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상영어회화사전
노무라 마미 지음, 이은정 옮김 / 베이직북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동남아에서는 영어가 다소 딸려도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

영어로 하다가 부족하면, 훌륭한 제 3의 언어인 손발로 충분했다.

완전 영어권에서는 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주눅 들 필요는 없다.

미국 사람들 역시 우리말을 못하는 것이 보통이니 내가 꼭 영어를 잘해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이왕이면 막힘없이 영어를 잘한다면... 좋겠다.

일본인 노무라 마미가 쓴 이 책은 문장이 쉽고 간단한 것이 장점이다.

반복해서 공부한다면 영어회화에 관한 자신감이 어느 정도 생길 것 같다.

책은 총 6장으로 나뉘어 있다. 

1장 ;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기본 표현

2장 ;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필수 표현

3장 ; 전화할 때 사용하는 기본 표현

4장 ; 감정에 관한 기본 표현

5장 ; 비지니스에 사용하는 필수 표현

6장 ; 해외여행에서 사용하는 필수 표현

각 장 안에 200가지의 상황별 Unit를 수록했다.

특히, 6장의 필수적인 표현들을 익히고 해외여행을 한다면 퍽이나

든든한 지원군을 데리고 여행하는 셈이다.

이 책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일상 생활의 여러 가지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쉬운 문장을 모아 놓은

영어회화사전'이다.

초급자라도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고 실제 상황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표현들을 수록했다.

여행할 때 이 책을 들고 다니며 당황하여 생각이 나지 않을 때마다 펴보면서

대화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의 짜임은 각 Unit마다 Basic Expressions 을 정리하고

Check Point와 Conversation과 Words에서 단어와 문장의 표현을 소개한다.

녹음된 MP3 파일에는 우리말 녹음과 네이티브의 발음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서

발음과 동시에 문장 표현을 반복해서 들을 수 있다.

저자는 영어 표현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반복해서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6월에 가족여행을 할 기회가 있다.

그전에 여기 나온 200가지의 Unit들을 익혀야겠다.

 

"Go ahead and try. ~~ 할 수 있는 만큼 해봐!" ~ 2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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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죽음의 조건
아이라 바이오크 지음, 곽명단 옮김 / 물푸레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저자 아이라 바이오크는 30년 동안 수천 명의 죽음을 지켜 보았다.

그는 사람들에게 죽기 전에 전하는 마지막 말이 지닌 위력을 일깨워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은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사람들과 그 가족들이 서로를 용서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삶의 지혜를 깨달아 가는 경험담이다.

삶이 끝나기 전에 관계를 완성하려고 노력한 이야기들은 세대를 불문하고

각자의 삶과 관계들을 보다 풍요롭고 충만하게 만든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무덤을 향해 한걸음씩 내딛고 있는

유한한 존재, 불확실하고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완벽한 삶, 완벽한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두려워도 죽음은 누구에게나 예정되어 있다.

죽음이 두려운 근본적인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이 아닐까.

내세를 확실하게 믿는다면 혹 다를까?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죽음...

이별의 슬픔을 줄이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은 죽음을 앞두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는 것이다.

아마도 그렇게 함으로써 살아있는 사람들은 추억과 그리움의 힘으로 현재를 

살 것이고 죽은 이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마음속에 간직할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둘도 없이 애틋한 부모자식 지간이라도 부모가 사랑한다는

말을 분명하게 하지 않거나 기본적인 감정들을 서로에게 전달하지 못하면

깊은 상처로 남아 가슴에 사무치게 된다고 한다.

그는 때늦은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기회가 닿을 때마다 용서, 감사, 사랑,

인사의 말을 전하고 서로를 따뜻하게 감싸 주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사랑해요. 고마워요. 용서하고 용서해 주세요. 잘 가요."  ~ 9쪽

 

'사랑해요. 고마워요. 용서하고 용서해 주세요. 잘 가요'

후회스럽게도 나는 이 말들을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하지 못했다. 

