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한국 소설의 첫 문장
김규회 지음 / 끌리는책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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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은 뭐라고 불러야 하려나? 국내 3대 문학상인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수상작을 중심으로 저자가 선정한 몇권의 소설의 첫 한두문장과 큰줄거리, 그리고 저자의 이력을 짧게 엮어낸 책이다. (제목은 첫문장이지만 정말로 첫문장만 있는 경우는 많지 않고 두어문장 정도 있다.) 뒤 부록에는 정말 말그대로 다른거 전혀없이 수상작들의 첫한두문장만을 모아 20여페이지에 걸쳐 담아냈고. 한국소설을 좋아하고 즐겨 읽었던 독자라면 오랜만에 자신이 읽었던 책들의 첫부분을 다시 접하면서 그때의 그 느낌을 되새길 수 있을법 했으나 나같은 경우에는 그럴만한 경험이 많이 없어서 다소 아쉬웠다. 누가 말하길 소설에서 첫문장을 쓰기가 가장 어렵다고 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이렇게 많은 소설의 첫문장만을 모아놓은 책을 보는건 색다른 경험이었다.


메인으로 소개된 책 중에 읽어본 책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비롯해서 십여권 정도 되는 것 같다. (그외 첫문장만 소개된 책들까지 더하면 좀 더 되겠고.) 그런데 이중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소나기, 감자, 메밀꽃 필 무렵, 사랑손님과 어머니, 봄봄, 운수 좋은 날, 탁류 같은 책들은 전편을 다 읽은건지 줄거리만 알고 있는건지 언어영역에서 접한 지문부분만 읽은건지 정확히 기억할수가 없어 살짝 스스로 당황스럽더라는.


이 책을 읽은 수확이라면 읽어봐야지 생각만하고 놓쳤던 좋은 소설들을 다시한번 상기시켜줬다는 것이다. 김훈의 흑산 소식을 듣고 한번 보고싶다고 생각만하고 넘어갔었는데 이제보니 칼의 노래도 난 안읽은 상태였고, 배수아라는 작가의 작품을 한번도 읽어보지 못한것 같다는 느낌과 더불어 윤대녕은 오래전 많은 작품을 찾아볼 정도로 즐겨 찾던 작가였는데 은어낚시통신도 놓치고 있었던것을 일깨워주었다. 아니 어쩌면 너무 오래되어서 전혀 기억을 못하고 있는걸지도 모르겠다만 뭐 아무튼. 그나저나 윤대녕씨와 더불어 요시모토 바나나라는 작가의 책을 연달아 찾아볼때가 있었는데 계속 작품이 나오고 있었으려나. 그러고보면 여기 등장한 소설 중 자신이 그 책을 읽었을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어주는 것도 의도했든 의도치않았든 이 책을 통해 얻게된 기회인지도 모를일이다. 그러고보니 지금 쓰는 유리컵 또한 김연수의 소설 한문장이 새겨져있었다. 이런 컵이 작가별 시리즈로 나온다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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