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시대? 세뇌의 시대!

음식의 심리학 - 심리학자가 들려주는 음식에 담긴 42가지 비밀
멜라니 뮐 & 디아나 폰 코프 지음, 송소민 옮김 / 반니 / 2017년 3월

배고픔의 해소를 위해 식사를 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얼마나 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지 찾아 다니는 소비 문화가 만연하다. 아무리 바빠도 건강에 해롭지 않은 음식 위주로 섭취하려고 노력하며, 과잉 섭취에서 오는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 식욕을 억제하려는 노력까지 한다. 그 일련의 과정들이 순수하게 우리의 의지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일까? 우리 나름으로는 스스로의 판단으로 선택하고 절제한다고 생각했는데, 글쎄? <음식의 심리학>을 통해 그 의문들을 살펴본다.

선호하는 음식의 맛이 단순한 기호의 문제를 넘어 성격에 까지 연관이 있다고 한다. 미각의 돌기 발달 여부에 따라 미식가가 되기도 하며, 음식의 심리학을 일찌감치 깨닫고 구내식당에 넛지 효과를 유발하는 사례도 나타난다. 애초에 체형이란 유전적인 영향이 강하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음식에 비중을 많이 두는 사람도 있는데 아마 기호식품 역시 유전을 타고 오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태아일 때부터 미각이 발달하여 그 때 접한 음식들을 안전하고 친숙하게 받아들인다고 하니, 음식에 대한 우리의 선택은 꽤 오랜 시간의 축적 된 결과로 나타나나 보다. 원래 인스턴트 음식을 좋아하진 않지만 태아를 생각한다면 임산부들은 더욱 신선한 채소와 과일, 곡식 위주의 건강한 식사가 좋겠다. 아무래도 아이가 바로 영향을 받는 것도 있고, 훗날 아이의 편식문제에 골치 아프기 싫다면 말이다. 생각보다 음식을 선택하는데 뇌가 주는 신호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타고나는 감각도 있을 것이고, 나름의 절제 혹은 마케팅 수단의 성실한 노예적 행동을 수행하는 경우 등 다양하다. 아무래도 마케팅의 시대에 살다 보니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은 당분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소량의 섭취는 필요하다. 그럴 때 아무래도 자연식품으로 섭취한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

그 외에도 식당에서 활용 해봄직한 다양한 마케팅들을 소개한다. 다이어터들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펼쳤는데 생각보다 식당의 경영자들에게 솔깃한 정보들이 들어있다. 심지어 팁을 위한 정보까지! 식품윤리까지 나오는데 인간의 끊임없는 윤리의식에서 오는 인간적 딜레마를 고민한다.

지금껏 스스로의 선택으로 이뤄졌다고 여겼던 식습관이 마케팅의 산물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가시적인 만족을 넘어 보다 주체적인 선택을 통해 올바르고 효과적인 식단을 구성하도록 노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식사는 즐거움이라 생각한다. 본인이 먹고 싶다면 건강에 안 좋은 식품으로 분류 된 상황이라도 조금은 먹는 편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그 보다는 내가 맛 있다고 여기는 음식이 정말 맛 있는 것인지, 단순한 고정관념에서 오는 건 아닌지 스스로 돌아 볼 필요가 있다. 음식은 병을 예방하는 최고의 방법이니만큼 시간낭비라고 생각 말고, 찬찬히 시간을 들여 맛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