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무서워
영화
평점 :
현재상영









 

임창정은 충무로의 잘생긴 남자배우들 사이에서 어딘지 부족해 보이지만 선한 얼굴로

고유한 자기 영역을 가지고 있는 배우이다.

<색즉시공>, <위대한 유산>, <청담보살> 등의 영화에서 찌질한 순정남으로 웃음과

진한 페이소스를 안겨 주었던 그가 영화 <사랑이 무서워>에서 한 여자만을 죽자고

짝사랑하는 상열역을, <미인도>에서 신윤복 역을 맡아 과감한 연기변신을 했던

김규리가 소연 역을 맡아 코믹 로맨스의 진수를 보여준다.

단편만을 발표해온 정우철 감독이 <사랑이 무서워>로 첫 장편 영화에 도전해 각본과

연출을 맡아 상열과 소연의 알콩달콩 에피소드들을 코믹하게 풀어놓는다.

 



 

찌질한 아들을 못마땅해 하는 엄마역의 김수미는 감독이 설정만을 준 상태에서

전장면을 그녀만의 애드립으로 찍었는데 코믹지존 임창정조차 처음부터 끝까지 욕설을

늘어놓는 그녀에게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영화는 홈쇼핑의 시식모델인 상열과 잘나가는 고가의 브랜드 전문모델인 소연을 통해

그동안 어디에서도 다뤄지지 않았던 홈쇼핑 세계의 모습들을 엿보는 잔재미가 있다.

 



 

연극배우 안석환이 포장마차 '가리비안의 해적'주인으로 나와 상열에게 금과옥조의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김수미와 조연들의 찰진 연기는 영화감상의 또다른 재미들을 선사한다.

 



 



 

상열이 현실이라고 믿고 싶은 시식장면...

 

홈쇼핑의 완판 모델 소연, 잘 팔리지 않는 시식모델 상열.

상열은 감히 넘볼 수 없는 그녀를 짝사랑하는데...

 



 

어느 날, 소연은 상열을 불러내 자신의 속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이튿날 모텔방에서 만취했던 자신이 알몸으로 깨어난 사실에 놀라고...

 



 

미혼모가 되기 보다는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 아이를 낳고 이혼하는 것이

손가락질을 덜 받는다??

영화 속 처자들의 생각이 과연 요즈음 트랜드를 반영하는 것이라면...

에휴, 아들 둘을 키우는 나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상열이 기억에도 없는 하룻밤의 사연으로 그녀는 임신을 했다고 하고...

오매불망 바라던 그녀와의 결혼, 상열의 해바라기 사랑은 계속이다.

비록 그녀의 아니콘다같은 배설물은 자주 변기를 막히게 하고 그 냄새는 견딜 수가

없다고 해도...

 



 

사랑이 무서운 것은 사람의 순수한 열정이 상대의 차가운 마음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둥... 엄청 반갑다.

큰 박스에 잘 포장되어 우리집에 오게 된 네오플램 주방기구...

조선일보 올리뷰 이벤트에 당첨되어 내게 온, 이제 한동안 나와 고락을 함께 할

새친구들이다.

팬과 냄비를 사용하기 전에 네오플램의 팬과 냄비가 기존에 사용하던 것과 무엇이 다를까

요모조모 따져보았다.

 



 

오래 사용해 정이 든 후라이팬은 모두 밑바닥이 긁히고 조금씩 얇아졌다.

냄비 역시 손잡이의 귀가 떨어져 나가기도 하고 뚜껑 부분이 마모되었다.

 



 

네오플램 팬과 냄비 ~ 새것이어선지 빛이 난다.

 



 

디자인과 색상 부분에서 확실하게 다르다.

가지고 있는 냄비의 대부분이 은색이고 팬의 색이 검정색인데 비해

네오플램의 선명하고 날렵한 모양의 팬과 냄비는 한결 주방을 우아하게 만든다.

멋진 디자인과 함께 부드러운 코팅 처리, 그리고 손잡이와 뚜껑의 견고함 등이 마음에 든다.

팬과 냄비가 생긴 김에 그 성능을 살피기 위해 시험 가동을 해야 하는데...

마땅한 음식이 뭐가 있을까. 마침 명태포와 굴이 냉장고에 있다.

일요일 점심, 남편이 좋아하는 굴을 미역국에 넣어 끓이고 명태전을 지져 먹자고

합의를 보았다.