부모님은 언제나 내 마음을 알고 무엇이든 일방적으로 퍼주었듯이

내 마음으로 생각했던 많은 말들 역시 듣고 가셨으리라 생각하는 것은

내 이기심일까...

아버지, 엄마의 나에 대한 믿음과 애정은 전폭적인 것이었다.

아마 두 분은 내가 나쁜 짓을 했다 하더라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한동안 아무것도 아닌 일에 집착했다.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나는 오빠와 언니에게 아버지가, 엄마가 돌아 가시기

직전에 나에 대해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는지를 계속해서 물었다.

아버지는 아픈 동생과 언니만을 챙기고 오빠에게 미안하다는 말씀을 남기셨다.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부모를 잃었다는 엄청난 상실감과 함께 충격과 배반감, 그리고 허무함을 느꼈다.

어떻게 나에 대해 아무런 말씀도 안하고 가실 수가 있지?

라는 이기적인 생각에 한동안 사로잡혀 있었다.

나 역시 아버지,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지금도 섭섭함은 남아 있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생각해 보니 그것은 나의 집착이다.

굳이 마지막 말이 없어도. 마지막 인사가 없었어도.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내게 헌신하고 나를 사랑한 아버지, 엄마의 마음과

지극한 사랑을 나는 알고 있다.

그 집착은 단순한 나의 이기심일 뿐이다.

부모에게 보일 아무런 재주가 없었던 나는...

그래도 부모를 기쁘게 하고 형제들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싶었다.

그런 기억은 돌아가시는 그 순간까지도 부모님이 형제들 가운데에서

나를 가장 많이 기억해주기를 원했던 것이다.

후회하고 또 후회하는 일이 있다.

이 책을 그때에 보았다면 좀 달랐을까.

엄마가 가시기 한달 전쯤에 목욕을 시켜 드렸다.

이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나는 몹시도 여윈 엄마의 몸을 보듬고 사랑한다고 말했어야 했다.

몇번이고 그렇게 하고 싶었는데... 꼭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참 많이 후회스럽다.

 

"혀나 펜으로 한 온갖 슬픈 말 중에 가장 슬픈 것은 이 말이다.

"그랬더라면 좋았을 텐데!" " ~ 14쪽 존 그린리프 휘티어

 

"용서의 전제는 기억이다. 그리고 용서는 망각을 이끌어낸다.

어제의 날씨를 잊듯이 무심결에 일어나는 망각이 아니라

기억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잊겠다는 의지가 담긴 위대한 망각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처럼 애써 잊지 않는 한, 어떤 인간관계도 건강하게 지속되지 못한다."

 ~ 49쪽 폴 틸리히

 

"세상에서 빵보다 더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사랑과 감사하는 마음이다."

 ~ 128쪽 마더 데레사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과 견디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사랑하기를

혹은 사랑받기를 바라는

희망이라고 본다." ~ 175쪽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하느님에게 받은 사랑의 시> 중

 

"모든 것에는 때가 있고 하늘 아래서 이루어지는 일에도 모두 다 때가 있다.

태어날 때가 있으며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와 심은 것을 거둘 때가 따로 있다."

 ~ 224쪽 전도서

 

"어느 나그네가 폴란드의 유명한 랍비 하페즈 하임을 찾아 갔다가 단칸방 하나에

가득 찬 책을 보고 놀랐다. 가구는 책상과 긴 의자 뿐이었다.

"랍비여, 가구는 어디 있습니까?"

"당신 것은 어디에 있소?"

"제 가구요? 전 그저 이곳을 지나가는 나그네일 뿐인데요."

"나도 그렇다오." " ~ 277쪽

 

"모든 삶은 순간순간이 완전하다.

우리가 얼마나 살지 또는 언제 죽을지 알려 주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삶을 가장 잘 사는 길은 날마다 최대한 충실하게 사는 것이다.

