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자의 만감일기 - 나, 너, 우리, 그리고 경계를 넘어
박노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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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교수님 특유의 통렬한 지적들에 동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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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사 산책 5권 - 개화기편, 교육구국론에서 경술국치까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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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권은 대한제국의 공식적인 멸망시점을 다루고 있다. 감정이입은 문학작품에서나 경험하는 센티멘탈이라 여겨왔다. 한국 역사는 나의 과거사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익숙한 전개였음에도 초조하고 안타까운 심경을 경험했다. 저자의 탁월한 서술방식이 만든 드라마틱한 효과일 수도 있겠다. 

  망국의 상황에서 불의의 타협과 묵시적 용인에 대하여 간략하게 검토한다. 묵인이 타협보다는 정당한 행위로 평가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구체적 행위가 없어 최소한 작위에 대한 비난은 면제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묵인은 타협에는 없는 여죄가 추가될 수 있다. 비겁이라는 파렴치다.  결국 정의롭지 못한 행위의 총량으로서 묵인과 타협은 별 다를게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묵인으로 대응하는 태도에 대하여 중도라는 자기위안이 습성화 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을사조약에 따른 의병활동 등의 파장에 비해 경술국치에 대한 국민의 반응은 미약했다. 김용옥 교수는 <논술과 철학강의, 통나무>에서 경술국치 자체에 대한 백성들의 인식이 낮았고 본격적으로 깨닫게 된 시점을 고종황제의 사망무렵이라고 주장했다. 책은 그에 대한 근본적 원인들을 지적하고 있다. 언론의 통제와 민중통제 그리고 의병의 압살 때문이었다.  

   
  일제가 1909년 반포한 범죄즉결령은 경범죄의 경우 재판절차 없이 경찰이 직접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1905년 무렵 일본 도교에서는 순사 1명이 600명을 담당하는데 비해 서울에서는 순검 1명당 129명을 맡을 정도로 엄격한 통제정치가 실시되었다(p.70).  
   

일제가 경성감옥을 증축한 것은 구체적 억압의 준비였다.  조선시대에는 교도소가 활성화 되어 있지 않았다. 많은 형벌이 유배와 태형으로 집행되었다.   

  헌병보조원은 조선시대에 누진된 계층적 갈등의 본격적인 폭발이라 할 수 있다.  

   
 

1908년 6월엔 한국인 헌병보조원 4200여명을 모집해 1908년 9월까지 헌병 1명에 2-3명씩 배치했다. 한국인 헌병보조원은 각지의 악소배들로 몇 푼 안되는 돈을 받고 양민을 무고히 죽이고 숙원을 갚았으며 동리를 겁탈하여 사복을 채웠다(p.84-85). 

  강점기 시대 관리의 60퍼센트가 조선인 이었는데 대부분 말단이었다. 순사보 또는 헌병보조원은 거의 조선인이었다(p.218).

 
   

 본권의 핵심 질문과 응답은 조선 망국 책임론으로 요약된다. 식민사관이 주장하는 붕당의 유전자가 폐국의 직접원인이 되었다는 종류의 주장에 대해 이기백 선생님의 역사와 민족성의 시간순서에 대한 견해가 소개되어 있다. 역사의 결과물이 민족성인 것일 뿐, 민족성이 역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고견이다.   

  망국의 시점을 고찰하면 오늘에도 재현되는 문제점이 발견된다. 저자가 지적한 외국 유학, 학연지연의 치졸한 가족적 신뢰현상 등이 그렇다. 이러한 부정적 현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한국사회의 발전은 한계를 내재하고 있다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한국사회의 발전을 위해 망국과 망국당시의 상황에 대해 와신상담하는 자세가 국가저변에 확산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주장은 결코 진부할 수 없는 교훈이다. 저자가 지적한 한국인의 특질이 새삼 다가온다. 단기적으로는 극단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중용지향적이라는 지적은 결코 낮은 강도의 비난이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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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은 세계사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이시 히로유키 외 지음, 이하준 옮김 / 경당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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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연구에 과학의 활용이 증대되고 있다. 문헌 중심의 고증학적 접근으로 인류과거의  구체적 발견이 요원해 진듯하다. 과학과 역사의식 이 둘간의 결합이 끌어내는 지난세월의 정보량이 엄청나다. 시대를 밝히려는 노력은 알래스카의 빙하, 스웨덴 호수바닥, 지질과 지층, 시베리아 동토를 가리지 않는다. 탄소를 이용한 연대측정은 꽃가루 흔적에 비해 오차가 크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종교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중 질병관련 사항에 시선이 갔다. 부엉이와 늑대를 악마로 여기고 살육했던 종교적 편견이 페스트 창궐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생태계의 먹이사슬의 붕괴가 중세에도 있었던 것이다. 

