다나 시집 잘 가려고 좋은 대학에 온 거다,,시집이나 잘 갈 생각하지 왜 어려운 공부를 하냐,,30살 넘은 여자는 여자가 아니다등등 수도 없이 들었다.
롤모델도 잘 없고 여성운동을 한 엄마도 가끔 뒤떨어지는 가부장적인 얘기들을 하신다.
물론 우리집은 능력위주라는 얘기를 하기는 했지만 가모장이나 여성우월인 것 때문에 남동생은 또 불만이 많다.
여성은 결혼을 해야지 혼자 있으면 불완전한 존재라는 얘기를 또 많이 듣는다.
여자는 혼자도 얼마든지 완벽할 수 있는데 결혼을 해야지 완성되고 완벽해지는 거라고 하는 것에 많이많이 반박하고 싶다.
어떤 인생이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
혼자서도 자신의 마인드가 있고 독립적이고 완벽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꿈이나 목표도 이루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으로서 어떻게 사는 것이 성공적이고 행복한 것인지 책에서 항상 답을 구하는 마음으로 대한다.
페미니즘에 대한 책을 보면서 위로를 받는다.
페미니즘은 미투운동과 연대할 수 있는 것 같다.
미투운동을 보면서 불의한 것에 목소리를 낸다는 것에 응원을 보냈는데 좀 잠잠해졌다.
많은 여성들이 직장을 다니거나 자신의 일을 하려고 하는 곳에서 성적인 학대를 당했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
여성들이 경험한 불편과 불안, 좌절, 삶의 불가항력이거나 자기 개인의 문제라 치부했던 것들이 사실 여자라는 이유때문이었다는 깨달음은 우리가 세계를 전혀 다른 시선으로 보게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녀들을 행동하게 하는 것 같다.
지금의 이 혼란과 시끄러움은 앞으로 새로운 세상으로 바꿔줄 거라고 기대하게 되지만 법적인 소송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권위주의를 거부하고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킬 줄 아는 진정한 자유와 평등의 시대가 되어야 하는 것 같다.
뉴스룸에 출연한 서지현검사는 성폭력 피해자분들에게 결코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법은 그녀들에게 그녀들의 잘못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서지현검사는 그것을 깨닫는데 8년이 걸렸다고 한다.
검사라고 하면 최고의 자리인데 검사도 당하는 세상이라니 정말 놀랬다.
엄마께서 성폭력상담소를 하셔서 그런 얘기를 해줬을 때 나는 설마라고 믿지 않았다.
모솔에 수학여행, 엠티, 과모임에 가지 않았다.
술을 안 마시고 엄마랑만 다니니까 친구가 필요없고 술문화나 대학문화가 나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대학동기를 가끔 만나서 들어 보면 성희롱이나 성추행, 성폭행까지도 숨겨졌지만 일어난 것 같다는 것을 들었다.
늘 혼자이고 엄마랑만 다니고 남자는 구경도 못하고 혼자 책을 보는 인생이 그렇게 슬프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지현검사는 장례식장에서 법무부장관을 수행하던 남성 검찰 간부가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밝혔다.
가해자의 사과를 원했지만 돌아온 것은 인사 불이익었다고 한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지 못하고 아이를 유산하고 자살충동에 시달리는 사이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고 한다.
서지현검사는 검찰내부 통신망에 자신의 경험을 올렸다.
미투 해시태그와 함께 올렸다고 한다.
범죄로부터 사회를 보호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한다는 법 집행기관에서 권력을 이용한 성폭력이 자행되어 왔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놀랍지도 않았다.
오히려 놀라운 것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뿌리 깊은 불의를 온 세상에 드러낸 서지현검사의 용기였다.
미투운동은 미국의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유색인종의 여인들이 겪는 성폭력을 폭로하기 위해 창안한 운동이다.
할리우드의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 30년 동안 저질렀던 성폭력사실이 드러난 뒤 배우 알리사 밀라노의 제안으로 트위터를 통해 확산되었다.
오타쿠 내 성폭력 영화계, 방송계, 문단 내 성폭력, 미술계 내 성폭력, 해시태그와 함께 자행되던 무수한 성폭력들이 폭로되었다.
최영미시인도 문단내 은 시인옆에 앉지 말라고 했는데 시인 이승철은 최시인이 피해자코스프레를 한다, 김병익문학평론가는 너무 시시콜콜 다 드러내고 폭로하고 비난하면 세상이 좀 살벌해지고여유가 없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아니,,,,잘못된 것을 잡을 수 있는 거지,,,성범죄에 여유가 어디있지,,,자기딸 아내가 당해봐야 안다는 얘기로 또 다른 여성들을 소환해야 하는 것 같다.