그 하루가 마치 삶의 첫 날 또는 마지막 날인 것처럼 말이다." ~ 209-210쪽

 

"아이를 낳는 것은 자신의 심장을 꺼내 몸 밖에서 서성이게 하려는 결단이다." ~ 238쪽

"부모 노릇을 하다 보면 겸허해진다.

나는 내 자식들이 성인이 된 지금에야 비로소 부모 노릇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다행히도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 완벽해질 필요는 없다.

좋은 부모가 되는데 필요한 것은 오직 용서하고, 감사하며, 사랑하는 것이다." ~ 279쪽

 

"사람은 저마다 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거라고 후회하는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당신은 많이 모자라고, 잘못한 일도 많고, 더러는 아주 큰 실수도 했을 것이다.

그러니 어떻다는 것인가.

실수하고 후회할 일이 있다는 것은 곧 당신이 사람임을 보여 주는 증거일 뿐이다.

부디 자신을 용서하고 사랑하라.

당신 자신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하고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 113-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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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트렌드 연감 2009
NHN(주)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이 모르는 것을 물으면 지식인 오빠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다름아닌 네이버 지식인이다.

모르는 것이 있을 때 네이버를 검색하면 대부분의 궁금증이 해소가 된다.

네이버는 참으로 방대한 지식과 정보를 쌓아두고 있다.

우리가 모르는 것들을 검색만 하면 '짜잔'하고 나타나니 어느 선생님보다도

친절하고 실력 또한 엄청나다.

네이버는 2007년 부터 한 해마다 그 해의 검색결과를 모은 책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았다.

이 책은 2007년, 2008년에 이은 <2009 네이버 트렌드 연감>이다.

이 한 권의 책으로 2009년 한 해의 트렌드와 사람들의 생활과 관심사를

알 수 있다.

이 책은 가깝게 봤을 때는 1년 간의 모습을 알 수 있지만 미래의 어느 날

과거를 들여다 보고자 할 때 옛날의 소중한 자료들이 되어 어느 집에서는

혹시 가보로 대물림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흰 표지가 정갈하고 샘플링한 순위들이 점자 양식으로 새겨져 독특하다.

친환경 용지에 콩기름 잉크를 사용하여 인쇄하였고, 정보를 전하는 방법에서

환경을 생각하며 작은 실천을 한다는 글이 실려 있는 것을 보니 무척이나

흐믓하다. 네이버 블로그에 서평을 쓰고 메일을 보낼 때에 100원 짜리 콩이

적립되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적은 돈이나마 보낼 수 있다는 것에

항상 감사함을 느꼈는데....

역시나 네이버는 공익을 실천하는 방법을 잘 아는 것 같다.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 1장 ; 시간별 일간 검색어 ~ 1년 365일을 하루 3시간 간격으로 나누어 가장

인기있는 검색어를 알아 본다. 검색어의 절대 다수는 연예인과 TV 프로,

영화 등이 차지하지만 쭉 훓어 보면 작년에 있었던 중요한 사건과 사고들이

떠오른다.

 

* 2장 ; 15개 분야별 통합 검색어 1만위 ~ 2009년에 가장 많이 검색한 1위에서

1만 위까지 검색어를 총 15개 분야로 구분하여 2008년 순위와 비교,

상위 검색어를 보여 준다.

각 분야별로 상위 순위에 올라 있거나 대내외적으로 활동이 많았거나 주목을

받았던 인물들에 대한 인터뷰는 신선하면서도 흥미롭다.

특히, 시골의사로 더 잘 알려진 박경철씨는 사람의 진짜 가치는 자신이 소유한

집값이나 주가가 아니라 스스로 부가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잊지

않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진짜 투자는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것입니다." ~~ 35쪽

 

* 3장 ; 2009년 우리의 사회와 문화 ; 검색어를 통해 우리를 기쁘게도 하고

슬프게도 했던 것들을 살펴 본다. 또한 우리가 누린 문화인 책, 영화,

TV프로그램을 베스트셀러, 흥행성적, 시청률 순위로 비교해 본다.

