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에 미친 청춘 - 한국의 색을 찾아서
김유나 지음 / 미다스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패션 디자이너로서 전도유망한 길을 걷고 있던 작가는 환경문제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천염염색, 그것도 한국의 색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여 전국의 공방을 두루 돌아다니며 소개하는 <색에 미친 청춘>.

요즘들어 환경관련한 사업들이 많이 정착화 된 상태라서 인지 생각보다 전통을 지켜가는 분들이 아직도 건재하시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하고, 한편으론 너무 우리 문화에 무관심했다는 생각에 부끄럽다.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에 채식을 시작하면서 나 역시 의상을 전공했기에 에코디자이너들에 대한 존경심은 있었지만 막상 전공을 업으로 삼지 않다보니 그저 한발 뒤에서 환경을 보호하는 의류사업을 관망만 했었는데 직업적으로 내 관심의 개연성을 찾을 수 없어서 안타까웠었다.

아직 생활 전반에 걸쳐 환경을 보호하는 행동이 부족한데 대한 이유를 '바빠서'라고 하기엔 사회적인 다양한 입장을 소화하면서도 생활 속에 실천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핑계일 뿐이다.

 

환경의 소중함과 의무를 느끼는 사람이 나 뿐이 아니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향해야하는 삶의 모습이 있어도 눈 앞의 이익을 쫓느라 급급하여 늘 같은 매일을 살아간다.

그래서 <색에 미친 청춘>이 갖는 효과가 더 크다.

뛰느라 바쁜 사람들에게 잠깐만 걸으면서 의식을 환기시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진과 큼직하고 길지 않은 텍스트를 담아 흥미를 유발하고 있어 대중에게 어필하는데 탁월하기 때문이다.

 

삶의 여유를 찾기보다 사회를 배우는 것만도 정신없을 젊은 작가가 이른 시기에 이기적인 구조의 사업 시스템을 깨달아 뉘우치고 당장의 성공보다 윤리의식과 전통에 대한 의무감으로 한국의 색 문화를 찾아다니는 모습이 총천연색으로 망라되어 있다.

작가가 비슷한 연배인데다 원체 관심을 갖던 패션분야의 환경과 전통을 지키기를 동시에 추구하는 취지가 큰 공감을 부른다.

조금은 더 나이가 많다고, 이제 디자인에서는 빠져나왔다고 그저 노인같은 기분으로 신퉁방퉁한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또 젊기에 사회적인 잇속을 차리지 않고 순수하게 공방을 탐방하며 감동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작가의 순수함이 한국의 총천연색만큼이나 생기발랄하여 읽는 독자까지 순수하게 기뻐할 수 있게 한다.

천연염이란 늘 낮은 채도로만 접해왔는데 사진으로 보여지는 그 선명함과 밝기에 새로운 사실을 접한 아이처럼 기뻤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않고 각고의 노력 끝에 이뤄지기에 많은 생산은 불가능 하지만 그렇기에 더 소중한 것 아닐까?

자연이란 무한정으로 제공되는 흔한 생산물이 아니라 개체별 개성이 강한 소중한 유산임을 더 절감하게 하는 천연염색...

 

책 만으로도 천연염색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았는데 작가가 직접 천연염색 한 손수건이 동봉되어 있어 연말에 지인에게 책과함께 선물받은 기분이 들어 들뜬다.

색은 또 어찌나 고운지 민들레 홀씨가 비행하는 하늘에 천을날려 본뜬 것만 같다.

한낮에 쏟아지는 별무더기가 손에 쥐어진다.

 

환경과 전통을 담고있어 무거운 소재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색에 미친 청춘>은 작가의 나이만큼이나 젊고 발랄하게 통통 다가오는 책이니 부담없이 읽기 좋다.

혹자는 전통과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진지하게 펼칠지 모르지만 의무에 대한 묵직함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밋밋하게 여길 수 있는 우리의 색이 생각보다 총천연색으로 빛나고 있음을 알게 되어 그 기쁨에 밝고 화사한 이미지의 잔상을 더 강하게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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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자집 2012-01-03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