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lton Jon & Tim Rice's Aida Musical (뮤지컬 아이다) - O.S.T. - Original Broadway Cast Recording - 재발매
Various Artists 노래 / 이엠아이(EMI)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드디어... 기대하던 뮤지컬 <아이다>를 보았다.
공연장인 성남아트센터는 미술관과 카페, 그리고 식당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다.
2005년 우리나라에서 처음 공연, 빅히트한 이래 작년 연말 두번째 공연에 들어간
뮤지컬 <아이다>는 연일 관객들의 호응이 높다고 한다.
초연 때에 아이다 역으로 평단과 관객들의 좋은 평을 받았던 가수 옥주현이 다시
아이다 역을 맡아 더 좋아진 발성과 연기력으로 무장, 120회 원톱캐스팅으로 열연한다.
요즈음 뮤지컬이나 연극 무대에서 주연들의 더블캐스팅을 자주 봐온 터라 장기공연을
원톱으로 이끄는 그녀의 체력과 근성이 대단하게 여겨진다.
그녀 이외에도 라마네스역의 김우형, 암네리스 역의 정선아, 메렙 역의 김호영,
조세르 역의 문종원, 앙상블 등 전 출연진들의 의욕과 연기 열정 역시 높이 살만하다.
시놉시스
이집트의 힘이 강대해져 주변 중앙아시아의 국가들을 식민지화하고 그 백성들을
노예로 삼던 시절...
<아이다>는 노예로 잡혀온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의 장군 라다메스,
그리고 라다메스를 짝사랑하는 파라오의 황녀 암네리스 사이에서 벌어지는
운명적인 사랑이야기이다.
노예가 된 아이다는 백성들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불현듯 찾아온 사랑
사이에서 수없이 갈등하고...
이집트 공주와의 결혼을 앞둔 라다메스는 권력의 최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박차고 사랑하는 아이다와 함께 사막의 모래바람 속에 갇히는 최후를 맞이한다.
파라오의 황녀 암네리스는 상실의 아픔 속에서도 자존감을 되찾고 사랑하는
연인들이 같이 죽을 수 있도록 자비를 베푼다.
극의 처음과 끝을 연결하는 박물관 씬은 만남과 인연, 시간의 영원성 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수천 년의 세월이 흐른 후, 현대인이 된 아이다와 라마네스가 박물관의 돌무덤 앞에서
우연하게 만나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쳐다본다. 이 장면은 돌무덤 안에서 함께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아이다의 "내가 어디에 있건 나를 찾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수백번을 찾고 당신을 알아보겠다"는 라마네스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동시에 울려 퍼지는 이집트 공주의 'Every story is a love story.'노래는 <아이다>의
일관된 주제인 남녀간의 사랑을 더욱 아름답게 장식한다.
뮤지컬 <아이다>는 원작 오페라에 비해 대사량이 많아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한국판 호동과 낙랑공주의 사랑을 연상시키는 <아이다>는 정치적 신념과 사랑 사이에서
고뇌하는 개인의 아픔을 묘사했고 모든 이념과 장벽을 뛰어넘어 그 사랑을 완성시켰다는
점에서 감동을 준다.
어쩌면 가장 순수한 영역이어야 할 사랑마저도 조건과 조건이 결합된 상품으로 전락해버린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근원적 갈망이기도 한 순수한 사랑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아마 제작사 디즈니는 뮤지컬 <아이다>를 만들기 전에 힘이 넘치고 아름다운 베르디의
오페라에 묻히지 않고 과연 차별화한 뮤지컬로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컸을 것이다.
디즈니는 <미녀와 야수>, <라이온 킹>과 같이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지 않고 뮤지컬만을
위해 만든 최초의 작품으로 <아이다>를 선택했고 그 선택은 탁월한 것으로 판명났다.
뮤지컬 <라이온 킹>의 음악들을 만든 환상적인 듀엣인 엘튼 존과 전설적인 작사가 팀라이스의
공동작업으로 탄생한 뮤지컬 <아이다>의 음악들은 베르디의 아리아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왔고 탄탄한 극본과 무대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의 탁월한 조합에 힘입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흑인음악을 비롯하여 가스펠, 락, 발라드, R&B 등의 음악들이 대사와 함께 드라마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주고 애절한 부분에서는 끊어질듯 가느다랗고 높게, 박력있는 장면에서는
비트감을 잘 살린 경쾌한 곡들은 음악이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무대 아래 음악감독 박칼린의 지휘아래 울려 퍼지는 하모니의 장중함은 때로는 신나고
격정적인 군무로, 때로는 슬픈 아리아로 배우들의 열연과 더불어 감동을 더한다.
음악과 함께 빨간 띠 테두리가 있는 검정 도복을 입은 조세르 군단의 군무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노예로 잡혀온 누비아 백성들의 공주를 중심에 둔 희망을 발견하는 춤사위 역시 감동적이다.
춤과 음악 이외에도 빨간 색의 태양과 불타는 노을, 목가적인 사막의 풍경, 야자수 나무들,
화려한 돛으로 치장한 배들의 모습, 주변을 까맣게 처리하고 돌무덤만을 살린 장면,
죄수들이 갇힌 직육면체 감방의 모습 등 수시로 변하는 무대배경도 볼만하다.
어둡고 강렬한 조명은 뮤지컬 <아이다>를 대단하게 만드는 요소중 하나로 작용한다.
공연내내 400가지 정도로 변화하는 무대조명은 이집트의 역사속에 묻혀진 사랑이야기를
아름답고 환상적으로, 다소 몽환적인 느낌이 들게 한다.
이집트 복식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고풍스럽다는 느낌보다 화려한 반짝이와
강렬한 색깔옷으로 눈요기를 더한다.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춤과 노래, 조명, 의상, 안무, 무대 배경 등등 모든 요소들이
극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이 만족스럽게 본 공연이었다.
뮤지컬 <아이다>에 참여한 모두들 참 잘했다... 참으로 수고로웠을 것이다.
땀흘린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뮤지컬 <아이다>의 공연은 끝났지만...
작년에 본 <지킬 앤 하이디>의 브래드 리틀의 울림을 주었던... 그의 노래들을 다시 듣고 싶다.
선과 악의 경계에서 자신을 극복하지 못하는 인간의 고뇌가,
선으로 무장하고 또 무장해도 악의 나락 끝까지 떨어질 수 있는 인간의 한계가
내게 더 아프게 다가오는 주제여서일까.
브래드 리틀의 영혼을 울리고 심장을 쥐어 짜는 듯한 그 소름돋는 목소리가 다시 그립다.
사진과 동영상의 출처 ; 뮤지컬 <아이다>의 공식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