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력 - 스토아 철학에서 배우는 '스스로 운명을 바꾸는 힘'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안종설 옮김 / 심플라이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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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의 개념을 현대적 개념으로 재해석 책이라고 한다. 책 전체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외부상황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 그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이 상황을 어떻게 내면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록펠러나 링컨 같은 옛인물에서부터 스티브 잡스, 오바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로 각 단계의 이야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쉽게 읽히는 반면 일본사람이 쓴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도 든다. 저자 소개를 보면 로버트 그린의 제자라고 하는데 로버트 그린이 쓴 권력의 법칙이 너무 두껍고 딱딱해서 읽다 말아서였을지도 모르겠다.


핀트를 조금만 바꾸면 요즘 많이 나오는 심리학 서적과의 구성과 그대로 오버랩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외부 환경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는 말그대로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포기하고 말것인가 위기를 바꾸면 기회라며 이를 바탕으로 자신을 한단계 점프업 시키는 기회로 삼일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자를 선택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는 관점의 힘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 누구 명언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한쪽 문이 닫히면 반드시 다른쪽 문이 열린다는 생각으로 접근할 수도 있겠다. 두번째 파트를 읽으면서는 아우구스투스의 좌우명이었던 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가 딱 떠올랐는데 이 책에는 언급되지 않아서 약간 의아하기까지 했다. 정공법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부분을 보면서는 우회전략이라는 개념이 생각나기도 했고. 뭐 이 책도 결국에는 자기계발서라 이런 저런 개념들과 겹치는건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마지막 단계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결국 내면의 힘을 기르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순환논리의 오류일 수 도 있겠지만 사실 내면의 힘이 어느정도 이상이 되어야 외부 환경을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도 있고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주어진 상황을 분석하고 적당한 액션을 취할 수 있지 않을까. 뜬금없이 전에 필사하는게 도움이 된다며 몇권의 고전을 필사할 수 있도록 구성한 책중 한권을 사놓고 비닐도 안뜯고 있는게 있었는데 명상록이 아니었나 싶다. 세네카였나... 하여간 오히려 명상록 원전과 더불어 스토아 학파 자체에 관심이 더 생기게 만들었던, 나름 유익하게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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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Messy - 혼돈에서 탄생하는 극적인 결과
팀 하포드 지음, 윤영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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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데 꽤 오래걸렸다. 정리가 되지 않은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지를 알려주는 책인데 책상 정리가 귀찮은 사람들의 핑계가 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엄청난 명언을 남긴 그 유명한 프랭클린도 중요한 서류들이 책상과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있어 만나러온 사람들마다 충격을 받았다는 사실만 말해주면 될테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심적으로 동의했던 부분을 옮겨본다. 어떤 과업이 떨어졌을때 일단 경험과 직관에 따라 시작하는 것과 체계적으로, 분석을 바탕으로 누가보아도 이해할 수 있도록 매뉴얼적으로 접근하는 것과의 딜레마 상황이 종종 있기 때문.


'... 이 이야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할 일을 조직화하는데에도 시간이 든다는 것이다. 일을 조직화하는 시간에 일을 해치우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며, 그 일에 집중하는 동안에는 조직화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도서관처럼 정교한 색인시스템이 필요한 곳도 있고 건설현장이나 수술실처럼 세심한 체크리스트가 필요한 곳도 있다. 하지만 도서관이나 수술실이 아닌 곳에서 조직화는 대개 쓸데없는 맹신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이것도 재밌는 문장이었다. 저자의 표현은 아니지만 참 기발하다고 생각되었다. 얼마나 논리라는 것이 우리를 압박하고 있는지. 이 문장에 이어 나오는 사례가 소위 말하는 '픽업 아티스트'인데 이게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조어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한번 더 놀라기도 했다.


'컴퓨터가 인간을 흉내 낼 수 있게 된 것은, 컴퓨터의 대화하는 능력이 발전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인간들이 갈수록 로봇처럼 말하기 때문이다.'


