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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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트렌스젠더에게는 구직과정에서 자신의 성별을 표시해야 하는 서류 심사가 큰 장벽으로 작동한다고., 자신의 외모와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의 첫번째 숫자가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바로 그것. 그래서 취업을 포기하곤 하니 구직과정에서 차별을 경험할 기회자체가 박탈되곤 한다는 이야기는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에서 장애인 이동환경이 편리하지 못해 나오지를 않으니 대중교통 이동시 차별을 경험을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어렵게 연구에 도움을 받기위한 섭외한 트렌드젠더들에게 보내준 기프티콘 사용율이 낮아 알아보니 기프티콘 발송 메시지에 트렌스젠더 표시가 있어서였다는 부분을 보면서는 머리가 띵. 이 책은 장애인, 트렌스젠더, 쌍용차 파업관련 노동자들과 세월호 사고 가족들과 함께하며 겪은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던 저자의 일기장이었다. 중간에 모 정당인사의 어처구니없는 발언이 인용되어 있는데 다시한번 느끼지만 그런 말을 담는 생명체는 같은 인간으로 보이지 않더라는.


'예민한 사건들에 대해 글을 쓰는 일은 감각을 곤두세우기 위해 내 몸을 사건 속에 던져놓는 씨줄과 책을 읽는 공부를 하면서 사건을 바라볼 통찰을 찾는 날줄이 만나는 지점을 계속 찾는 과정이에요. 그 둘이 만나는 지점을 최대한 넓히고, 그 안에서 글을 쓰려고 해요. 공부만 되고 마음이 안나가는 글은 논리적일지 모르지만, 딱딱해서 사람들이 다가오기 어렵고요. 학술적으로 뒷받침이 되지 않는데 감정적인 글은 투정을 부리는 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 교집합을 찾는 게 내내 어려운 점이에요. 그 과정을, 나의 감정과 나의 관계 속에서 계속 출렁이듯이 헤매면서 버티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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