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
마쓰다 아오코 지음, 권서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이라는 제목으로는 어떤 내용일지 전혀 예상이 되지 않아서 궁금한 마음으로 읽었다. "더 이상 아저씨들이 우리의 영혼을 망치게 두지 않아."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일본 페미니스트 여성 작가의 책이다. 예전에는 아저씨, 아줌마는 푸근하고, 억척스런 에너지를 가진 대상으로 그려졌던 것 같은데 언젠가부터 썩 좋지 않은 이미지가 된 것 같다. 특별히 부를 이름이 없는 중년의 남자에게 쉽게 부르는 '아저씨'라는 호칭의 당사자가 내가 된다면 기분 좋지 않다. 물론 아저씨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 속의 아저씨는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아저씨'가 소녀들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그로 인해 소녀들은 그들을 주시하는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주인공 게이코는 직장내 성희롱 문제로 퇴사하고, 친구가 있는 캐나다를 다녀온다. 캐나다에서 마음껏 자유로움을 느끼고 돌아온 일본에서 답답함을 느낀다.

"일본은 특히나 안 좋은 의미로 여성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나라잖아. 가부장제가 뿌리 깊게 박혀 있다고 할까. 여성을 그렇게 만든느 남성의 존재는 무시하고 여성만을 문제 삼고 비난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 그 구조 자체는 결코 문제시하지 않고 말이야. 남자들은 그냥 투명인간인 셈이지." -62쪽

영혼도 닳고, 지친다. 불합리한 일을 겪을 때마다 영혼은 닳는다. 지속 가능한 영혼을 위해 취미와 최애 만드는 것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여성이 바라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아저씨들이 나이에 관계없이 여성을 대상으로 보내는 건전하지 못한 시선 그것이 여성에게 얼마나 불편한 것인지 모른다.

오랜 시간동안 우리 사회에서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여성, 남성의 역할과 이미지가 최근에 많이 변화하고 있고, 성차별이 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불합리한 부분이 많이 있다. 여성의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남성의 입장에서도 그러할 것이다. 어떤 성별이기 때문이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잡았으면 한다.

*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개인의 견해를 쓴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날 문득, 내가 달라졌다 생각학교 클클문고
김이환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말해주고 싶었어. 네 몸을, 너 자신을 너무 미워하지 말라고."

다섯명의 작가가 쓴 10대를 위한 몸에 대한 이야기이다. 정해연 작가님의 <가슴, 앓이>, 조영주 작가님의 <열네 살, 내 사랑 오드아이>, 장아미 작가님의 <소녀들의 여름>, 정명섭 작가님의 <꿈속을 달리다>, 김이환 작가님의 <지아의 새로운 손> 이렇게 5편의 글이 있다. 요즘은 이렇게 여러 작가님의 글을 모은 엔솔러지가 많이 출간된다. 스토리가 긴 글과 비교하여 한 권으로 다양한 주제와 생각을 느낄 수 있고, 작가마다의 특색 있는 글을 여러 편 읽을 수 있어서 짧은 호흡으로 읽기에 좋다.

