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은 아무리 좋은 시절이라도 군부대가 자기들 마을에 주둔하는 것을 싫어하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농민들은 변함없이 친절했다. 우리가 다른 무리한 짓을 하더라도, 과거의 지주가 되돌아오는 것을 막아 주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 P117
‘공화국‘을 수호한다는 자들이 다룰 줄도 모르는 낡아 빠진 소총을 가진 이런 남루한 차림의 아이들 무리라는 사실이 두렵게 느껴졌다. 파시스트의 비행기가 우리길로 지나가면 어떻게 될까? 그런 걱정을 했던 기억이 난다. - P33
병사를 훈련시킬 기간이 며칠밖에 없다면 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숨는 방법, 열린 공간에서 전진하는 방법, 보초를 서고 흉벽을 쌓는 방법, 그리고 무엇보다도 무기를 다루는 방법. 그러나 마음만 뜨거운 이 어린 무리는 며칠 후면 전선으로 내던져질 것임에도, 소총을 쏘거나 수류탄의 핀을 뽑는 방법조차 아직 배우지 못했다. 무기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당시에는 몰랐다. - P19
인간에게 억압이라는 것이 가장 큰 고통이자 재앙임을 다시한번 느낀다. 거울에 비친 온갖 고문에 처참해진 자신의 모습을 보자마자 무너져버린 그의 울음속에 나 또한 무너졌었다. 육체적 고통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없었을테니까...영혼마저 지배하고 조종하여 파멸시키는 자들이 참으로 추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