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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이 되는 절차
이남희 지음 / 텐에이엠(10AM)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실용연애소설이라는 장르를 처음 접해보았다. '연애소설이면 그냥 연애소설이지, 무슨 실용?' 약간의 의구심을 가지면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연인이 되는 절차>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이 책은 연인이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며 그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등등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트래픽에 걸리다', '빈티지한 로맨스', '포장하기', '마케팅 입문', '보디랭귀지', '데이트 신청', '첫 번째 데이트', '다음 날 우울증', '데이트 시작 처음 3개월', '여자 친구의 네 가지 유형', '기념일, 선물, 그 밖의 것들', '섹스 앤 토크', '확실하게 싸우기', '프러포즈'의 총 14부로 이루어져 있었다.
등장인물은 나(수민), 지연, 은하, 신영으로, 나와 지연이 그리고 은하는 동갑이며 신영은 이 셋보다 나이가 많다. 나와 지연은 결혼을 못한 노처녀이다. 이 둘이 결혼을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신영언니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내용은 전개된다. 이 넷 중 유일하게 결혼한 은하는 소위 우리가 재수없게 생각하는 내숭쟁이다. 신영언니도 결혼하지 않은 여자인데 연애에 있어서 필요한 것들, 즉 모든 이론들을 잘 알고 나머지 세 명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나, 즉 수민이는 보이쉬한 여자이다. 책을 읽어가면서 느낀 것인데, 수민이는 나랑 성격이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간다고나 할까?ㅎ 그런데 여타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주인공인 수민이의 로맨스를 주로 다루고 있지 않다. 오히려 지연의 로맨스에 이 책은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을 전개하는 관점은 수민이인데,,, 그러면 이 책은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전개된다고 말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게 본다면 실제 글의 주인공은 지연이가 될 것이다.
일과 사랑에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신영은 이렇게 말한다.
첫째, 마음을 확실하게 정한다.
둘째, 면밀하게 시장조사를 하고 계획을 세운다.
셋째, 계획에 따라 죽을 만큼은 아니더라도 열심히 노력한다.
넷째,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기다린다.
어찌보면 참 쉽고 간단한 이 이치들... 그런데 실제 생활에서는 조급함이 앞서서 일을 그르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신영이 예로 든 <탈무드>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어떤 사람이 간절하게 기도를 드리거든. 하느님, 제 사정이 이렇고 저렇고 매우 어려우니까 제발 복권에 당첨되게 해 주세요. 그렇게 열심히 기도를 드렸어. 그런데 당첨이 안 되는 거야. 화가 나서 하느님께 막 따졌지. 하느님은 저만 미워하세요? 열심히 기도를 했는데 왜 안 들어주세요? 그랬더니 하느님이 한숨을 내쉬면서 대답하는 거야. 아들아, 나도 정말 네 기도를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그 전에 내가 부탁 한 가지만 하자. 제발 복권부터 산 다음에 그런 기도를 하면 안 되겠니?"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무작정 바라고만 있지 말고 내가 직접 무슨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의미인 것 같다. 노력도 하지 않고 무조건 바라고, 안 이루어지면 비난하는 그런 태도를 비판하는 것이다. 일에서든 사랑에서든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진리인 것 같다.
나는 아직 가슴이 설레는 로맨스를 해보지 못했다. 그렇게 보면 지난 20년이 참 헛되게 보낸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아직은 창창한 20대, 그리고 30대가 나를 반기고 있다. 만약 내가 진짜 마음에 드는 남자가 나타났다면? 이 책의 이론들을 다시한번 각인을 하고 행동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몸과 마음이 따로노는 현상이 나타날지도 모르지만,ㅎ 많은 경험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이 모든 것들이 내 몸에 배여 습관화 될 것이다. 그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