첫 번째 이야기 <가슴, 앓이>의 시작은 조마조마 긴장감 있었다. 늦은 밤 버스를 타고 오던 선하, 뒤를 따라 내린 젋은 남자, 지세린의 등장. 큰 범죄가 벌어지나 했는데 다행이 아니었다. 웅크리고 에코백을 갖고 있었던 이유가 가슴 때문이라니... 아이들에게는 엄청난 고민일 것이다. 선하는 지세린을 통해 주어진 자신의 모습을 아름답게 가꾸는 방법과 자신감을 얻는다. 여자 아이들에게 많이 공감될 내용이다. 서클렌즈를 친구와 바꿔 끼고 오드아이가 된 규리의 이야기를 읽으며 어른들에게는 사소한 것들이 또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청소년에게는 정말 중요한 것이 될 수 있겠구나 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많은 변화에 당황한다. 이미 자신의 몸에 익숙해진 어른들은 누구나 겪는 일이니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이마에 나는 여드름 하나도 모두 새롭고 이상하게 느껴진다. 예전보다 이른 시기에 2차 성징을 경험하다보니 마음의 성장이 신체의 발달을 따라잡지 못한다.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자신의 변화를 보고 아이들은 걱정하며 혼자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책에 등장하는 5명의 아이들도 그렇다. 또래와 함께 이야기 나누며 터놓으면서 누구나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고, 나의 고민이 자연스러운 것임을 느끼면 좋겠다.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와 함께 읽고 대화를 해보면 좋은 책이라서 추천한다. 자신을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나다운 것을 찾아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의 견해를 쓴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육두품 아이 성무의 꿈 똑똑! 역사 동화
김영주 지음, 김다정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푸른숲주니어의 똑똑 역사동화 시리즈는 정말 추천한다. 많이 두껍지 않아서 3학년 정도부터 읽을 수 있는데 내용이 억지스럽지 않고, 정말 재미있어서 아이가 좋아한다. 역사동화 시리즈를 읽으면서 역사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 <육두품 아이 성무의 꿈>은 신라시대 골품제라는 신분 제도로 인해 차별을 받았던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지금으로부터 1000년전 경주의 옛이름인 서라벌에서 살고 있던 아이들은 무엇을 하며, 어떤 고민을 하였을까? 신라시대에는 골품제라는 신분제도가 있어서 신분에 따라 출세의 길이 제한되어 있었다. 아이들이 그러한 현실을 깨닫고,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능력이 뛰어나지만 육두품이었던 성무는 당나라로 가서 출세할 것을 다짐한다.


 

최치원 선생님은 성무의 손을 다정하게 잡으며 이렇게 말한다.

"내게 약속해 주겠느냐? 멋진 어른이 되겠다고, 그래서 언젠가 너의 꿈이 네게 다가올 때 힘차게 잡아채겠다고 약속해 주겠느냐?"

최치원 선생 역시 육두품 출신이었기 때문에 성무가 더 걱정되었을 것이다. 어린 제자가 신분제에 부딪혀서 자신의 꿈을 먼저 포기해버릴까봐 걱정이 되었던 선생님의 마음을 성무도 느낄 수 있었다. 그 마음을 몰랐던 성무는 자신의 행동이 후회스러웠다. 스승의 마음을 생각하며 열심히 생활하며 건강한 몸을 만들기로 다짐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하는 어린 성무가 대견하다. 신라의 젊은이들이 당나라 유학을 떠난 이유가 바로 골품제로 출세의 길이 막혔기 때문이라고 한다. 12살이 된 최치원을 당나라로 유학 보내면서 아버지께서 십년을 공부해 과거에 급제하지 못하면 내 아들이라고 하지마라고 말씀하셨다고 하니 요즘 우리 부모들이 자식을 너무 나약하게 키우지는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신분제는 없지만, 경제력에 따라 아이들의 꿈이 좌절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이들이 주어진 상황을 이겨내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꿋꿋이 노력할 수 있도록 힘이 되는 어른들이 되면 좋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의 견해를 쓴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상처받은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까 - 불편한 기억 뒤에 숨겨진 진짜 나를 만나다
강현식 지음 / 풀빛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기억 못지 않게 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는동안 한 번도 상처받지 않고 살 수는 없을텐데 망각이 없었다면 아픈 기억으로 가득찬 채로 살아가야할 것이다. 행복하기 위해서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기억은 잊고, 중요한 것은 꼭 기억하려고 애쓴다. 그런데 책제목처럼 "왜 상처받은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까?" 오랜 시간이 지나면 과거의 기억은 미화되어 사진 속 행복한 모습만 추억으로 남는다. 그래도 오래도록 뇌리에 남을 상처 몇 가지는 남겨둔다. 이 책은 저자가 아픈 기억을 가진 사람들과 상담을 하면서 그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쓴 글이다. 모두 7개의 사례가 나오는데 누구나 겪을만한 기억과 관계된 것이다. 상처받은 기억이 나를 힘들게 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마주하고, 이겨냄으로써 더 건강한 자아를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저자 강현식님은 누다심이라는 필명으로 호라동하는 심리학 칼럼니스트이자 심리상담센터 대표이다. 누다심은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심리학'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성폭력, 가정폭력, 첫사랑, 펫로스 증후군, 교통사고, 오염강박, 가스라이팅 이렇게 7가지 사례가 있고, 그것을 겪은 뒤에 나의 감정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설명하고 치유해나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모두 우리가 한번쯤은 겪거나 목격하게 되는 일이다. 우리는 엄청난 상처를 받을 가능성을 항상 가지고 살아간다. 겪고 싶지 않은 일을 겪었을 때 어떻게 극복해내느냐가 내 삶의 행복도를 결정한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건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다.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리게 되고 행복과 즐거움을 외면하게 된다. 그래서 용서가 필요하다."