냄비와 팬을 사용하기 전에 혹시나 긁힐세라 살살 ~ 물에 헹구어 닦고 물을 넣어 끓였다.  

말끔해진 팬과 냄비. 짜잔~~ 드디어 처음으로 시험가동이다.

냄비는 바깥은 선명한 주황색, 안쪽은 검정색으로 중후한 포스가 느껴진다.

역시 주황색인 후라이팬 안쪽 바닥의 매끄러움은 기분마저 상쾌하게 만든다.

 



 

예쁜 주황색 바탕에 견고한 뚜껑, 냄비의 손잡이가 독특하다.

곰국 10인분 이상을 끓여도 될만큼 대용량이다. 친척들이 모인 날 떡국, 만두국을 끓여도 충분할 것 같다.

 



 

모양도 예쁘고 날렵한 후라이팬... 에콜론 친환경 코팅으로 처리되었다.

 



 

굴을 깨끗이 씻어 물을 뺀 다음, 참기름으로 볶는다. 팬이 긁힐세라 살살 나무젓가락으로...

 



 

굴이 익으면 물에 불려 씻어 물기를 뺀 미역을 넣고 끓인다.

 



 

마늘과 소금, 후추로 밑간을 한 명태포에 밀가루를 묻히고 계란을 풀어 놓는다.

 



 

국이 끓고 있는 동안 전을 지지는 남편...

남편은 우리집 전 담당이다.

결혼 이후 오랜 세월, 명절때마다 전을 부쳐온 남편은 전에 관한 한 어느 누구보다 뛰어난

도사급 실력을 자랑한다.

퇴직하고 할 일이 없으면 시장에서 전장사를 하자고 우스개 농담을 할 정도로 전요리에 자신있어 한다.

 



 

기름을 조금 넣었는데도 눌지 않고 노릇노릇 잘 익혀진다.

 



 

새 후라이팬이라 남편의 뒤집는 손길 또한 경쾌하다.

명태전을 지지다 보면 타진 듯한 찌꺼기들이 생기기 마련인데 재료에 기름이 부드럽게 스며

찌꺼기가 남지 않고 깨끗하게 지져진다고 남편은 연신 감탄한다.

 



 

손잡이의 편리함과 안정성을 강조하는 남편... 지긋이 누르는 손잡이가 나오도록 특별 주문이다.

팬에 묻은 기름을 닦다 보니 밑바닥이 부드러워 실크를 연상시킨다.

남편에게도 휴지를 돌려 닦아 보라고 하니 "좋기는 좋네~~ " 하며 감탄한다.

 



 

먹음직스럽게 완성된 명태전...

 



 

시원한 굴미역국과 명태전.

 



 

남편은 아무래도 후라이팬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근데 내눈에는 팬보다 냄비가 멋져 보인다.

 

네오플램 주방기구, 후라이팬과 냄비 덕에 맛있는 점식식사를 했다.

모양과 색상도 멋지지만 무엇보다 친환경 웰빙 코팅이라고 하니 가족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주부인 나로서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것 같아 흐믓하다.

 

 

 

 



주방기구 네오플램은 2010 한국 소비자 포럼 선정 '올해의 브랜드 대상'을 수상하였다.

 

 

제품의 특징

안정성 ~ 친환경 웰빙 코팅으로 천연재료인 세라믹과 99.9%의 무기물 원료를

         사용했으며납, 카드뮴으로부터 안전하다. (에콜론 코팅 방식)

경제성 ~ 열효율이 높아 중불로, 기존 팬보다 2/1 적은 기름으로 조리가 가능하다.

편의성 ~ 원적외선이 98%까지 발생하며 음식물 속부터 골고루 익혀 보다 빠르게

         요리하고 음식물이 쉽게 눌어 붙지 않으며 내구성이 뛰어나다.

세척력 ~ 소량의 세제만으로 세척이 가능하며 식기세척기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세련된 디자인 ~ 화려한 컬러감으로 주방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강한 경도 ~ 표면경도가 강해 긁힘이나 마모에 강하다.

내산성, 내알카리성, 내유성이 뛰어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야쿠바와 사자 1 - 용기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28
티에리 드되 글.그림, 염미희 옮김 / 길벗어린이 / 201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야쿠바와 사자> ~ 용기'는 짧지만 강한 울림을 준다.

