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만드는 오페라 카수
배재철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저자는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로 활약하던 최절정기에 갑상선 암으로 성대를 절단하고

오페라 무대를 잃었다. 그러나 그는 분노와 좌절 대신에 희망과 사랑을 이야기한다.

 

어린 배재철의 꿈은 빈소년 합창단에 입단하고 그 소년들이 사는 곳에서 살고 싶은 것이었다.

여닫이문이 있는 흑백TV에 나오는 호세 카레라스의 무대를 보며 막연한 꿈을 꾸었을 소년의

모습이 떠오른다.

가난한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 부모님의 자유로운 교육으로 평생의 자산이

된 자신감으로 무장할 수 있었다.

그가 시련에 넘어지지 않는 이유도 삶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하는 것은 행운이다.

가난은 견디기 힘들지만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가난했기 때문에 정기적인 레슨(요새 아이들은 거의 음악 레슨을 받지만 틀에 박힌, 정기적인

레슨 방식은 아이들의 음악에 대한 흥미를 떨어 뜨리게 하는 지름길인 것 같다)을 받지 않고 강요없이

하고 싶었던 노래를 하며 자신의 재능을 키울 수가 있었을 것이다.

교회 성가대나 학교 음악 시간에 하는 자연스러운 연습들, 주위의 칭찬들, 음악에 대한 본능적인 관심

등등. 그가 성악가가 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인 것 같다.

지금도 그런 프로그램이 있는지 모르겠다. (손을 얌전히 앞으로 모으고 무릎을 폈다, 구부렸다. 고개를

좌우로 번갈아 흔들고 입을 크게 벌리고...- '누가 누가 잘하나' 노래자랑 나온 아이들이 노래하는 모습)

저자는 '누가 누가 잘하나'에서 장려상을 탔다고 한다.

심사위원으로부터 성악가가 되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니 그 재능이 참으로 출중했으리라 미루어 짐작된다.

어린 시절에 들은 말 한마디가 운명이 되어버린 셈이다.

 



 자르브뤼켄극장에서 공연한 <돈 카를로>의 한 장면

 

신에게 받은 재능을 즐기면서 갈고 닦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커다란 행운인가.

물론, 재능이 있고 좋아해도 의지력이 없으면 안되겠지만.

클래식을 접할 수 없었던 환경에서 자란 저자가 오페라 가수가 된 것은 노래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으로

끈질기게 피나는 연습을 하는데에 있었다.

엄청난 연습벌레 배재철은 1만 시간 이상의 연습을 하고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 이탈리아로 유학을 간다.

이후 유럽의 굵직 굵직한 오페라 무대에서 남자 주인공의 역할을 맡으며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일본 도쿄 하쿠주홀에서 열린 재기무대

 

세상의 인정과 성공에의 목표를 이룬 정점에서 찾아 온 갑상선 암... 그는 담담하게 맞이했다고 하지만

그 심정이 어땠을까...

그가 목소리를 잃어 버렸다는 것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평생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책의 뒤에는 공연실황 DVD가 팁으로 붙어 있다.

2004년의 공연에서 부른 그의 노래를 들으며 그가 목소리를 잃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2003년, <라 보엠>으로 영국 '더 타임스'가 100 년에 한번 나오는 목소리라고 찬사를 보냈던 그의 목소리.

변성기를 거치지 않은 청아한 목소리. 정말 아름다운 목소리이다. 

그의 노래를 듣노라니 그가 노래를 하지 못했던 시간들의 절망을 느낄 수가 있었다.

신앙으로 담담하게 받아 들였다고 하지만 아마도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뒤의 이야기일 것이다.

 

한쪽 성대에 마비가 오고 일상의 대화조차 불가능한 상태에서 일본 팬들의 도움과 매니저 와지마,

77세의 의사 이싯키에 의해 성대복원 수술을 받는다.

지금 그는 전성기 목소리의 30% 가량을 되찾은 상태이다.

그는 노래로 한.일 간의 교류를 잇고 자신이 받은 사랑과 희망, 그리고 삶의 위로들을 위로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들려주려 한다.