- 기쁨 ; 나로호, 5만원권의 등장, 인천대교의 개통, 자랑스러운 우리 술

막걸리, 김연아, 장미란, 박지성, 신지애, 양용은, 추신수, 한비야,

차인표와 신애라 그리고 정혜영과 션의 기부, 한국 영화의 힘 등등.

- 슬픔 ; 환율로 인한 경제 혼란, 경기 불황과 취업, 자살 1위 국가의 슬픔,

신종플루 공포, 잔혹 파렴치한의 아동성범죄, 강호순 충격 사이코패스, 학교폭력,

마이클 잭슨, 노무현, 김대중, 장진영, 조오련, 고미영, 김수환 추기경의 죽음 등등.

- 문화 ; 책 베스트셀러 1위 ~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2위 ~ 무라카마 하루키의 <1Q84>

         영화 흥행성적 1위 ~ 해운대   2위~ 국가대표

         TV 시청률  1위 ~ 너는 내 운명   2위 ~ 선덕여왕

 

역시나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1위부터 10위 안에 게임에 관한 검색어가 다수

들어있다는 사실이었다.

1위 ; 아이온   2위 ; 서든어택   4위 ; 던파   7위 ; 카발   

8위 ; 메이플 스토리   10위 ; 리니지

 

2010년, 벌써 4월 9일이다. 

서해에서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올 한해 2010년. 모두의 마음이 덜 아프기를 간절히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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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상인들 - 하늘이 두 쪽 나도 노렌은 지킨다
홍하상 지음 / 효형출판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의 정치는 사분오열되어 있고 관료는 엘리트주의와 권위주의로

무장되어 경제발전을 오히려 저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의 무엇이 경제 대국의 명성을 지탱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상인정신이다." ~ 6쪽 

 

이 책은 오사카 상인들의 이야기이다.

전후 일본 경제를 살리고 일본이 경제 강국이 되기까지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 상인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익보다 고객 우선의 서비스 정신, 근검절약,

몸에 밴 겸손과 철저한 상인정신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것은 수백 년의 세월을 내려 오면서 내면화되고 학습되고 체화한, 

무서운 일본의 힘이다.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살아남고 위치를 점하기 위해 끊임없이

롤모델로 삼고 배워야 할 가치들이 다름아닌 그들의 상인정신에 있다.

'상인의 유전자'가 흐른다는 오사카에는 오래된 기업들이 많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은 586년에 창업한 건축회사 공고구미(金剛組)이다.

공고구미는 서양에서 가장 오랜 이탈리아의 금세공회사 토리니 피렌체(1369년 창업)

보다 800년 정도 앞서 있다. 600년 역사의 화과자점 스루가야, 500년 전통의 이불가게

니시카와, 400년 역사의 히야제약 등 오사카에는 최소한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기업이나 점포가 500 개가 넘는다.

100년 이하의 기업은 명함을 내밀지도 못한다.

 

100년 이하여서... 명함을 내밀지는 못하지만...

아버지는 어부의 아들이었다. 

바닷가의 자그마한 어촌 마을에서 살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논밭도

조금 있었지만 김을 채취하고 고기를 잡아서 생계를 유지하셨다.

아버지가 부산 수산중학교에 합격, 이불 짐을 싸놓고 입학일을

기다리던 차에 할아버지께서 젊은 나이인 39살에 중풍으로 쓰러지셨다.

동생들과 부모를 책임져야 했던 아버지는 십대에 고향을 떠나 목포에서

선구점의 점원으로 남의 집 밥을 먹기 시작했다.

십여 년 넘게 점원 생활을 하던 아버지는 성실하게 일했고 돈을 모아 독립,

선구점을 차린다. 선구점은 배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을 파는 장사이니

어촌 마을에서 자랐던 아버지가 하기에 가장 만만한 일이었는지 모른다.