놀이기구의 획일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는데 사다리의 간격이 일정하다는 걸 알기에 오르내릴때 어느순간부터 발을 쳐다보지 않는다고 한다. 듣고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그거 말고도 구름다리나 정글짐 같은 기구의 간격이나 칸별 사이즈를 전부다 달리해야하는게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조금더 확장해보면 야외 작업시 사용하는 어른용 사다리 같은 물건에도 이러한 원리를 적용한다면 생각없이 반복적으로 하는 업무 때문에 발생하는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이밖에도 규정을 강요하거나 다양성이 아닌 균일성을 추구하거나 일하는 공간을 통제하는 것 등은 모두 창의성의 적이라고 말하며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데 많은 부분을 표시해가며 읽어나갔을 정도로 재밌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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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eeee 2018-01-13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러게요. 간간히 그게 왜? 이라는 부분도 많았어요. 반박 불가는 아니고. 그냥 본인의 의견을 개진하게 위해서 논리적으로 잘 말하는 사람이구나. 이런생각했어요.

steveeeee 2018-01-13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규칙을 정하는거 그 “찾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인데. 왜 그걸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정리하는 시간이 많이 든다고 하는데 실제로 규칙을 정한후에 정리를 하면 시간이 갈수록 정리하는 시간이 덜 들기도라는데 말이죠. 오히로 규칙성이 없기 때문에 정리가 안되는거 아닌가요. 불규칙성 자체가 합리적인 방법이다라고 말하는게. 심리적인 해소는 있어도 다른의미로는 변명처럼 들리는 책이에요

미스터빈 2018-02-17 04:27   좋아요 0 | URL
댓글을 너무 늦게 봤네요. 공동으로 쓰는 공간이라면 색인화, 정리정돈이 찾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주겠지만 개인차원이라면 그 효과는 미미할터이고 오히려 찾으려던걸 찾다가 우연히 오래전에 적은 메모나 다른 자료를 들춰보게되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것에 더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우리가 사랑한 한국 소설의 첫 문장
김규회 지음 / 끌리는책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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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은 뭐라고 불러야 하려나? 국내 3대 문학상인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수상작을 중심으로 저자가 선정한 몇권의 소설의 첫 한두문장과 큰줄거리, 그리고 저자의 이력을 짧게 엮어낸 책이다. (제목은 첫문장이지만 정말로 첫문장만 있는 경우는 많지 않고 두어문장 정도 있다.) 뒤 부록에는 정말 말그대로 다른거 전혀없이 수상작들의 첫한두문장만을 모아 20여페이지에 걸쳐 담아냈고. 한국소설을 좋아하고 즐겨 읽었던 독자라면 오랜만에 자신이 읽었던 책들의 첫부분을 다시 접하면서 그때의 그 느낌을 되새길 수 있을법 했으나 나같은 경우에는 그럴만한 경험이 많이 없어서 다소 아쉬웠다. 누가 말하길 소설에서 첫문장을 쓰기가 가장 어렵다고 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이렇게 많은 소설의 첫문장만을 모아놓은 책을 보는건 색다른 경험이었다.


메인으로 소개된 책 중에 읽어본 책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비롯해서 십여권 정도 되는 것 같다. (그외 첫문장만 소개된 책들까지 더하면 좀 더 되겠고.) 그런데 이중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소나기, 감자, 메밀꽃 필 무렵, 사랑손님과 어머니, 봄봄, 운수 좋은 날, 탁류 같은 책들은 전편을 다 읽은건지 줄거리만 알고 있는건지 언어영역에서 접한 지문부분만 읽은건지 정확히 기억할수가 없어 살짝 스스로 당황스럽더라는.


이 책을 읽은 수확이라면 읽어봐야지 생각만하고 놓쳤던 좋은 소설들을 다시한번 상기시켜줬다는 것이다. 김훈의 흑산 소식을 듣고 한번 보고싶다고 생각만하고 넘어갔었는데 이제보니 칼의 노래도 난 안읽은 상태였고, 배수아라는 작가의 작품을 한번도 읽어보지 못한것 같다는 느낌과 더불어 윤대녕은 오래전 많은 작품을 찾아볼 정도로 즐겨 찾던 작가였는데 은어낚시통신도 놓치고 있었던것을 일깨워주었다. 아니 어쩌면 너무 오래되어서 전혀 기억을 못하고 있는걸지도 모르겠다만 뭐 아무튼. 그나저나 윤대녕씨와 더불어 요시모토 바나나라는 작가의 책을 연달아 찾아볼때가 있었는데 계속 작품이 나오고 있었으려나. 그러고보면 여기 등장한 소설 중 자신이 그 책을 읽었을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어주는 것도 의도했든 의도치않았든 이 책을 통해 얻게된 기회인지도 모를일이다. 그러고보니 지금 쓰는 유리컵 또한 김연수의 소설 한문장이 새겨져있었다. 이런 컵이 작가별 시리즈로 나온다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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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엘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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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컨택트(arrival)의 원작이 들어있다고 해서 영화를 보기전에 한번 읽어보면 좋을것 같아 골랐는데 그거 하나만 있는건 아니었고 여러 작품 모음집이었다. 제목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중간쯤에 있었는데 당장 급할것도 없고 해서 처음부터 읽기 시작.