그는 한 사람의 영혼만큼 더 넓은 무대는 없기에 그 어마어마한 깊이와 넓이와 높이를 충만한 사랑과

격려로 채우고 싶다고 말한다. 앞으로도 그의 자신의 목소리를 찾기 위한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받은 사랑만큼 음악으로 돌려 주기 위한 각고의 노력 역시 계속될 것이다. 

그가 영혼의 빛으로 멋진 아리아를 부르게 되기를...

 



 

"나의 꿈은 거대하지 않다. 예전에는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로 가는 데 의미가 있었다면

지금은 그 가는 길 자체에 의미가 있다. 나는 무대에서 단 한 번도 주역이지 않은 때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 오페라 무대에서 주역을 맡지 못한다 해도 나는 변함없이 내 삶의 주역이다."

~~ 248쪽 영혼으로 노래하는 가수 배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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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플루의 진실 - H1N1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라!
테렌스 스티븐슨 지음, 제효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한동안 신종플루 공포로 나라 안팎이 들썩이다가 요사이 조금 가라앉은 추세이다.

병원에 신종플루 확진 받으러 갔다가 줄서서 장시간 기다리는 통에 일반 감기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갔던 사람들조차 감염될 것 같다는 이야기들이 돌았다.

신종플루의 예방책 중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것 중의 하나가 손씻기이다.

사람들이 손을 잘 씻은 관계로 눈병 환자가 줄어 안과 병원들이 울상(?)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영화관, 학교, 지하철 등등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 한동안 한산했다고도 한다.

건강하던 사람이었는데 신종플루로 하루 아침에 죽었다는 기사들, 그날 그날 총 몇 명이라는

사망소식들로 매일 아침 신문과 방송, 인터넷에 자주 나왔는데 아직도 염려는 되지만 확실히 

그 기세는 조금 사그라든 것 같다.

연예인 이광기 씨의 아들도, 다른 이들의 안타까운 소식도 많이 들었다.

인류의 역사 이래로 수많은 전염병과 질병들이 있어 왔다.

인류와 질병과의 지난한 싸움은 여태까지 그러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하게 될 것이다.

오늘날 그 병의 원인과 종류들도 더욱 다양해진 것 같다.

언젠가는 신종플루도 인류가 정복해 왔던 병들처럼 부작용 없이 완벽한 치료방법을 알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신종플루는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에서 발생하는 감염성 호흡기 질환이다.

2009년 4월에 인간, 돼지,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결합된 새로운 계통의 바이러스가

멕시코에서 등장, 미국으로 퍼졌고 다시 전세계로 확산되었다.

현재 신종플루에 감염된 어린이는 전세계 어린이의 30% 이상으로 추정된다.

각종 매체의 추측성 보도와 신뢰할 만한 정보의 부족으로 많은 사람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근심 속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 책은 신종플루에 대한 핵심적인 사항들을 알려주고 있으며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사항들(신종플루 뿐만 아니라 그것과 유사한 독감, 패혈증, 수막염 등의 다른 질병),

항바이러스가 미치는 영향, 신종플루를 물리치는 방법, 백신의 예방 등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 준다.

이 책에서 다룰 주요 주제들 ;  * 신종 인플루엔자는 무엇인가

                                         * 얼마나 위험한가

                                         *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가

                                         * 아이들에게 더욱 위험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 과거에 발생한 인플루엔자의 대유행 사례에서 배울 점

                                         * 자주 묻는 질문들과 대답

                                         * 신종플루를 치료하는 병원들과 전화번호

 



 

지난 10년 동안 사스 감염자 중 절반 이상이 사망했고 조류독감에 걸린 사람은 10명 중 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반면에 신종플루에 걸린 사람들은 1000명 당 1명 정도가 사망했다고 한다.

저자는 신종플루로 인해 생명을 잃을 수는 있지만 사스나 조류독감,1919년의 스페인 독감과 같은

치명적인 중증 질환들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한다.

대다수의 어린이들에게 신종플루는 가벼운 질병이며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를 복용하지 않고도

일주일 이내에 회복되며 합병증에도 시달리지 않는다고 한다.