남성들은 그정도의 일가지고 왜 지금 얘기하는지 불순의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하고 의심한다.
이 세상에서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게 살 수 없는 것을 곱씹는 경험과 기억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여성들이 잘 싸우길 응원한다.
일상적으로 접하는 성희롱과 다이어트를 비롯한 꾸밈 노동 강요, 자신의 문제를 유난으로 치부하는 주변인들의 지치게 하는 것들에 대해서 매일매일 화를 내고 있는 여성들도 많다.
페미니즘은 분노에서 출발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희망이다.
거의 매일 여성혐오와 마주하게 되는 사회,성폭력 피해를 폭로한 여성들이 가해자의 보복성 고소에 시달리고 페미니즘 교육을 실천한 교사가 공격을 당하고 성범죄에 연루되었던 남성연예인들이 은근슬쩍 커리어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 분노와 무기력과 절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무엇이든 쉽게 새로운 세상이 올거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기대하지 않고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로즈 맥고완이 헐리우드의 성폭력을 가장 강력하게 폭로한 배우이고 그녀는 여성들에게 목소리를 낼줄 알라고 하고 화낼때는 화를 내라고 한다.
호주는 가부장적인 나라이고 지금 미투운동을 비롯해 가부장제 꺼져라, 연대하는 여성은 패하지 않는다. 페미니즘은 남자에 반대하는 운동이 아니라 정의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면서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서양나라라고 하면 양성평등이 이루어진 나라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꼭 그렇지 많은 안다는 것을 알았다.
페미니즘과 미투운동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낫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페미니스트의 책을 읽으면 가슴깊이 뭔가가 끓어 오르는 것 같고 뜨거운게 느껴진다.
요즘도 김치녀, 여혐이 어떻고 하면서 여성차별적인 얘기들이 많다.
요즘은 워마드에 대한 얘기도 들었다.
파별이나 학대는 여성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장애인, 빈곤층, 노인층으로 확대된다.
조금이라도 약하고 다르면 적자생존같은 사회에서는 존중하지 않는게 문제같다.
항상 차별에 대항하고 이기고 싶다.
그냥 그렇게 넘어가면 불합리한 것이 합리적이고 옳은 것으로 받아 들여지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세상의 모든 문화와 작품, 팩트에서 불합리한 것들을 찾아 낸다.
그것들과 싸울 수 있는 용기와 사고의 균형을 어디서 가져 와야 하는지도 가르쳐 준다.

16세기에 650명 정도의 처녀들을 죽였다는 헝가리의 연쇄살인범 엘리자베스 바토리백작 부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줄리 델피의 [카운테스]라는 영화가 있다.
20개 초반의 남자를 사귀는 마흔이 될 여성이 남자가 떠나지 않도록하기 위해 젊음을 되찾으려고 하다가 처녀의 피로 노화를 막으려고 한 얘기다.
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요즘 들은 얘기중에 제~~~~~~~일 충격적이다,,,,,,,,,,,,,,,,,
바토리부인은 사랑을 지키기 보다는 심판을 받았다.
당연하거 아님미?
실제로 바토리부인은 남편이 죽은 후 물려받은 막대한 재산을 탐내는 남성 귀족들에게 모함을 당했다는 얘기도 있다.
여자 연쇄살인범, 귀족 신분, 처녀 살해라는 흥미로운 코드들이 합쳐져서 바토리 부인의 실화는 많은 영화와 문학의 소재가 되어 왔다고 한다.
김일성도 젊은 사람들의 피를 수혈 받았다는 것을 김일성주치의가 쓴 책에서 봤다.
바토리는 왜 살인을 하면서까지 젊음에 집착했을까,,,,,
난 책이나 의사삼촌들의 얘기를 통해서 성형이나 시술은 주름살을 펴주지도 젊음을 유지시켜 주지도 못한다는 것을 안다.
보톡스는 신경을 마비시키지만 주름살은 그대로 지게 놓아 둔다는 것도 책에서 알게 됐다.
그래고 성형이나 시술은 하나님의 형상을 건드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할 행위라고 생각한다.
나이 든 여성들에게 젊을 때 미인이셨겠어요 라고 말한다.
난 엄마를 보면 나이 들수록 더 예뻐지고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것은 엄마가 윤리도덕적으로 기준이 높고 신앙생활과 공부와 책에 푹 빠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날마다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엄마는 세상이 매일 새로워 보이는 것이다.