선택의 순간이 주어질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인지 가르쳐주는 책이다.

쉽게 넘어가는 페이지들의 끝에 이르러 마지막을 펼치는 순간 가슴에서 울컥... 뭉클하다.

 

저자 티에리 드되는 함축적이고 감각적인 그림책으로 주목을 받아온 동화작가이다.

그는 1994년 출간한 <야쿠바와 사자>에서 캔버스에 검정 아크릴 물감을 묻힌 붓으로 

흑백의 강렬한 그림을 그렸다.

강하면서도 섬세한 그림들은 많은 의미들을 내포하고 있으며 글을 더욱 빛나게 한다.

 

모두가 얼굴에 칠을 하고, 몸을 치장하며 성스러운 날을 준비한다.

전사가 될 소년들을 가려내는 날,

야쿠바에게 그날이 왔다.

 



 

숨막히는 두려움이 다가온다.

그러나 혼자서 사자와 맞서야 한다. 전사가 되려면 모두에게 용기를 보여야 한다.

 



 

사자와 눈이 마주쳤다. 사자의 깊은 눈동자가 말을 걸어왔다.

 

"난 피를 흘리고 있어. 힘이 바닥났으니 넌 손쉽게 날 해칠 수 있을거야.

자, 둘 중 하나다. 날 죽인다면 넌 형제들에게 뛰어난 남자로 인정받겠지.

만약 내 목숨을 살려 준다면 넌 스스로 고귀한 마음을 가진 어른이 되는 거야.

대신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겠지."

 

이른 아침 야쿠바는 지쳐 쓰러진 사자를 마지막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마을로 향했다.

 



 

야쿠바가 빈손으로 나타나자 사람들은 싸늘한 침묵에 휩싸였다.

야쿠바의 친구들은 모두 우러러보는 전사가 되었다.

야쿠바에게 주어진 일은 마을 외딴 곳에서 가축을 지키는 것이었다.

 



 

선택의 순간에 어떤 가치를 먼저 생각하여야 할까?

저자는 야쿠바를 통해 순간의 이익을 구하고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혹은 명예를 위해 보다 중요한 가치들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야쿠바와 사자> ~ 용기'는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깊은 깨달음을 안겨주는 동화이다.

살아가는 매순간은 크게 작게 나 자신과의 타협들의 연속이다.

참과 거짓, 용기와 비겁함, 옳고 그름, 정의와 부조리등이 양분되는 구체적인 상황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 내게 돌아올 이익과 피해 사이를 저울질하고 조그마한 일에서도

주저하게 되는 나의 모습과 만난다.

용기있는 선택은 그것이 어려운 만큼 사람을 더욱 가치있는 존재로 만든다.

야쿠바의 용기를 보면서 삶의 지표가 되어야 하는 가치들에 대해, 

때로는 중요한 가치들을 위해 어떤 희생을 해야 하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추억 속 가요콘서트 [3CD]
김세화 외 노래 / ㈜서울미디어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대진음반의 <추억속 가요콘서트> ~ '7080오리지널 가요 콘서트'를 들으니 오래 잊고

있었던 80년대의 기억들이 스쳐간다.

귀에 익숙한 노래들을 들으며 감상에 젖어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총 3장으로 된 CD의 각 장에는 15곡씩, 386 세대의 기쁨과 슬픔의 애환이 스민 45곡의

주옥같은 곡들이 실려 있다.

가수 임지훈, 이정선, 이정옥, 진시몬, 김세화, 김연숙, 장덕, 이명훈, 윤정하, 김승기,

하수영, 임주리, 이재성, 노고지리, 최백호, 한경애, 유한그루 등의 오리지널 명곡들이다. 

 

1980년, 대학 새내기가 되고 부모님과 떨어져 서울에서 생활하였다.

교복 아닌 사복을 입고 머리를 기르고... 달라진 환경과 새로운 문화는 경이 그 자체였다.

빵집에서 남학생을 만나거나 DJ가 음악을 틀어주던 음악감상실과 분식집에 가도 무기정학에

처해지던 고등학생 시절을 마치자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수많은

자유가 허용되었다.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한발을 내딛던 그 시절 어디서나 들리던 음악이

'환상의 폴로네에즈'와 노고지리의 '찻잔'이었다.