부모들은 이 과정에서 아이가 병원치료를 받도록 해야 하느냐를 결정해야 하며

(노출되는 부작용의 우려 때문-균형 잡힌 판단력으로 치료 여부의 최종선택은 부모의 몫으로 본다)

치료를 받지 않는다 하더라도 아이가 신종플루를 이겨낼 수 있도록 엄청나게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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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회상록
뀌도 미나 디 쏘스피로 지음, 박선옥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에 시선을 주면서 살아야겠다.

오래전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읽고 길 위에 기어 다니는 개미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살아있는 개미들을 밟을까 봐 노심초사했는데 그뒤로 곤충이나 벌레들을 보며

페로몬과 비슷한 신경전달 물질이 있고  동료들끼리 대화를 나누며 틀림없이 내가 알지 못하는

그들만의 세상, 혹은 왕국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은 귀하고 존중받아야 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이름으로 행해졌던 자연의 파괴, 적자생존과 진화의 논리로 죽어가는 것들을

당연시했던 무심함과 무감각까지 반성하게 된다.

<나무회상록> 은 쳐다 보기만 해도 든든하고 살아온 세월을 헤아리는 것만으로도 존경스러운

나무들에게  생명과 호흡, 그리고 사고가 존재할 것이라는 평소의 내 생각을 확고하게 한다.

저자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살 수 있는 주목, 어린 나무에서 성년을 거쳐 2억 년 전의 세계로

시간여행을 하는 주목을 통해 공룡시대로부터 현재의 모습들까지 인간의 역사와 사랑, 삶, 전쟁,

종교, 자연 생태계에서의 약육강식의 법칙 등을 흥미진진하게 풀어 놓는다.

주목은 자라면서 자연계의 다른 존재들과 상생하며 사는 방법에 대해 배운다.

저자는 책 전체를 통해 비트겐슈타인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 우리는 침묵해야 한다."를

언급하면서 상당 부분의 여지를 남기고 독자 스스로 문제들을 생각하게 한다. 

주목이 들려 주는 이야기들은 무척이나  흥미진진하여 책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저자의 상상력과 이야기 솜씨는 참으로 대단하다.

황무지로 변한 아일랜드의 실상과 주목들이 자라는 숲을 보며 이와 같은 글을 썼다는 것은 

상상력만 가지고는 불가능할 것 같다. 

아마도 자연과 생명, 그 순환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마음이 상상력에 힘을 보탰으리라 짐작된다.

존재 깊숙이 스며 들어간 작가의 감정이입의 능력에 놀라울 따름이다.

 



 

엄마의 죽음 이후 주목은 자신의 성장만을 생각하여 엄마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을 자책한다. 

엄마의 고통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자신의 삶이 더이상의 가치가 없는 것으로 생각,

휴면 상태에 들어간 주목의 아픔이 절절하다.

자식을 위해 모든 에너지와 사랑을 다 쏟은 후 죽는 어머니들의 삶이 그러할 것이다.

언제나 희생만 했던... 돌아가신 엄마가 떠올라 마음이 슬펐다...

 

주목이 30 년의 휴면상태에서 깨어나 보니 숲은 떡갈나무들의 게릴라전으로 인해 많은 나무들이

죽어 있었다.

많은 새들과 호의적인 나무들, 쐐기벌레, 딱따구리와 함께 전략을 짜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싸움을 끝내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주목의 주변에서 나오는 많은 양의 성장 억제제인데 떡갈나무

뿐만 아니라 다른 나무들의 생명까지 해치게 된다.

결국 떡갈나무와 뿌리버섯균의 공생관계를 깨뜨려 떡갈나무를 멸망시킨다.

후일, 주목은 이 공격에 대하여 떡깔나무와 상생하지 못했던 자신의 방식에 대하여 후회한다.

 

인간의 역사가 바뀌고 천년 째 되는 봄에도 그녀는 숲의 여왕으로 고고하고 외롭게 건재한다.

자신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안타까워하고...

그녀는 인간들의 사랑을 지켜보며 말한다.

