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가 내 귀에 대고 말했다.
“좋은 걸 생각해라. 뭔가 행복한 걸 생각해라.”
좋은 것이라. 뭔가 행복한 것이라. 나는 생각을 해봤다. 그러자 좋았던 기억이 떠올았다.
파그만에서의 어느 금요일 오후. 꽃이 활짝 핀 뽕나무들이 넓은 들판 여기저기에 서 있고, 하산과 내가 발목까지 올라오는 풀 속에 서 있다. 나는 연줄을 당기고, 못이 박힌 하산의 손에서는 얼레가 돌아가고, 우리의 눈은 하늘에 떠 있는 연을 향하고 있다. p.187

그게 어느 달이었는지, 아니 어느 해였는지도 생각나지 않았다. 나는 그 기억이 내 안에 살고 있다는 걸 알 뿐이었다. 좋았던 과거의 일부가 완벽하게 보존된 형태로 말이다. 무기력한 회색 캔버스가 되어버린 우리의 삶에 색채를 부여하는 붓놀림으로 말이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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