길거리, 찻집, 대학 구내방송 등에서 반복적으로 흐르던 그 곡들은 지금도 내 기억속에서

둥둥 떠다니고 있다.

남녀간의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영원한 테마이듯 그 시절의 노래들은 이루지 못할

사랑에 아파하는 가사말이 많았다. 순수하고 맑았던 감성은 암울했던 시대적인 분위기와

맞물려 더욱 애잔하고 감상적인 노래들로 나타났다. 

음악에 대해 문외한인 나는 음악을 좋아했던 언니와 오빠를 통해 그시절 유행하던 노래들을

알게 되었다.

그때 들었던 노래들을 <추억속 가요콘서트>에서 듣게 되니 그 시절이 더욱 그리워진다.


 




 

나들이 ~ 이정선

발길 따라서 걷다가 바닷가 마을 지날 때 착한 마음씨의 사람들과 밤새워 얘기하리라.

산에는 꽃이 피어나고 물가에 붕어 있으니 돌맹이 위에 걸터앉아 그곳에 쉬어 가리라

이 땅에 흙냄새 나면 아무데라도 좋아라 아 오늘밤도 꿈 속에 떠오르는 아름다운 모습들

가다가다가 지치면 다시 돌아오리라 웃는 얼굴로 반겨주는 그대의 정든 품으로

 

얼마나 아름다운 가사말인가... 바닷가 마을, 흙냄새 나는 고향같은 곳...

순박한 사람들의 마음이, 정겨움이, 부드러운 미소가 떠오른다.

 

기타 하나 동전 한닢 ~ 이재성

들꽃처럼 왔다가 바람결에 흘러서 석양을 바라보누나 바람처럼 왔다가 안개처럼 사라질

조그마한 나의 인생아 ~~~~ 많으면 어떤가 적으면 어떤가 우리에겐 내일이 있소

기타가 하나에 동전 한 닢이라 그래도 좋지 않은가 에헤헤이 에헤헤이

우리가 가진 것은 없어라 기타 하나 동전 한 닢 뿐

 

기타 하나 동전 한 닢은 가진 것이 없어도 젊다는 가능성을 믿으며 노력과 희망으로

시대를 일구어 온 청춘들의 노래였다.

 

입영전야 ~ 최백호

아쉬운 밤 흐믓한 밤 뽀얀 담배연기 둥근 너의 얼굴 보이고 넘치는 술잔엔 너의 웃음이

정든 우리 헤어져도 다시 만날 그날까지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지난날들 돌아보며 숱한 우리의 얘기 넓은 너의 가슴 열리고 마주쥔 두 손에는 사나이 정이

내나라 위해 떠나는 몸 뜨거운 피는 가슴에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최백호의 끝도 없이 우울한 목소리는 얼마나 많은 청춘들의 가슴을 울게 만들었을까...

그 시절 입영전야를 들으며 군대를 다녀온 청춘들은 이제 희끗희끗한 중년의 아저씨들이

되어 있으리라..

 

섬소년 ~ 이정선

외딴 파도 위 조그만 섬마을 소년은 언제나 바다를 보았네 바다 저 멀리 갈매기 날으면

소년은 꿈속의 공주를 불렀네 파도야 말해주렴 바닷속 꿈나라를 어느 바람이 부는 날

저녁에 어여쁜 인어가 소년을 찾았네 마을 사람이 온 섬을 뒤져도 소년은 벌써 뵈지 않았네

 

아득한 섬에서 소년은 무엇을 그리며 바다를 보았을까... 소년은 어디로 갔을까... 



찻잔 ~ 노고지리

너무 진하지 않은 향기를 담고 진한 갈색 탁자에 다소곳이 말을 건네기도 어색하게 너는

너무도 조용히 지키고 있구나 너를 만지면 손끝이 따뜻해 온몸에 너의 열기가 퍼져

소리없는 정이 내게로 흐른다

 

노래 '찻잔'은 연인들의 노래이지만 내게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들리던 노래였다. 

80년 5월 휴교령이 있기 직전까지 하루에 수십번 들리던 '찻잔'은 휴교령이 끝나고

학교에 돌아와 2학기가 시작될 무렵 자취를 감췄다.

어딘지 모르게 어수선하고 활기를 잃은 듯한 교정의 모습과 들리지 않던 노래 '찻잔'...