"우리가 공유하는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젊은 연인들이여, 사랑이 그대들의 눈앞에 다가올 때,

그리하여 그대 마음 설레면, 그때에 사랑하시오. 아무 거리낌 없이." ~~ 184쪽 

 

주목의 활을 받은 헤링본 (로빈 훗)은  후일 멋쟁이가 되어 여인과 사랑도 하고 나무와 꽃, 새

그리고 태양을 사랑한다. 쾌활한 활잡이 헤링본 이야기와 주목의 잎을 먹고 주목의 몸 위에서

살다 간 초록 인간(식물과 인간의 소통 가능성을 보여 준다) 이야기는 한 폭의 동화처럼 아름답다.

 

주목은 원시시대로부터 인류의 역사를 지나 오면서 여러가지 형태의 종교에 대해 말하고 있다.

특히, 예수의 기독교가 인간중심적인 사고로 자연을 배려하지 않고 성서에 의해 잘못

인도되어졌다는 것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종교를 선교하기 위한 각종 전쟁들과 함께...

 



 

저자는 주목의 유언을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간곡한 메시지를 전한다.

"경쟁과 자연도태, 싸움과 투쟁이 자연의 이치에 맞는 것으로 위장하지 말라. 모든 씨앗이 자라

나무가 되고 모든 정자마다 난자를 만나게 된다면 모든 종들은 아름답고 무성하게 번성할 것이다. 

무자비한 자연이 아닌 마냥 친절한 대자연, 정겨운 곳을 생각해 보자. 모든 꽃가루가 꽃을 피우고

태어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태어나 경쟁자도 경쟁도 없고 생명에 관하여는 그 어떤 구속이 없는 곳.

'우리는 왜 태어났는가?' 라고 묻지 않고 '우리는 왜 죽어야 하는가?'라고 묻는 곳.

무한한 풍요가 있고 다툼이 없는 곳.....어쩌면, 우리 모두가 끊임없이 그것을 생각한다면, 그러면

우리의 염원이 큰 공명을 얻어 그곳을 실재하도록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 290-294  요약

 



 

저자는 책의 마지막에 전체의 내용들을 부록과 각주로 다시 정리해 친절하게 설명한다.

부록을 읽으며 책이 지어진 배경과  책을 쓰기 위한 그의 노고 (12년의 연구, 학자들에게 자문 얻기,

영국과 스코틀랜드, 아일랜드의 수많은 답사)를 알 수 있었다. 

정열적인 이 작업들로 말미암아 지구 이쪽에 앉은 내가 나무와 자연, 나아가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한 권의 책을 통해 모르는 세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무심히 지나쳤던 일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니 책을 읽는 즐거움이 참으로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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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정원사 - 영혼에 물을 주는 50가지 방법
고진하 지음 / 뿔(웅진)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영혼의 존재를 과연 알 수 있는가.

비물질의 차원에 있는 영혼... 볼 수도 만질 수도 잡을 수도 없는 영혼...

저자는 영혼을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드는 50가지의 방법을 이야기한다.

책 속에는 종교적인 우화, 민담, 동화, 잠언, 저자의 영적 체험담이 들어 있다.

또한 테레사 수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스와이 라마, 칼릴 지브란, 에르네스토 카데르날 같은

영성가들의 말과 글이 실려 있다.

저자는 독자들이 자신의 영혼을  읽고 우주 만물과 사랑의 교감을 나누며 신이 선물로 허락한

자기만의 창조적 젊음을 꽃피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이야기 하나

멋진 사향노루 한마리가 살았다. 언제나 코끝을 간지럽히는 향기에 끌렸다.

향기는 언제나 그를 유혹했지만 향기의 원천을 찾을 수 없었던 그는 절벽에서 뛰어 내린다.

계곡은 죽은 사향노루의 향기로 가득 찼다.

인간이 찾는 행복은 다른 곳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 있다.

 

이야기 둘

여행자 ; 오늘 날씨가 어떨까요?  목자 ; 내가 좋아하는 날씨가 되겠죠.

여행자 ; 그걸 어떻게 압니까?     목자 ; 내가 원하는 것을 늘 얻을 수 없음을 깨달은 후부터

나는 항상 내가 가진 것을 좋아하는 법을 배웠죠. 그래서 나는 오늘 좋아하는 날씨가 될 것을

확신합니다.

나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음이 나날의 삶을 행복하게 한다고 믿는다.

최선을 다한 후에 어떤 결과가 주어지건 달게 받는 자세야말로 자족하는 삶이다.