에버렛 워딩턴이라는 미국의 임상심리학자는 용서가 가진 치유의 힘을 연구하고, 용서에 도달하는 5단계를 회상, 공감, 선물, 실천, 용서하는 마음을 지키기로 정리하였다. 용서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과거의 힘들었던 장면으로 돌아가 자신의 상처를 인정하고, 가해자의 입장에 공감한다. 가해자의 입장을 공감한다는 것이 가해자의 범죄를 합리화한다는 생각에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나를 치유하는 용서의 측면에서는 가해자의 입장을 공감하며 그를 범죄자가 아니라 인격체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한다. 그것이 아주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한다. 이렇게 용서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그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이 조금씩 흐려지기 시작한다. 내 마음 속에도 꺼내고 싶지 않은 꽁꽁 감추어둔 기억들이 있다. 기회가 되면 그 기억을 하나씩 꺼내어 마주하고 이별하도록 노력해봐야겠다.

*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개인의 견해를 쓴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춘란의 계절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4
김선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음과모음의 청소년 문학 94번 책 <춘란의 계절>은 외로운 한 소녀의 성장기이다.

춘란의 계절은 아름답지 않다. 행복한 일이 별로 없다. 춘란이는 먼저 도와달라고 손 내미는 아이가 아니다.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하지 않고, 그냥 누가 자신을 괴롭히지 않으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춘란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조용히 지내는 것이 좋다. 그런 춘란이가 초등학생이 되고,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고, 유담이와 유이의 언니, 누나가 되며 성장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책장을 덮고 나니 춘란이에게 고생했다고, 잘 이겨냈다고 등을 토닥여주고 싶어진다.

춘란과 가족의 이야기, 태승의 이야기, 신비의 이야기 이렇게 크게 3가지 관계가 있다. 엄마는 처음부터 곁에 없었다. 하지만 자신을 정성을 다해 사랑하는 아빠가 있었기 때문에 결핍을 모르고 자랐다. 하지만 학교에 입학을 하고, 우연히 자신이 엄마가 없다는 사실 때문에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게 되어 그러한 관계가 쭉 이어져 온다. 너무도 밝은 춘란이었는데 친구들 탓에 조용한 아이가 되어 버렸다. 마음의 문을 닫고, 친구와 친해지는 것을 완전히 포기해버린 것 같았다. 아빠가 새엄마와 재혼을 하고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아빠의 행복한 스위트홈에 온전히 속하지 못하고 춘란은 겉돌기만 한다. 아빠는 춘란을 정말 사랑해주고, 새엄마도 춘란에게 따스하게 대해주지만 춘란은 외롭다.

학교폭력을 당하던 태승이와 친해지고, 태승이와 마음을 터놓으며 지내는 시간이 행복했다. 드래그퀸이 되고 싶다던 태승이는 어느 날 학교를 떠나고, 다시 혼자가 된 춘란은 고등학생이 된다. 먼저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친구 신비가 생긴다. 처음으로 동성친구가 생겨서 잘 되었다,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신비가 있어서 춘란이가 그동안 힘들었던 마음을 치유하고 건강한 소녀가 되겠구나 하고 짐작했지만 신비도 춘란에게 진심이 아니었다.

춘란은 유진으로 개명하고, 자신이 정한 이름으로 당당히 힘을 내어 지낸다. 유진, 유담, 유이가 한 가족이 되어 그 속에서 유진이가 행복함을 느끼며 지내는 것을 보니 세상에 가장 큰 울타리는 가족임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상처투성이인 춘란의 시간들이지만 그 속에 춘란이를 응원해주는 아빠, 엄마와 동생들이 생겨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앞으로의 춘란의 계절은 행복하기만 하기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의 견해를 쓴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