어떤 시절이 그토록 쉽게 지나갈 수 있구나... 라는 무상함과 쓸쓸함을 느꼈다.

오랜 친구였던 외로움을 더 한층 느끼게 하는, 타향살이의 설움을 가중시킨 노래였다.

시대와 시절의 아픔과 외로움, 그리고 어떤 것이고 영원한 것은 없으리...

사랑도 삶도 우정도 그 어떤 좋은 것들도...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노래였다.


 



 

추억속에 간직해 두었던 내 마음속 풍금같은 오리지널 명곡과 함께 기억 저 편에 두고왔던

감동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추억속 가요콘서트 ~ CD 표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에, 마음을 놓다 - 다정하게 안아주는 심리치유에세이
이주은 지음 / 앨리스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작은 아들이 두번째 휴가를 다녀갔다.

<그림에, 마음을 놓다>... 무슨 책일까... 궁금해서 식탁 위에 놓인 책을

들춰 보니 '진중문고 ~ 군장병들에게 제공되는 책'이라고 씌여 있다.

아들은 휴가 나오는 기쁨을 만끽하며 버스안에서 이 책을 읽었을 것이다.

명함 한장이 꽂혀 있는 것을 보니 아마 그곳까지 읽은 모양이다.

부제가 '다정하게 안아주는 심리치유 에세이'이다.

혹시... 아들은 위로받고 싶어서 이 책을 읽은 것일까.

 

유난히 기쁜 날이 있는 반면 하루중에도 후회하는 일이 생기거나 과거의 일들에

대한 회한으로 가득찬 날도 있다. 

이 책은 마음이 우울해질 때, 마음의 여유를 찾고자 할 때, 바쁜 나날들 가운데

숨을 돌리고자 할 때 가만 들여다보면 좋을 것 같다.

책속에 실린 그림들은 언어학자인 저자의 해박한 보조해설이 곁들여져 더욱

특별하게 재탄생한다. 그림과 관련한 영화, 책, 음악, 신화 등의 이야기와 

단상을 통해 따뜻한 기억속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자의 그리움도 읽혀지고

명화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소개되어 저자의 해석대로, 또는 마음 가는대로

다양하게 보며 즐길 수가 있다.

 

저자는 아버지 살아 생전에 좋아하던 떡국을 끓여드리지 못했다고 후회한다.

한동안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리워 떡국을 먹지 못했지만 세월이 흘러 떡국을

먹으며 아버지를 기꺼이 추억하는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을 준다.

저자는 '마리안 스토크스'의 [떠나가는 기차]에서 떠난 기차의 흔적을 망연자실

바라보는 여인의 모습을 보며 아버지가 떠나기 전에 자랑스러운 아버지였다고

말할걸... 하고 후회한다.

 

로댕과 클로델의 이야기는 역시나 마음을 사로잡는다.

로댕이 영광 속에 예술가로서의 정점에 이르는 동안 클로델은 거대한 스승 로댕의

그늘 아래 완전히 가려져 버렸다.

인정받지 못하던 그녀의 감정은 피해망상증으로 바뀌고 클로델은 이후 정신병원에서

30년을 보냈다. 저자의 해석이 인상적이다.

"사랑하는 사이도 가끔은 거리를 두고 서로를 낯설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본능이 이성과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경계없음의 경지는 아무나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세계를 소멸시켜 경계없음에 도달하는 것은 하수이다.

자기영역을 굳건히 지키면서 경계를 넘어설 수 있어야 고수가 되는 것이다."~ 29

부모자식과 형제, 부부와 연인 사이에서도 경계와 적당한 거리가 필요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슬픔]은 그야말로 비루한 한 여인의 나신에서 진한 슬픔과

비애가 느껴지는 그림이다. 모델을 선 여인 '시엔'은 낮에는 재봉일을, 밤에는

매춘으로, 미혼모에 고질적인 성병에 걸린데다 또다시 누군가의 아이를 임신한 채

버려졌다. 그런 그녀를 그리며 고흐 역시 생의 절망과 비탄을, 그리고 좌절감을

느꼈을 것이다.

화가는 세상과 사람, 그리고 사물에 대해 공감하는 능력을 가진 이들이므로...

그렇게 탄생한 [슬픔]을 보다 보면 절로 비탄의 감정이 솟아 나온다.