 

이야기 셋

다람쥐는 늦가을이 되면 겨울 양식을 준비하기 위해 단풍 씨앗들을 물어다가 저만 아는 곳에

은밀히 묻어 둔다. 그런 후에 단풍 씨앗 묻어둔 곳을 표시하기 위해 하늘을 올려다 본다.

드높은 파란 가을 하늘에 하얀 구름이 뭉실뭉실 떠있다.

다람쥐는 자기가 씨앗을 감춘 곳 위의 구름에 위치를 표시해 둔다.( 찜한다.)

겨울이 다가와 먹을 것이 궁해진 다람쥐는 가을에 은밀히 숨겨 두었던 단풍 씨앗들을 찾으려

하지만 구름은 이미 흘러가 버리고.

이듬해 봄, 다람쥐가 찾지 못한 단풍 씨앗들은 싹을 틔워 한군데 촘촘하게 어린 단풍나무들이

자란다.

생명의 씨앗을 흘러가는 구름 위에 담아 표시해 두는 다람쥐의 어수룩함이 새봄 깊은 산속에

여러 그루의 어린 단풍나무들을 돋아나게 하는 것이다.

아하 ! !  자연의 생명과 그 조화로움이 진실로 아름답다...

"허락 없이는 나뭇잎 하나도 갖지 말고, 돌멩이 하나도 치우지 말라." ~~ 151쪽

                                                                              멕시코 원주민 돈 호세 마추와

 

이야기 넷

어느 날 밤 바닷가 해안에 세찬 바람이 불면서 산더미같은 파도가 밀려 와 해안을 덮쳤다.

뒷날 아침, 어떤 사람이 밤새 얼마나 많은 피해가 있었는지 보기 위해 해안가로 나갔다.

해안가에는 밀려 들어왔다가 돌아가지 못한 불가사리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햇살이 내리쪼이기 시작하면 불가사리들은 말라 죽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는 좀 더 걸어 가다가 한 소년을 만나게 된다.

소년은 허리를 굽혔다 폈다 하며 불가사리를 한 마리씩 집어서 바다 속으로 던지고 있었다.

그는 "넌 무엇하러 그 일을 하는거니? 너 혼자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이 많은 불가사리를

다 바다 속으로 돌려 보낼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

소년은 "하지만 방금 제가 던져 넣은 그 불가사리에게는 분명히 변화를 일으켰다고 생각해요."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

그것을 위해서는 내 자신의 변화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야기 다섯

"수녀님은 하느님께 무슨 기도를 올리십니까?"    테레사 수녀 ; "저는 듣습니다."

"그러면 수녀님이 들을 때 하느님이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테레사 수녀 ; "그분도 듣습니다."

보는 것은 우리의 의식을 밖으로 향하게 하고 듣는 것은 내면으로 향하게 한다.

 



 

저자는 영혼에 물을 주는 50 가지의 방법들을 통해 불완전한 존재로 살아가는 우리들이

삶을 '영혼의 순례' 로 여기게 되고 그 행복한 순례의 길에서 도움을 얻을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영적 목표를 지닌 순례자이기에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궁극의 목표를 향해 걷듯이

우리 각자도 자신만의 영혼을 잘 가꾸는 정원사가 되기를 조언하고 있다.

 

"나는 사람들 눈에 띄지도 않을 만큼 작은데 이 큰 사랑이 어떻게 내 몸 안에 있을까?

네 눈을 보아라, 얼마나 작으냐? 그래도 저 큰 하늘을 본다." ~~ 223쪽 페르시아 시인 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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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시민 - Law Abiding Citize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슬픔을 가진 비정한 킬러의 이미지를 보여 주는 클라이드는 <게이머>,<300>의 제라드 버틀러가,

정의와 성공 사이에서 갈등하는 검사 닉은 <킹덤>,<레이>의  연기파 배우 제이미 폭스가 맡는다.

두 배우의 절제된 연기가 영화의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한다.

영화 '모범시민'은 <이탈리안 잡>의 게리 그레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액션 스릴러이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악당들은 가장인 클라이드의 눈앞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살해한다.

