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민음사판 <맥베스>를 읽은 뒤로
셰익스피어 희곡들을 꾸준히 읽어왔습니다.
제가 수집한 것들 소개와 함께
셰익스피어를 읽을 때 도움이 될 책들 추천해보려고 합니다.
- 셰익스피어 원전
아침이슬 김정환역
예전에 cyrus님께서 김정환 역 <헨리 6세>를 리뷰한 것을 봤는데,
사극 번역에서는 꽤나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희극과 비극 번역은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맥베스>에서 레이디 맥베스의 대사 중 'unsex '를 '내 성을 취소시켜라'라고 번역한 것을 보고, 상당히 고심해서 번역했단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 건 각주를 전혀 달지 않았다는 것과 해설이 좀 부실하다는 것?
현재 제가 구매한 것은 이렇습니다
민음사 최종철 역
민음사 최종철 역은 도서관에서 빌려 <맥베스> <한여름 밤의 꿈> <오셀로> 등을 읽었는데,
번역은 아무래도 호불호가 갈릴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주석과 작품 해설이 꽤 쓸만합니다.
펭귄클래식
'펭귄북스 오리지널 디자인 4대 비극' 세트
최종철/김정환 역은 운문 번역을 시도했는데
펭귄클래식 판본은 산문으로 되어 있어
좀 더 읽기 수월합니다.
주석도 꼼꼼하게 잘 달려있습니다.
그리고 특별판 세트를 구매하면,
<4대 비극의 탄생과 숨겨진 의미>라는 문고본도 같이 오는데
권위 있는 셰익스피어 학자들의 해설과
각 비극의 공연 역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점은 세트는 품절되어 구하기 어렵다는 것
펭귄클래식에서 편집한 4대 비극과 4대 희극입니다.
아직 원어로 전집을 사기에는 이른 것 같아 선집만이라도 구매했습니다.
셰익스피어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차분히 번역본과 비교하며 읽기 좋을 것 같습니다.
국내에 셰익스피어 번역본은 많지만,
다 구매하기보다는
김정환 역을 기본으로 해서 다른 번역본으로 보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셰익스피어 관련 서적
<셰익스피어 깊이 읽기>
몇달전에 리뷰도 썼던 추천하는 셰익스피어 입문서입니다.
원서는 'Routledge'라는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이 출판사 자체가 믿을만한 메이저 출판사라고 합니다.
셰익스피어의 언어적 특징, 셰익스피어 시대의 극장 등 기본적 사항을 잘 담았습니다.
미국에 사는 가족에게 부탁하여 원서도 주문했는데,
어찌된 건지 현재 판매 중인 3판이 아니라 2판을 받았습니다..ㅋㅋ 한국 번역본은 3판입니다. 3판에서는 빠진 내용이 2판에는 있으니, 어찌보면 잘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셰익스피어 정치철학>
미국의 유명한 우익 정치학자 레오 스트라우스의 제자 앨런 블룸이 셰익스피어 작품이 지닌 정치적 물음을 탐구한 저작입니다.
목차는 이렇습니다.
"정치철학과 시"
"기독교인과 유태인 관하여: 베니스의 상인"
"코스모폴리탄 인간과 정치공동체: 오셀로"
"무신론자 영웅의 도덕: 줄리어스 시저"
"정치의 한계: 리어왕 제1막 1장" (해리 자파가 씀)
"통치의 조건: 리처드 2세"
타자, 개인과 공동체, 정치와 도덕, 정치의 한계, 통치의 정당성 등.
목차만 봐도 정치철학의 근본적인 물음들을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서문격인 '정치철학과 시'는 정말 명문입니다.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문학이론 입문>
제프리 초서나 존 밀턴도 영문학사에서 중요한 인물들이지만,
셰익스피어는 거의 영문학과 동의어이기 때문에 영문학 책들도 읽어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유명 마르크스주의 문학비평가 테리 이글턴의 책이 괜찮을 듯합니다. 사실 제가 이것 말고는 잘 모릅니다 ㅋㅋ 문학은 영 백치라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은 읽기 쉽고
<문학이론입문>은 더 심화된 공부를 위해서
마지막은 아직 구하지 못한 책들입니다만, 읽으면 좋을 것 같아 리스트에 추가해봅니다.
스탠리 웰스 외, <셰익스피어의 책>
스탠리 웰스, <셰익스피어 그리고 그가 남긴 모든 것>
(대충 이렇게 생겼습니다)
<셰익스피어 그리고 그가 남긴 모든 것>의 책소개를 옮겨봅니다..
"반세기에 걸친 셰익스피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씌어진 평전. 1562년 셰익스피어의 출생 기록부에서 시작해, 2001년 노르웨이 한 도시의 테이블 위에서 토마토가 주연을 맡은 '맥베스' 공연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그 과정에서 대가 셰익스피어의 생애와 작품세계, 그리고 그가 후대에 끼친 영향이 상세히 드러난다.
처음 두 장에서는 셰익스피어의 스트래트퍼드-어펀-에이븐 시절과 런던 시절을 다룬다. 기존에 알려진 사실들을 지은이 나름대로 해석하면서, 셰익스피어가 살고 일했던 시대의 사회적.정신적.연극적 맥락을 묘사하고자 했다.극작가인 셰익스피어의 여러 측면을 살펴보는 3장이 이 책의 핵심이다. 집필 방식, 시적 극작가로서 테크닉을 익혀 나간 과정, 소속 극단을 위해 드라마를 조직.구성한 방식, 작품의 폭넓은 범위와 다양성, 인용한 문헌 자료를 교묘하게 이용한 솜씨, 언어 구사 능력, 극작가로서 인물과 사상을 구축한 업적 등을 다루었다.그 후의 장들은 셰익스피어의 사후에서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영국과 전세계에서 일어난 셰익스피어 산업을 다룬다. 셰익스피어 드라마의 각색과 공연, 음악적.문학적.극적.예술적 파급 효과, 영화.비평적 연구, 학계의 연구, 편집의 전통 등이 그 구체적인 내용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셰익스피어가 남긴 영향을 다룬 책인데,
절판되고 중고로도 구할 수 없다는 게 참 많이 아쉽습니다
이 외에도 셰익스피어 관련 서적은
많기도 정말 많은데
특별히 끌리는 책이 별로 없습니다.
신역사주의 비평가 스티븐 그린블랫의 <폭군> <세계를 향한 의지>
<폭군>은 번역이 말이 많기는 한데,
뛰어난 학자이니 만큼, 그리고 주제도 '권력의 원리'이니
이 사람의 책까지는 그래도 읽어보려 합니다.
아직 셰익스피어 사극은 읽어보지 못했는데,
앨런 블룸의 책에서도 다루는
<리처드 2세> <줄리어스 씨저>부터 읽어보려 합니다.
나남 이성일 역으로 읽으려 하는데,
이분이 르네상스 영국 극문학도 번역하시고, 고대 영시도 번역했기에 믿고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