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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은 세계사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이시 히로유키 외 지음, 이하준 옮김 / 경당 / 2003년 2월
평점 :
품절
역사 연구에 과학의 활용이 증대되고 있다. 문헌 중심의 고증학적 접근으로 인류과거의 구체적 발견이 요원해 진듯하다. 과학과 역사의식 이 둘간의 결합이 끌어내는 지난세월의 정보량이 엄청나다. 시대를 밝히려는 노력은 알래스카의 빙하, 스웨덴 호수바닥, 지질과 지층, 시베리아 동토를 가리지 않는다. 탄소를 이용한 연대측정은 꽃가루 흔적에 비해 오차가 크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종교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중 질병관련 사항에 시선이 갔다. 부엉이와 늑대를 악마로 여기고 살육했던 종교적 편견이 페스트 창궐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생태계의 먹이사슬의 붕괴가 중세에도 있었던 것이다.
책은 과거 인류가 환경과의 고난한 갈등을 근거로 오늘날 환경혁명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과거의 여러 혁명은 욕망을 채우는 것이었지만 환경 혁명은 욕망을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의 환경사학자들은 메소포타미아 유역의 염해 발생을 문명의 자살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그런데 오는날 원전의 무차별 건설과 무책임한 관리야 말로 전지구를 대상으로 하는 자폭으로 해석할 수 있다. 후쿠시마에서 다시금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재앙에 대한 실천적이고 시급한 대비책이 마련되길 바랜다. 책에서는 인류의 유머니티 회복을 권하고 있다. 직접성이 결여된 대안제시인듯 하나 실상 매우 중요한 부분인 듯 하다. 원전의 폐쇄를 위해 결국 개인들의 환경혁명 정신이 동원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책은 별 둘을 주었다. 환경의 역사에 관한 일본 학자 3명의 대담을 책자화 했다. 대화체의 글이 난삽하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일본의 사례 소개가 빈번한 것 역시 불편한 느낌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