박사학위를 받지는 못했지만 포기는 안하고 계시다.
엄마는 책과 공부가 화장이고 꾸밈이고 너무 재미있다고 하셨다.
이런 분위기에서 공부를 안하면 너무 이상한 사람이 되는 집이다.
공부와 책만 있으면 화장도 명품도 성형도 전부 필요가 없어진다.
엄마는 오직 하나님과 공부, 책만이 제일 중요하고 가치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강요하신다.
그래서그런지 나도 그렇게 되고 있는 것 같다.
젊을 때는 예쁘셨겠어요라는 말은 과거형 미인이 됐다는 얘기이다.
나이보다 어려보인다는 얘기는 인사치레로 자리를 잡았고 진짜 그나이로는 안 보인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저자보다 훨씬 어린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 나이와 실제로 마주하는 그 나이 사람의 외모가 불일치하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한다.
저자의 나이에 놀라는 현상은 서른 살에 뚜렷해지더니 마흔이 넘자 거의 감탄을 맞이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가 진짜 동안이라서가 아니라 서른 이후 여성의 외모에 대한 지독한 관념때문이다.
중년을 거치며 여성 배우들의 설 자리가 급격히 줄어 들어 여성의 나이 든 모습은 미디어에서 과소재현되었다.
여성에 대한 상상력은 협소할 수 밖에 없고 여성은 젊은 모습을 잃어 가는 존재로 살아간다.
젊은 여자 이후의 여성은 성적 매력이 없는 억센 아줌마로 묘사되며 마트에서 세일하는 물건을 갖기 위해 우악스럽게 달려드는 모습이 전형이다.
티치아노 베텔리오의 [인생의 세 시기]와 한스 발둥 그리엔의 [인생의 세 시기의 죽음]을 비교해보면 여성과 남성의 인생을 바라보는 오래된 관점을 알 수 있다.
남자인생의 세 시기와 여성 인생의 세 시기로 나뉘어 진다.
여자 인생의 세 시기를 다룬 작품은 죽음도 함께 다룬다.
여성의 삶이 재생산에 치우쳐 있는 것처럼 탄생-죽음이라는 이분법적 삶의 틀이 여성성과 더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남자의 인생에는 청년 시절 남성의 짝을 위해 젊은 여성이 함께 등장한다면 여자의 인생에는 모래시계를 든 죽음의 메신저가 등장해 청년 시절 여자의 머리 위에서 시간을 잰다.
재생산하기에 가장 좋은 나이를 지나면 이제 인생이 한풀 꺾이기 시작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조르조네의 [인생의 세 시기]와 비교하면 이러한 차이는 더욱 극명하다.
노년남성은 현자의 이미지이며 청년 남성은 글을 읽는다.
이들은 재생산과 상관없이 인간으로서 성숙하게 늙어가는 모습으로 표현되지만 여성의 늙음은 산송장처럼 죽음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여성에게 세월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하면 이는 경험이 아니라 순수와 멀어지는 낡음이 된다.
왜,,,,,,,,,,,,,,,,,,,,,,,,,,,,,,,,,,,,,,,,,,,,,,,,,,,,,,,,,,,,,,,,,,,,,,,,,,,,,,,,,,,,,,,,,,,,,,,,,아니야,,,,,,,,,,,,,,,,,,,,,,,,,,,,,,,,,,,,,,,,,,,,,,,,,,,
아줌마라는 존재는 이러한 깨끗한여자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
자신의 욕망을 덜 숨기고 적극적이고 부끄러워하지 않고 더 많이 말하고 목소리가 크다.
이들은 가만히 있는 여자와 거리가 멀다.
순수의 시간을 연장시키기 위해 시간을 극복해야 하는 몸은 항상 여성이다.
오늘날에도 나이 든 여성은 생물학적 유통기한이 만료된 암컷이 되어 미디어에서 사라진다.

어떤 공무원이 민중은 개돼지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내가 매일 듣는 유튜브의 가장 좋아하는 소장님도 그런 말씀을 자주 하신다.
뚱뚱한 사람에게는 자주 듣는 말이 돼지라고 한다.
여성에 대한 칭찬이 외모에 집중되듯이 몸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것도 여성에게 더 작용한다.
사실 외모보다 실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르는 것 같다.
난 요즘 절실히 실력이 더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나도 42킬로그램이 되고 과에서 예쁜 여학생으로 뽑힌적도 있지만 전부다 아무것도 아니고 허무한 일들이다.
