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해야 사랑이다 - 심리학자의 부모공부
이민규 지음 / 끌리는책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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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아이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다짐한다. 실제로 무엇이든 한다. 문제는 그 방법이 아이의 바램과는 상관없이 부모의 입장에서만 흐르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이다. 어느 순간 소통의 부재가 너무 당연하게 돼버린 사회가 됐다. 부모들은 문제가 뭐냐고 다그치고, 아이는 입을 다무는 무한 반복의 상황이다.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하기 보다 소유물로 대하는 자세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표현해야 사랑이다>는 부모의 일방적인 입장만을 강조하던 기존의 시각을 바꿀 것을 당부한다. 특히 사랑을 마음 속에만 담아두고 엄격한 교육만이 미덕인 줄 알던 우리 나라의 정서부터 환기할 필요가 있다. 물론 아이의 버릇없음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오를까 봐 걱정하는 마음은 알겠다 하지만 아이를 존중하는 것과 무작정 받아주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존중한다는 것이 어렵기도 하다. 어려워서 그저 좀 더 편한 방법인 엄한 방법을 쓰는 것일 수도 있다.

뿌린대로 거둔다는 옛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경제활동으로 바빠서 놀아주지 못하다가 은퇴시기에 외로워지면 자녀들에게 서운함을 토로한다. 부모의 손길이 절실했던 아이들의 외로웠던 시간은 망각해버리고 말이다. 거기에 더해 자신들이 채워주지 못하는 시간들을 학습기관에 의탁하기까지 한다. 성적에 대한 기대와 질타는 말할 것도 없다. 그렇게 성장한 자녀에게 존경을 바랄 수 있을까? 이건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다. 사회적 시스템이 가정생활에 할애 할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상황이다. 요즘은 육아에 관련한 복지 등이 늘어나서 예전보다는 환경이 좋아졌다. 하지만 그것도 법적 규정만 생겼을 뿐이지 회사 분위기는 여전히 눈칫밥을 먹는 부모들이 제대로 육아휴직을 쓸 수 없는 형편이다. 앞으로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정부가 도래했기에 많은 부모들이 희망을 걸고 있다. <표현해야 사랑이다>가 보다 적극적인 육아방법에 쓰일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정책과 그 보완책을 잘 마련하길 바란다.

크게 3부로 나뉘어 감성소통이 왜 중요한지, 소통이 가능한 부모는 무엇이 다른지, 사랑의 표현을 어떻게 할 지 등을 열거한다. 1부에서 3부로 넘어가는 목소리가 일관적이라 내용이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저자가 상담한 사례 뿐만 아니라 본인의 자녀를 적극적으로 사례로 들어가며 설명한 덕분에 공감의 폭을 크게 이끌어낸다. 에필로그로 마무리 하면서 사과 속의 씨앗은 셀 수 있지만 씨앗 속의 사과는 셀 수 없다.’는 묵직한 말로 마무리 한다. 책을 읽는 동안 여러 사례를 다 기억할 수 없어도 이 한마디로 부모로서 우리가 하는 노력은 결코 헛될 수 없다는 자신이 생긴다. 무지한 초보부모인 탓에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부딪힘도 많겠지만 그래도 노력을 하고 안 하고의 차이는 크다. 적어도 자녀를 책망하기 보다 자신의 내부에서 문제를 발견할 수 있는 열린 자세를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핵심이다. 소통은 듣는 것이요, 낮은 자세로 임하는 것이다. 책에서 소개한 단 하나의 사례만 실천 해봐도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오랜 시간 자녀와 서먹해진 부모라면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하나씩 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다 보면 결국 나만의 길을 찾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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