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고향 집, 헤어질때 어머니가 흘리던 눈물, 그리고 아직도 쓰리고 아픈 등과 다리에 남은 상처만큼이나 욱신욱신 쑤시고 심장이 두근거리던 아버지와의 고통스러운 불화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매티는 그저 푹신한 등받이가 있는 좌석에 머리를 기대고 ‘시간이 그만 정지해 버렸으면’하고 바랐다. 단지 자신은 바로 이 버스에서 새로 태어났으며 과거의 모든 것과 앞으로 일어날 일은 모두 사라지고 지금 이 순간만 존재하는 것처럼 가장하고 싶었다. - P50

시간은 말이 없고 아리송하여 단번에 나락으로 떨어지지도 않고 날마다 조금씩 사라지지도 않는다. 한평생이 거품처럼 사람을 현혹시키는 투명한 파도를 타고 홀러가다가 이따금 기대하지 않았을 때 제멋대로 의식 위로 튀어 올라 물보라를 일으키는 한편으로 시간은 소용돌이치며 사람의 마음속으로 유유히 흘러간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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