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방비 상태로 그 사실을 마주하게 된 것은 구시대 영화 속 심술난 인물처럼 보이는 남자에게서 ‘히죽거리는 블랙어무어‘라는 말을 들은 것보다 훨씬 더 충격적이었다. 그로 인해 나는 미움받고 있다는 기분, 그러한 연상에서 오는 일종의 공포에 갑자기 나약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곳이 내가 살고 있는 집이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모퉁이를 세 번 돌면 꼭 한 번은 내 뒤에서 나를 향해 짖고 나를 멸시하는 언어.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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