과거는 용서해도 못생긴 여자는 용서할 수 없다거나 얼굴이냐 몸매냐를 놓고 여성을 평가한다.
어떤 가수는 방송중 몸무게를 공개 당하는 바람에 울면서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방송도 일종의 폭력이다.
안녕하세요라는 프로에서 자신의 딸을 돼지라고 하면서 이영자가 뚱뚱해서 시집을 못 갔다고 했다.
난 뚱뚱한 사람들이 시집을 더 빨리 가는 것을 너무 많이 봤다.
남편 없는 여자는 사랑받지 못한 인간으로 여긴다.
여자를 가장 쓸쓸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여성에게 남자의 사랑을 받지 못한 인생이 가장 실패한 인생처럼 여기도록 만든다.
뚱뚱한 몸은 남자에게 사람받지 못한다는 낙인 앞에서 여성은 자기 몸이 사람받을 자격이 없는 몸이 될까 끓임없이 불안 속에 살아간다.
나도 살이 찔까봐 정말 두려워 한다.
이렇듯 여성이 남성의 사랑과 인정을 갈구하게 만들어 여성을 지배한다.
왜 그런 지배를 받아야 할까,,,,,
그런 지배에서 자유를 얻을 수 없는 걸까,,,,
이영자는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중에 한 사람이다.
몸무게의 해방을 얻었으니까말이다.
책을 보니까 이영자는 살을 지방흡입술로 뺐다고 의사가 폭로해서 기자회견을 하고 소송까지 간 일이 있다.
왜 살때문에 그런 곤욕을 치러야 하는 걸까,,,,
이영자의 살인데말이다.
미국 의 트럼프도 미스 유니버스 출전자를 미스 돼지라고 불렀지만 선거에는 아무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
뚱뚱한 여자를 돼지라고 부루는 것은 사회적으로 공유된 도덕적 감수성에 큰 타격을 주지 않는다.
살은 해명해야 하는 잘못된 몸이거나 게으름을 보여주는 불성실의 증거로 작용한다.
나도 친한 언니들이 있는데 마른 언니가 살이 찐 언니를 만나면 끓임없이 살을 빼라고 잔소리를 한다.
옆에서 듣는 나도 기분이 나빠져서 그냥 놔두라고 하지만 마른 언니는 자신의 몸무게자신감이 강하다.
나보다 많이 나가면서말이다.
완벽한 몸매를 유지하지 못하면 고쳐야 하는 몸이 된다.
근면 성실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도적적 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근면 성실해 보이지 않는 몸을 놓고 비난해도 된다고 여긴다.
페미니스트를 모욕하는 전형적 방식 중 하나도 못생기고 뚱뚱한 여자라는 공격이다.
멧퇘지라고 부르며 뚱뚱하고 못생긴 년들이 열등감과 질투 때문에 페미니스트가 된다고 주장한다.
실제와 무관하게 탐욕과 나태, 더러움의 상징인 돼지는 여성을 모욕하기 위해 불려나오는 가장 대표적인 동물이다.
돼지는 부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탐욕의 상징이 된다.
마리 다리와세크의 소설[암퇘지]는 향수판매점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여성이 점차 돼지가 되어가는 과정을 묘사했다.
점차 돼지가 되어 가는 주인공의 상황은 인격없는 살로 취급받는 여성의 현실에 대한 극단적 은유이다.
여성은 돼지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끓임없이 살을 뺀다.
미국은 아빠몸매처럼 푸근한 몸매가 좋다고 하지만 아줌마몸매가 좋다는 얘기는 없다.
여성은 외모 때문에 돼지로 비하당하거나 꽃으로 칭송받지만 돼지나 꽃이나 어차피 사람이 아닌 존재임은 같다.
이 책은 인문학과 영화 방송프로 예술 모든 분야를 아우르면서 페미니즘을 얘기하고 있다.
그동안 읽었던 어떤 페미니즘책보다 사람을 빨아 들이고 재미있고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엽기적인 얘기들도 가끔나오지만 그래서 더 집중하게 만든다.
이 세상에서 여성으로서 자존감을 가지고 어떤 가치를 우선시여기면서 살아야 하는지 끓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게 하는데 이 책만큼 나에게 도움을 주는 책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살다보면 난 질식하고 나를 잃어 버리고 나의 존재조차 날려 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나, 여성, 그리고 제반조건으로 따를 조건들을 얹을 때마다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져야 하는지 속물적인 이유들은 전부 걷어 내고 싶다.
여성이 여성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고 저자는 진짜 페미니스트는 없다고 했지만 진짜 페미니스트가 되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