많은 돈을 벌었고 망하기도, 흥하기도 하면서 그 가업을 오빠가 이어서

하고 있으니 줄잡아 선구업을 시작한 지가 60~ 70년이 되어 간다.

앞으로 조카가 그 사업을 이어갈지, 막내동생이 이을지는 모른다.

후일 선구점이 문을 닫히게 된다면 마음이 아주 많이... 아플 것 같다.

젊었던 아버지와 엄마, 두 분의 피땀이 어려 있고 나의 어린 시절과 형제들,

오빠의 젊음이 담긴 선구점은 추억과 그리움이 가득한 곳이다. 

가업이 오래도록 이어 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 오사카 상인의 상징은 '노렌'이다.

노렌은 일본의 작은 점포에 치렁치렁 늘어져 있는 무명천을 말한다.

노렌에는 하늘이 두 쪽 나도 자신이 만든 음식이나 상표에 대해 목숨을 걸고

품질을 지킨다는 신용의 정신이 들어 있다.

빛바랜 노렌을 걸고 영업을 하는 초밥집, 다시마 가게, 도시락 가게, 약국,

사진관, 시계점, 꼬치집, 악기점, 옷 가게 등은 나름대로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수백 년을 이어왔다.

이러한 가게들의 힘이 모여 오사카 지방의 경제력은 캐나다 전체,

호주 전체와 맞먹는 규모라고 하니 참으로 대단하다. 

 

* 일본에서는 야쿠자도 상인정신을 발휘한다.

일본의 노점상은 야쿠자에게 매달 자릿세를 상납한다.

야쿠자는 그들을 보호하는데 그치지 않고 장사가 잘 되는 자리를 물색해 준다.

야쿠자라고 해서 우격다짐으로 돈을 뜯어내는 것이 아니고 수금을 하기 위해

상술을 발휘하는 사회가 일본이다.

일본의 야쿠자는 오사카가 본고장이다.

 

* 스루가야 화과자점은 흉년이 들어 명절날 전통 화과자의 맛을 잊지 못하는

고객들에게 10개 들이의 상자 대신 단 한 개의 과자라도 예쁘게 포장, 판매한다.

스루가야는 긴 세월 동안 내란, 기아, 전쟁을 겪었다.

에도시대에는 쇠퇴해가는 전통 과자업계의 현실에 울었고 1945년 전후 시대에는

과자를 만들 재료가 없어서 울었다.

그러나 그들은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이면서 전통 화과자 만드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과자 하나를 지키려는 그들의 장인정신이야말로 첨단기술로써 세계를 제패한

그들의 저력이 숨겨져 있는 셈이다.

 

* 요정 가가이로는 '꽃 밖에 있는 집'이라는 뜻이다.

꽃보다는 서비스, 서비스보다는 정성, 정성보다는 철저한 보안으로 유명하다.

가가이로의 영업방침은

- 손님의 건강을 생각해서 술을 무리하게 권하지 않는다.

- 손님이 또 올 수 있도록 성의를 다한다.

- 매상보다는 마음에 신경을 쓴다.

현재 가가이로는 나이 많은 할아버지들이 살아 생전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요정에 올 수 있도록 값싼 요금으로 단체손님을 받기도 한다.

(일본의 할아버지들은 요정에 꼭 가고 싶어 하나 보다. 그렇게 싼 가격도 아닌 것

같은데 30명 단체에 1인당 1~2만엔... 원래 1인당 10~20만엔이라고 한다)

 

** 1857년, 네델란드인에 의해 일본의 사진 역사가 시작되었다.

최초의 사진사인 히코마는 1882년 김옥균의 사진을 찍었는데 그 사진이 우리나라

최초의 사진이다. 당시의 사진은 첨단기술 직종으로 큰 인기가 있었지만 여러

대를 내려 오면서 부침이 심했다. 사진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에

우치다 사진관은 132년간 사진을 찍어왔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마음 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는 작품이다. 우리는 늘 반성에

반성을 거듭 해서 고객이 만족할 만한 작품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반성에 반성을 거듭 해서... 참. 울림이 있는 말이다.