와 SF소설이 난해하면서도 이렇게 철학적일 수 있구나 놀랐다. 다른말로 하면 어렵다는 말이기도 한데 그래도 이상한 매력이 있는 작품들이 많아서 신기하게 생각했다. 바벨탑 같은 내용은 종교적인 색채를 띤 환상특급 열차를 탄 기분이었고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수학적인 내용을 밑바탕에 깔고 있는데 도대체 이런 아이디어를 어떻게 냈는지 진짜 기발하다고 생각했다. 인생을 순차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통으로 접근한다는 개념을 한장한장 넘겨나가다가 처음 이해했을때는 머리 한쪽을 망치로 내려치는 기분이 들었는데 영화로는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도 너무 궁금해졌다. 소설을 읽으면서 벅차오름을 느껴본게 얼마만인지 스스로 놀랍더라는.


단순히 과학기술이 발전한 미래의 모습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한 것이 SF소설이라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려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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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심리학 - 심리학자가 들려주는 음식에 담긴 42가지 비밀
멜라니 뮐 & 디아나 폰 코프 지음, 송소민 옮김 / 반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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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음식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심리학적으로 풀어낸 책인데 너무 어렵지도 쉽지도 않게 재미나게 읽을 수 이었던 책이었다. 책 제목이 건조한 것이 다소 아쉬웠을 정도로. 그간 심리학적인 책을 몇권 읽은적이 있어서인지 이런 원칙들이 음식과 결합되면 이렇게 해석될 수 도 있었구나 싶은 것도 있었고 상식으로 알아둘만한 정보들, 다음에 한번 써먹어보고 싶은 정보들도 많았는데 그중 써먹기는 힘들어도 겪어보고는 싶은 실험(?)은 바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파란색 갈비.


누구나 '음식 반경'이라는걸 가지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먹는 다는 것은 허기를 채운다는 것이상으로 딱히 생각이 없는 나지만 부담없이 배만 채우고 싶을때, 퇴근길에 뭔가 입이 심심할때, 스트레스를 받을때, 친구가 동네로 찾아왔을때 등 가는 곳이 당연하게도 다르며 누구든 알게모르게 이런 정보를 가지고 있을거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더라는. 그중 다른 사람이 찾아왔을때 데려갈만한 곳의 정보가 소위 말하는 맛집으로 포장되는 것이려나. 


미각은 엄마뱃속에서 이미 각인된다는 정보는 믿을만한 것인지도 궁금했다. 골고루 먹게 만들고 싶은 심정이야 이해못할바 아니지만 임신기간 중 무엇을 먹었느냐에 따라 태아의 미각이 결정된다는건 좀 가혹하지 않나. 뭐 영향을 미치는 것 정도는 이해할법 하지만. 


언젠가 누가 봐도 뻔한 메뉴의 이름을 엄청나게 기발하게 지은 것이 인터넷을 통해 화제가 되었던 걸 본 기억이 난다. 지금이야 그런건 식상해져서 관심을 받기 힘들긴 하겠지만 레스토랑이나 살짝 고급스런 샵에서는 메뉴 이름에서부터 원산지를 밝혀가며 주욱 늘어놓은 걸 종종 보아왔던 지라 그러고보니 그런것도 심리학적인 요소가 담겨있는 것이었구나하고 뒤늦게 깨닫게 되더라는. 분식집 같은 곳에서 살짝만 레시피를 바꿔서 이름을 다르게 적어놓으면 지금도 차별화 요소로서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또 토마토 주스가 비행기 위에서 먹을때 도움이 된다는 정보나(저기압일때 곰팡내(?)가 없어지고 달콤한 맛이 증가된다고.) 마가린은 원래 흰색인데 일부러 노란색을 입힌다는 것, 전기포크라는게 있는데 전기가 흐르는 이 포크로 음식을 먹으면 소금을 덜 넣게 된다는 이야기들도 아주 재밌었고 이 밖에도 들춰볼만한 이야기들이 많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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