책은 과거 인류가 환경과의 고난한 갈등을 근거로 오늘날 환경혁명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과거의 여러 혁명은 욕망을 채우는 것이었지만 환경 혁명은 욕망을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의 환경사학자들은 메소포타미아 유역의 염해 발생을 문명의 자살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그런데 오는날 원전의 무차별 건설과 무책임한 관리야 말로 전지구를 대상으로 하는 자폭으로 해석할 수 있다. 후쿠시마에서 다시금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재앙에 대한 실천적이고 시급한 대비책이 마련되길 바랜다. 책에서는 인류의 유머니티 회복을 권하고 있다. 직접성이 결여된 대안제시인듯 하나 실상 매우 중요한 부분인 듯 하다. 원전의 폐쇄를 위해 결국 개인들의 환경혁명 정신이 동원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책은 별 둘을 주었다. 환경의 역사에 관한 일본 학자 3명의 대담을 책자화 했다. 대화체의 글이  난삽하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일본의 사례 소개가 빈번한 것 역시 불편한 느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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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법의 이해
김호.강은애 지음 / 에세이퍼블리싱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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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 내지는 심리학 연구에서 중요한 종속변수로 선정되는 개념 중에 '몰입'이라는 것이 있다. 몰입이란 조직 구성원이 인식하는 해당 조직과의 심리적 동일성 정도로 조작해 볼 수 있다.  몰입이 높을 수록 조직에 대한 애정이 높다는 상관적 체계로 이해하여도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몰입이 증대되어 조직에 대한 충성태도가 강화되었다면 바람직한 구성원의 자질을 갖춘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몰입에 대한 긍정적 결과만 예상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이를테면 자신의 몰입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행태가 발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검토가 미흡한 상황에서 몰입의 정서에 근거하여 개인의 조직애를 설파하려는 태도는 주의가 요망된다.      

  군에서 헌병의 역할은 결코 미약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군에서 중요하지 않은 병과는 없다. 헌병우월주의 같은 몰입은 군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소책자에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매우 기본적인 측면에서다. 책의 제목과는 달리 오로지 헌병의 현안 과제들에 대한 병과 중심적 설득의 의도가 상당 분량을 담고있다는 점이다. 제목을 통해 호기심이 자극되어 구입한 독자들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피할수 없을 것 같다. 

첵의 개정을 염두하고 있다면 '육군 헌병의 현안과제와 발전제언' 정도로 정정해 보길 권한다. 지금 책 제목이 지나친 포장인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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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1-30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15년도에 부족한 부분 보완 후 재개정을 생각하고 있는데, 제목을 논평 주신사항 적극 수렴하도록 하겠습니다^^
 
아파트에 미치다 - 현대한국의 주거사회학
전상인 지음 / 이숲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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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서의 부제는 현대한국의 주거사회학이다. 아파트에 대해 사회학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전체 10개 챕터의 병렬 구조를 취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 아파트의 기원을 일제강점 시기에서 찾았다. 전남일의 2008년 논문을 인용하여 1930년 서울 중구 회현동에 건설된 미쿠니(三國)아파트와1935년 내자동에 증축된 동일 명칭의 아파트를 한국 아파트의 원조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해방후에는 1956년 중앙아파트를 기원으로 삼았다. 그런데 이러한 견해는 발레조의 '아파트 공화국(2010, 서울: 후마니타스)'의 입장과 차이를 갖는다.  줄레조는 1958년 서울 종암아파트를 한국 아파트의 선구사례로 꼽았다. 중앙아파트는 3층짜리 한 개동에 12가구에 불과했기 때문에 아파트로서 기본요건이 미충족 되었다고 평가한 것이다.    

미약한 출발을 하였던 아파트가 이제는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초기 국민들에게 소외되었던 아파트는 현재 70% 이상의 국민들이 선호하는 주거양식으로 추앙받고 있다. 아파트의 경제가치 효용성 등이 결합된 한국사회의 독특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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