우치다의 기업철학이 새삼 존경스럽다.

 

* 기모노를 만드는 가게 고다이마루에 불이 났다.

점포를 수리한 후에 "다시는 화재로 영업을 중지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는 사과문을 붙이고 며칠간 고객들에게 사과의 표시로 복주머니를 만들어

나누어 주었다. 불의의 사고로 화재가 나서 영업을 중지하게 되었지만

고객에게 마음을 다해 사과하는 것이다. 단순한 상술로 보여지지는 않는다.

 

* 오사카가 일본경제의 중심이 된 것은 백제와 교역하던 서기 600년대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상인의 도시가 된 것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천하를 통일한

이후부터이다.

히데요시는 일본을 통일하기 위해 상인의 재력이 필요함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천황이 있던 교토에 일본 경제력의 중심이 있었지만 실권을 쥐고 있던

그는 천황의 거처보다 큰 오사카성을 건립하고 천하의 물산이 오사카로 모이게

하는 경제정책을 펴나갔다. 

그에 의해 1580~1590년대에 일본의 대표적인 상인들이 오사카에 정착하게 되었다.

도요토미는 1598년 죽기 전에 "이슬로 떨어져 이슬로 사라지는 나의 몸일까.

나니와에서의 일들이 꿈의 또 꿈"이라는 유언을 남긴다.

오사카의 옛 지명인 '나니와' 에는  '한 때의 영화가 꿈'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그가 죽고, 일본 천하는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히데요시의 아들인 히데요리를

물리친 도쿠가와 이데야스에게로 돌아간다.

세키가하라 벌판은 일본을 동과 서로 나누는 분수령이다.

세키가하라의 동쪽은 도쿄가 중심이고 그 서쪽은 오사카가 중심이다.

이것이 일본 지역감정의 출발이다. 도요토미가의 멸망은 일본의 정치, 경제의

중심이었던 오사카의 몰락을 의미하고 그 중심이 도쿠가와의 거처인 도쿄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한다.

오사카 사람들은 천하의 상권을 도쿄로 가져간 도쿠가와를 싫어하는 반면

도요토미에게 무한한 애정을 가진다.

미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바늘 장사와 폭력단을 전전했지만 난세를 자신의

힘으로 헤치고 천하의 권력을 쥔 입지전적인 그를 오사카의 신으로 생각한다.

이후 도쿄와 오사카는 일본의 동과 서를 대표하는 문화의 중심지로 발전하면서

음식, 말, 말의 속도 등 모든 면에서 대조를 보인다.

표준어인 도쿄 말씨가 바르고 매끈하지만 속내를 감춘다면 오사카 사투리는

투박하고 거칠며 속마음을 드러낸다.

오사카 상인의 말 중에 '옷 소매 아래의 가격'이라는 말이 있다.

정찰제를 고수하는 도쿄 상인들에 비해 마지막 협상에서 최대한 싼 가격,

투박하고 거친 오사카 상인이 최후로 장사꾼 기질을 드러낼 때 쓰는 말이다.

동서 지역감정의 대립이 일본의 역사와 맞물려 아주 흥미롭다.

지역감정이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 "한 푼을 위해 천 리를 간다" 는 오우미 상인의 상술이다.

어깨에 나무 봉 하나 올리고 양쪽에 물건을 매달고 포목, 베, 옷감 등을

지고 다니며 팔았다.

나무 막대기인 천칭봉 하나만 있으면 1000냥의 돈을 번다는

천량천칭(千兩千秤)이라는 말이 있다.

그들은 미소짓는 얼굴 속에 혁신적인 상술과 불굴의 정신을 가지고 다녔다.