잔혹한 범인 다비는 '운명은 고분고분 받아 들여라." 웃으면서 잔인하기 짝이 없는 범죄를

저지른다. ~~ 꿈에 나올까 두렵다. 악은 정말 소화하기 힘들다.

 



 

클라이드는 법이 두 악당들에게 합당한 처벌을 내려주기를 원하지만 담당 검사인 닉은

승소율을 높여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출세지향적인 검사이다.

법의 정의와 자신의 성공 사이에서 고뇌하기도 하지만 닉은 결국 다비와 협상하고 다비는

10년 형을 받는 것에 그친다.

법이 원래 그렇다는 말로 클라이드의 간절함을 뒤로한 닉.

후일 그의 보좌관인 새라의 말처럼 10년후라도 그같은 결론을 내렸을지는 미지수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이어서 자식이 부모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실제로 체험하지 못하고

막연했을 것이므로...

범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피해자의 고통이 보상받지 못하는 사법 제도상의 허점은

클라이드를 분노와 좌절 상태에 빠지게 한다.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 밖에 없었고 법으로도 범인들을 처벌할 수

없을 때 그 아버지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건 이후 10년의 세월 동안  클라이드를 지탱하는 것은 분노였을 것이다.

범인들과 부당한 법, 그리고 사회에 대한 처절한 응징을 목표로 하루 하루를 버텼을 것이다. 

다비를 잔인하게 살해한 후 클라이드는 순순히 유죄를 인정하고 감옥에 갇힌다.

그 이후, 그가 예고하는 살인사건과 폭파사건이 일어나고 도시는 혼란상태에 빠진다.

 



 

 



 

가족을 잃게 된 평범한 가장이 범인을 향해 복수한다는 내용은 헐리우드 영화에서 많이

나오는 단골 소재이다.

그러나 복수의 대상은 악당들에게 그치지 않고 주변인물들 - 검사 닉, 다비의 변호사.

당시 사건의 판사, 닉 주변의 인물들, 시장 등등 - 까지 확산한다. 

불합리한 법에 대한, 법이 지켜주지 못한 정의를 표시하는 클라이드의 울부짖음인 것이다.

(그래도 억울한 죽음이 너무 많다.)

시장은 도시 전체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닉은 검사장으로 승진하게 된다.

 







 

클라이드는 독방에 수감되지만 그가 예고한 사건들이 계속 벌어지고,

닉은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범죄를 막으려는데...

 



 

삶의 의미가 전혀 없어졌을 때에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죽음 아니면 신에 대한 원망과 분노, 그리고 저주...

그 다음에, 그 다음에는 범인들을 용서해야 하는가. 신의 이름으로?  어떻게 ?

(우리 사회에서 범죄와 악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와 그 가족들의 삶은 무엇으로

보상되어야 하는가. 그들의 아픔이 너무 크다.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예방을 철저히

하는 것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 그래도 맨날 터지는 것이 사건들이므로.) 

인간의 내면은 유리처럼 깨지고 부서지기 쉽다. 아니, 삶 자체가 그러한지도 모른다. 

그 아픔과 분노, 상처와 고통, 절망을 어떻게 버티겠는가.

"이러한 살인을 저지르는 것을 아내와 딸이 좋아하겠느냐" 는 닉의 말에

"아내와 딸은 죽었기에 아무 것도 모른다." 는 그의 말과 표정은 너무나 슬프다.

영화가 슬픈 이유는 자신의 손에 아무리 피를 묻혀도 죽은 아내와 딸이 돌아올 수 없기

때문이다. 복수를 꿈꾸는 순간 이미 자신의 영혼마저 산산히 부서졌기 때문이다.

죽음은 그에게 구원이었을 것이다. 딸이 준 DADDY 라고 기록된 팔찌...

죽음 직전, 아름다운 꽃처럼 피어 오르던 불꽃의 모습이 내 눈의 착시는 아니었을 것이다.

스스로 아무 것도 모르게 되는 죽음은 구원과도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극의 긴장감은 범죄의 비밀이 닉에 의해 풀리면서 현저히 느슨해지지만 영화는

무지 슬프다.

법은 멀다. 그러나 정의를 수호한다고  손에 피를 묻혀서는 안된다.

터지는 심장을 부여 잡고서라도...

그것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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