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스 씨, 내가 샤드바그를 떠나온 정황은 자랑스러워할 만한 게 아니랍니다. 이것을 나의 첫 고백이라 여기셔도 되겠습니다. 나는 내 여동생들과 같이 마을에서 사는 것에 질식할 것 같았습니다. 여동생 하나는 병자였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는 아무리미미하고 모호하긴 해도 꿈을 갖고 세상에 나아가려고 하는 팔팔한젊은이였습니다. 나는 내 젊음이 쇠퇴하고 미래의 전망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떠났던 겁니다. 물론 여동생들을 뒷바라지하려는 이유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탈출하기 위해서였기도 합니다 - P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