걸어서 북으로 1000킬로미터 밖의 홋카이도, 남으로는 1000킬로미터 밖의

큐슈까지 행상을 다녔다.

심지어 베트남과 태국 등지까지. 1600년대에 동남아를 개척하였다.

"상인이 화를 내면 천하의 제후가 벌벌 떤다."는 말은 오우미 상인들에게서

유래했다. 오늘날 일본 굴지의 백화점 세이부 그룹, 종합상사 이토츄,

여성 내의 회사 와코루 등이 오우미 출신 상인들이 일으킨 대기업들이다.

 

" 첫째, 명주옷을 입지 말 것.

  둘째, 밥상에 세 가지 이상의 반찬을 놓지 말 것.

  셋째, 사업은 형제가 장손을 중심으로 굳게 뭉쳐서 할 것."

         ~~ 266쪽 재벌 미쓰이 집안의 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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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홀릭 -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스타일의 모든 것!
서정은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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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시하다는 건 무엇일까? 세련되었다? 부티가 난다?

유행에 맞는 옷을 입었다? 개인적으로 정의하는 '스타일리시'는

자신에 대해 알고 자신의 장점을 표현할 줄 알며 긍정적인

이미지를 연출하고 의식주 모든 면에서 균형잡힌 멋을

추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 프롤로그

 

저자 서정은은 현재 패션 에디터였던 경력을 살려 패션 스타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이 책은 그녀가 알려 주는 수많은 정보들을 담고 있다.

옷, 화장품, 피부관리, 몸매 관리, 인테리어, 음식, 여행...

스타일을 완성하는 아이템은 참으로 많다.

어찌 보면 의식주 전반을 아우르는 삶의 태도이기 때문에 우리네 삶을

이루는 전부가 스타일을 구성하는 부분들의 합체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20대 초반의 싱싱함은 꾸미지 않아도 예쁘지만 세월이 흐르면

그 빛을 잃는 고로 나이가 들수록 나이에 비례해서 자신을 연출하는 것은

스타일리시한 멋스러움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특히, 싱글이라면 얼굴의 아름다움을 챙기고 옷차림에 신경 써야 하고

외형이 근사한 만큼 정서적인 면도 여유로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브프라임, 환경 문제, 세종시 이전 문제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하니 저자의 스타일은 분명 외적인 미에만

치중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저자의 풍부한 경력은 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예를 들면, 패션의 기본 아이템으로 검은 색 자켓, 흰 남방, 바지,

트렌치 코트를 소개하고 신발과 악세사리, 헤어와 손톱 손질 등에

이르기까지 자세하게 조언한다.

음식과 맛집의 소개, 일본 술과 와인, 파스타의 요리법, 인테리어 요령,

미용법으로 헤어 손질, 피부관리, 몸매 관리에 이르기까지 한 권의 책에

저자가 알고 있는 지식 전부를 담아 놓았다.

마지막 장에 여행지의 백미인 뉴욕, 런던, 파리 그리고 크루즈 여행에

대한 안내와 함께 여행을 즐기는 나름의 노하우를 알려준다.

 

스타일리쉬하게 자신을 꾸미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하는 책이다.

자신의 내면과 외면을 가꾸는 모든 행위가 스타일로 시작, 스타일로 귀결된다.

나이에 따라 비례된다고 하니 나는 얼마나 뒤쳐져 있는 사람인가.

시어머니는 진정한 멋쟁이다.

"너, 멋안내고 살면 나중에 늙어서 후회해야. 멋내라."

예전부터 말씀하시지만 후회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아 아직 늙지 않아서인가...

저자는 주머니가 두둑해야지만 멋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래도 어쩌면 '엣지있게''스타일리시'는 애초부터 돈이 들어가지

않고서는 불가능할 것 같다.

남들이 나를 보고 멋도 없고 스타일도 없고 참 한심하다고 해도.

나는 그래도 지구인의 한사람으로 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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