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 가요콘서트 [3CD]
김세화 외 노래 / ㈜서울미디어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대진음반의 <추억속 가요콘서트> ~ '7080오리지널 가요 콘서트'를 들으니 오래 잊고

있었던 80년대의 기억들이 스쳐간다.

귀에 익숙한 노래들을 들으며 감상에 젖어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총 3장으로 된 CD의 각 장에는 15곡씩, 386 세대의 기쁨과 슬픔의 애환이 스민 45곡의

주옥같은 곡들이 실려 있다.

가수 임지훈, 이정선, 이정옥, 진시몬, 김세화, 김연숙, 장덕, 이명훈, 윤정하, 김승기,

하수영, 임주리, 이재성, 노고지리, 최백호, 한경애, 유한그루 등의 오리지널 명곡들이다. 

 

1980년, 대학 새내기가 되고 부모님과 떨어져 서울에서 생활하였다.

교복 아닌 사복을 입고 머리를 기르고... 달라진 환경과 새로운 문화는 경이 그 자체였다.

빵집에서 남학생을 만나거나 DJ가 음악을 틀어주던 음악감상실과 분식집에 가도 무기정학에

처해지던 고등학생 시절을 마치자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수많은

자유가 허용되었다.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한발을 내딛던 그 시절 어디서나 들리던 음악이

'환상의 폴로네에즈'와 노고지리의 '찻잔'이었다.

길거리, 찻집, 대학 구내방송 등에서 반복적으로 흐르던 그 곡들은 지금도 내 기억속에서

둥둥 떠다니고 있다.

남녀간의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영원한 테마이듯 그 시절의 노래들은 이루지 못할

사랑에 아파하는 가사말이 많았다. 순수하고 맑았던 감성은 암울했던 시대적인 분위기와

맞물려 더욱 애잔하고 감상적인 노래들로 나타났다. 

음악에 대해 문외한인 나는 음악을 좋아했던 언니와 오빠를 통해 그시절 유행하던 노래들을

알게 되었다.

그때 들었던 노래들을 <추억속 가요콘서트>에서 듣게 되니 그 시절이 더욱 그리워진다.


 




 

나들이 ~ 이정선

발길 따라서 걷다가 바닷가 마을 지날 때 착한 마음씨의 사람들과 밤새워 얘기하리라.

산에는 꽃이 피어나고 물가에 붕어 있으니 돌맹이 위에 걸터앉아 그곳에 쉬어 가리라

이 땅에 흙냄새 나면 아무데라도 좋아라 아 오늘밤도 꿈 속에 떠오르는 아름다운 모습들

가다가다가 지치면 다시 돌아오리라 웃는 얼굴로 반겨주는 그대의 정든 품으로

 

얼마나 아름다운 가사말인가... 바닷가 마을, 흙냄새 나는 고향같은 곳...

순박한 사람들의 마음이, 정겨움이, 부드러운 미소가 떠오른다.

 

기타 하나 동전 한닢 ~ 이재성

들꽃처럼 왔다가 바람결에 흘러서 석양을 바라보누나 바람처럼 왔다가 안개처럼 사라질

조그마한 나의 인생아 ~~~~ 많으면 어떤가 적으면 어떤가 우리에겐 내일이 있소

기타가 하나에 동전 한 닢이라 그래도 좋지 않은가 에헤헤이 에헤헤이

우리가 가진 것은 없어라 기타 하나 동전 한 닢 뿐

 

기타 하나 동전 한 닢은 가진 것이 없어도 젊다는 가능성을 믿으며 노력과 희망으로

시대를 일구어 온 청춘들의 노래였다.

 

입영전야 ~ 최백호

아쉬운 밤 흐믓한 밤 뽀얀 담배연기 둥근 너의 얼굴 보이고 넘치는 술잔엔 너의 웃음이

정든 우리 헤어져도 다시 만날 그날까지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지난날들 돌아보며 숱한 우리의 얘기 넓은 너의 가슴 열리고 마주쥔 두 손에는 사나이 정이

내나라 위해 떠나는 몸 뜨거운 피는 가슴에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최백호의 끝도 없이 우울한 목소리는 얼마나 많은 청춘들의 가슴을 울게 만들었을까...

그 시절 입영전야를 들으며 군대를 다녀온 청춘들은 이제 희끗희끗한 중년의 아저씨들이

되어 있으리라..

 

섬소년 ~ 이정선

외딴 파도 위 조그만 섬마을 소년은 언제나 바다를 보았네 바다 저 멀리 갈매기 날으면

소년은 꿈속의 공주를 불렀네 파도야 말해주렴 바닷속 꿈나라를 어느 바람이 부는 날

저녁에 어여쁜 인어가 소년을 찾았네 마을 사람이 온 섬을 뒤져도 소년은 벌써 뵈지 않았네

 

아득한 섬에서 소년은 무엇을 그리며 바다를 보았을까... 소년은 어디로 갔을까... 



찻잔 ~ 노고지리

너무 진하지 않은 향기를 담고 진한 갈색 탁자에 다소곳이 말을 건네기도 어색하게 너는

너무도 조용히 지키고 있구나 너를 만지면 손끝이 따뜻해 온몸에 너의 열기가 퍼져

소리없는 정이 내게로 흐른다

 

노래 '찻잔'은 연인들의 노래이지만 내게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들리던 노래였다. 

80년 5월 휴교령이 있기 직전까지 하루에 수십번 들리던 '찻잔'은 휴교령이 끝나고

학교에 돌아와 2학기가 시작될 무렵 자취를 감췄다.

어딘지 모르게 어수선하고 활기를 잃은 듯한 교정의 모습과 들리지 않던 노래 '찻잔'...

어떤 시절이 그토록 쉽게 지나갈 수 있구나... 라는 무상함과 쓸쓸함을 느꼈다.

오랜 친구였던 외로움을 더 한층 느끼게 하는, 타향살이의 설움을 가중시킨 노래였다.

시대와 시절의 아픔과 외로움, 그리고 어떤 것이고 영원한 것은 없으리...

사랑도 삶도 우정도 그 어떤 좋은 것들도...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노래였다.


 



 

추억속에 간직해 두었던 내 마음속 풍금같은 오리지널 명곡과 함께 기억 저 편에 두고왔던

감동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추억속 가요콘서트 ~ CD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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