 

'오스카 코코슈카'의 [바람의 신부]는 단테의 신곡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불륜의 대가로 목숨을 잃은 파울로와 프란체스카는 지옥에 떨어졌지만

영원히 열정적인 사랑 속에서 살게 된다. 

그러나 저자는 그들의 삶이 축복이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청회색의 음울한 색조를 보면 영원한 열정은 오히려 지독하게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회오리바람 속에 몸을 내맡긴 두 연인은 서로에게 의지하고는 있지만 창백하고

몹시 힘겨워 보인다.

 

'뭉크'의 [질투]를 보면 한없이 무력해 보이는 남자가 전면에 등장하고 뒤쪽에

포옹하는 젊은 남녀가 보인다.

영화 <아마데우스>는 모짜르트를 시기한 살리에리의 이야기이다.

오래도록 고군분투하여 만든 곡을 한번 들은 모짜르트가 살리에르도 경탄할 만큼

경쾌한 변주를 섞어서 연주하고 어떤 부분은 바꿔서 천상의 음들을 연주한다.

신은 공평하게 인간을 창조하지 않은 것만 같고 재능은 별다른 노력없이

타고나는 것 같다. 

물론 주어진 재능도 피나는 노력으로 갈고 닦아야 빛나는 열매를 맺는 것이겠지만...

음악과 미술을 하는 사람들은 평생 자신이 공들여 노력해야만 간신히 얻어지는

것들을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이들이 순간적으로 완성해버린다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

다양한 아이들을 보며 느끼는 것은 지능 역시 타고난다는 사실이다.

사람의 능력이 출발선상에서 이미 차이가 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지나친 능력의 차이가 있을 때 부러움에서 출발, 결국은 자신을 삼키는 질투의

감정이 솟아 오른다. 저자는 말한다. 남에 대한 시기와 질투는 '조지 벨로'의

[뎀지와 퍼포]처럼 한방에 강펀치를 날리라고...

시기와 질투는 자신감과 만족감을 잠식시키고 그 자리에 열등감과 패배감을

자라게 만드는 것이니 그런 감정들에 강펀치를 날리는 순간 적어도 자신의

마음속에서만큼은 영원한 챔피언이 된다고 열등한 다수의 사람들에게 조언한다.

 

'사반'의 [가난한 낚시꾼]을 보면 욕심을 버리고 자연이 주는 만큼만 받아먹으면서

감사히 살겠다는 가족의 의지가 느껴진다. 바쁜 시간속에 내맡긴 자신을 찾고

싶거든 자연 속에 몸을 맡기고 문명을 떠나 깊이 들어가라고 조언한다.

 

'드가'의 [압셍트]는 구부정한 어깨에 눈의 초점을 잃고 멍하니 탁자 너머 어딘가를

바라보는 한 여자가 나오는데 그녀 옆의 둥근 쟁반에 압셍트 술병이 놓여 있다.

도수가 70도에 달하고 중독성이 강해 악마의 술이라고 불리우는 압생트는 정신착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고흐가 압생트를 마시고 자신의 귀를 잘랐다는 설도 있다.

저자는 [압생트]를 보며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를 떠올린다. 

죽기 위해 라스베가스로 온 알콜중독의 남자와 현실이 혐오스러운 창녀...

둘은 서로 연민을 가지지만 사랑을 시작할 수가 없다.

'도로시아 태닝'의 [생일]처럼 출구없는 문에 갇혀 빠져 나가려고 발버둥치지만

같은 자리를 맴돌고 탈출하기 위해 시작했던 것들이 마음을 감금시키는 상태로

끝난다는 것이다. 중독은 자신을 가두는 것이다.

현실을 망각하기 위해 시작했던 꿈은 깨어날 수 없는 악몽으로 점차 자신을 가두고

잊고 싶은 건 현실이었지만 정작 잃어버린 것은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저자는 사랑을 온전하게 느끼고 같이 지내는 사람들과 잘 통했으면 하는 마음,

잃어버린 나 자신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길 기원하면서

그림이 내미는 손길에 마음을 내려 놓으라고, 그래도 괜찮다고 조근조근 이야기한다.

아픈 사랑, 엉킨 관계, 힘겨운 삶을 다독여주는 그림, 그 위에 고단한 마음을

내려놓으라고 조용히 초대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