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쇼핑몰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원작 소설 새소설 5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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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에서 이 책을 드라마화하는 것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에 읽어본 책이었고 2권까지 나와있길래 내친김에 연달아 보았다. 남자 주연이 도깨비에서 보았던 이동욱이라는데 소설을 읽으면서 느꼈던 삼촌의 이미지랑은 전혀 닮아보이지 않아서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지 궁금. 오히려 마동석이 가까워보이는데. 그나저나 1권을 보면서 그래도 어느정도 개연성이 있어보였는데 2권은 무슨 콘크리트 유토피아 같은 배경도 아니고 멀쩡히 편의점도 있고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도시에서 총칼이 자유롭게 사용되는 곳이라니 황당하기도 했다. 전체적인 설정만 가져오고 개별 에피소드는 새로 창조하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네. 갑자기 눈앞에서 부모가 살해당하고 혼자살게된 딸을 삼촌이라는 존재가 거두어 함께 살게 되면서 그 삼촌이 수상한, 그러니까 살인에 필요한 도구들을 판매하는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걸 알게 되고 거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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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손바닥 안의 무한함 - 경이로운 과학 이야기 50
마커스 초운 지음, 김소정 옮김 / 현암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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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신의 몸은 3000억 개 정도 되는 세포를 만들 것이다. 우리 은하를 이루는 항성보다도 훨씬 많은 수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늘 지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 문장을 건진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가치가 있었다. 그런데 또 있다.


'우리의 삶은 우리 몸에서 가장 작은 세포인 정자와 가장 큰 세포인 난자가 결합하면서 시된다. 실제로 사람은 누구나 30분 정도는 단일 세포로 살아야 한다. (이때 정말 지겨웠던 기억이 난다. 나는 함께 놀 세포를 찾고 싶어서 안달아 났었다.) 정자와 난자가 합쳐져서 생성된 수정란은 두 세포로 분열한다. (중략) 이때 세포는 30분 만에 DNS를 복사할 뿐 아니라 100억개 달하는 복잡한 단백질도 만든다.'


단일 세포일 때가 30분이라도 있긴 했었다는 사실.


'뇌세포를 제외하면 우리 몸에서 죽을 때까지 살아 있는 세포는 많지 않다. (중략) 실제로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7년이면 완전히 교체된다. 유명한 7년차 권태기가 오는 이유는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배우자를 보면서 이렇게 생각하는 거다. 난 당신이 7년 전에 알던 사람이 아니라고.'


7년. 기억해야겠다.


'태양안에서 광자는 1센티미터도 똑바로 가지 못하고 계속 부딪혀 방향을 꺾어야 한다. 태양 중심에서 표면까지 이동하는데 3만년이나 걸리는 이유이다. 하지만 일단 태양 밖으로 나오면 8분 30초 정도 만에 지구에 도착할 수 있다. 그러니까 오늘 지구에 도달한 햇빛은 마지막 빙하기가 한참일 때 태어난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받는 태양빛 나이가 8분 30초인줄 알았다.


'2010년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의 물리학자들이 계단 한 개 높이라도 위에 서 있으면 아래 서 있는 사람보다 더 빨리 나이가 든다는 사실을 아주 정교한 원자시계를 통해 밝혔다.'


역시 등산은 위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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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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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트렌스젠더에게는 구직과정에서 자신의 성별을 표시해야 하는 서류 심사가 큰 장벽으로 작동한다고., 자신의 외모와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의 첫번째 숫자가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바로 그것. 그래서 취업을 포기하곤 하니 구직과정에서 차별을 경험할 기회자체가 박탈되곤 한다는 이야기는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에서 장애인 이동환경이 편리하지 못해 나오지를 않으니 대중교통 이동시 차별을 경험을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어렵게 연구에 도움을 받기위한 섭외한 트렌드젠더들에게 보내준 기프티콘 사용율이 낮아 알아보니 기프티콘 발송 메시지에 트렌스젠더 표시가 있어서였다는 부분을 보면서는 머리가 띵. 이 책은 장애인, 트렌스젠더, 쌍용차 파업관련 노동자들과 세월호 사고 가족들과 함께하며 겪은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던 저자의 일기장이었다. 중간에 모 정당인사의 어처구니없는 발언이 인용되어 있는데 다시한번 느끼지만 그런 말을 담는 생명체는 같은 인간으로 보이지 않더라는.


'예민한 사건들에 대해 글을 쓰는 일은 감각을 곤두세우기 위해 내 몸을 사건 속에 던져놓는 씨줄과 책을 읽는 공부를 하면서 사건을 바라볼 통찰을 찾는 날줄이 만나는 지점을 계속 찾는 과정이에요. 그 둘이 만나는 지점을 최대한 넓히고, 그 안에서 글을 쓰려고 해요. 공부만 되고 마음이 안나가는 글은 논리적일지 모르지만, 딱딱해서 사람들이 다가오기 어렵고요. 학술적으로 뒷받침이 되지 않는데 감정적인 글은 투정을 부리는 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 교집합을 찾는 게 내내 어려운 점이에요. 그 과정을, 나의 감정과 나의 관계 속에서 계속 출렁이듯이 헤매면서 버티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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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게 비범한 철학 에세이
김필영 지음 / 스마트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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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아모르 파티는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말이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사랑스럽게 만들라는 뜻이었다고 한다. 잘못 알고 있었다. 사무엘 베케트는 철학이 어려워서 철학책은 읽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그가 죽은 후에 서재에서는 데카르트 칸트, 사르트르, 비트겐슈타인의 많은 책들과 메모가 발견되고 하며 철학자의 말은 곧이 곧대로 들어서는 안된다고 한다. 또 갈릴레오는 자신의 지동설을 관철시키기 위해 목성의 위성에 당시 최고 권력을 가졌던 메디치가의 환심을 사기 위해 메디치의 별이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당시 대부분의 학술서는 라틴어로 쓰였음에도 이탈리아어로 편찬해서 대중에게 읽히도록 했다고. 여론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던 것. 전에 보았던 저자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철학이론들을 재미있게 풀어낸 책이었고 아주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나저나 언어가 생각을 결정한다는데 새해에는 또 외국어 배울 결심이나 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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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인간, 호모 부커스 -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 리터러시가 필요한 이유
조상연 지음 / 파지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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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서적인줄 알았더니 흥미로운 제목으로 나를 낚는데 성공한 독서광의 에세이였다. 다행히 뻔한 말들의 나열은 아니었고 어느순간 독서에 빠져 스스로를 호모 부커스로 정의하고 마는 저자와 책이야기들은 디지털 시대라며, 디지털 리터러시를 익혀야 한다며 여기저기 압박받는 시대에도 여전히 독서의 중요성을 이야기해주고 있는데 쓱쓱 읽어나가다보니 이 책을 읽고 있는 내가 디지털 기기로 전자책으로 보고 있다는걸 자각하는 순간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아무튼 하루에 조금씩이나마 일부러 환경을 바꾸어가며, 혹은 자신만의 의식이라 생각하며 책을 읽어나가는 모습은 믿거나 말거나 내게도 어느정도 보이는 모습이기도 했다. 호모 부커스라는 단어는 나중에 써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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