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사랑을 느꼈던 일상들을 보냈다.
정말 오랜만에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온 것 같다.
재작년부터 우리집은 이별로 인한 상실감으로 행복에도 마지노선을 그은 채 지내왔다. 누구에게도 요구하지 않고 부여하지 않았음에도 그렇게 가슴에 품고 버텨온 것이다.
그렇기에 태어난 날의 축하와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각자 애도의 시간을 각자만의 방식으로 보내면서 지내는게 당연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내를 위한 꽃바구니와 생일 케이크를 준비해 준 부모님께 감사하면서도 죄송스럽게 느껴진다.
그들의 호흡에서도 느껴지는 깊은 슬픔으로 때로는 내게 보여주는 사랑을 무겁게만 느끼며 외면하기도 했었다.
나는 슬픔의 표현 조차도 참 이기적으로 했던 것 같다.
이제는 더이상 후회하지 않도록 직접적으로 그들에게 내 사랑을 표현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책들이 보관용처럼 쌓이는게 마음에 걸려서 당분간 구매는 안 할 생각이었는데 사라질 적립금이 아깝다는 핑계로 날 위한 선물삼아 딱 한 권만 구매를 했다.
아직 <리스본행 야간열차>도 읽지 못 하고 대기중인데 <언어의 무게>를 골라봤다. 끌리게 하는 구절이 있었기에.
(P. 49) 내가 아는 한 너는 이 집에서 뭔가 바꾸는 걸 망설이겠지. 타인의 삶에 대한 존중은 타고난 네 천성이다. 넌 리디아의 아들이니까. 그러나 이 집은 내 삶의 박물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네 집으로 만들어라!
이 책이 내게 어떤 메시지를 줄지 약간의 기대감을 안고 있는데, 천천히 읽어봐야지. 기다리고 있는 책들 먼저 읽고 나서 만나자. 찡긋.
예전에 한 카페에 들렀었다.
중년의 여성 사장님의 취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아기자기 한 소품으로 들어가자마자 포근함을 느꼈었던 곳인데, 몇 번 들리지도 않았는데 진하게 마시는 내 취향을 기억하시고 알아서 샷 추가를 해 주시는 센스에 너무 감사했었다.
와플도 다른 카페에서 먹어본 것과 달리 찹쌀로 만들어서 쫀득하고 ’정성’이 느껴져서 더욱 만족스러웠던 곳이었다.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이곳 저곳을 구경하다가 책 속의 한 구절을 담은 소품에 내 시선이 멈춘다. 찰칵.
그때는 큰 의미없이 찍은 사진 한장 이었는데, 지금은 이 문구가 현재의 삶에 동기부여를 만들어주는 어떠한 힘을 내게 준다.
“소중한 순간이 오면, 따지지 말고 누릴 것!“
마음을 타고 전하는 사랑의 기쁨을 오롯이 느껴보라는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