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드는 동물 목각 인형 - 따라하다 보면 작품이 되는 목조각 입문
하시모토 미오 지음, 이지수 옮김 / 심플라이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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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분야의 미술 입문서는 봤지만, 목각 입문서는 처음 봤다. <처음 만드는 동물 목각 인형>은 조각에 대한 배움에 목적을 두기 보다는 목각인형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이 더 크다. 말 그대로 아마추어들이 혹시 나도(할 수 있을까)?”하고 한 번쯤 생각하게 하는 책. 목판화조차 손을 부들부들 떨며 힘들게 작업했던 나 역시 목각인형을 만들어보고 싶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아마 그 때는 초등학생이거나 중학생이라 손에 힘이 없어서 더 힘들었던 듯) 작가는 나무를 고르는 방법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는데 마치 나무 자체가 우리와 대화할 수 있는 개체인양 살갑게 표현한다. 표현하려는 대상의 성질에 맞게 나무를 고른다는 자세가 목각인형을 작품 이상으로 완성시킨다. 실제 모델인 동물과 함께 나란히 놓고 찍은 사진을 보면 정말 살아있는 것 같다. 움직임만 없을 뿐이지 안에 혼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와 작품 모두에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솜을 넣은 폭신한 인형이 아니라 딱딱한 나무로 만든 목각인형. 촉감은 그러할지라도 작가와 동물의 교감으로 탄생한 작품이란 걸 알아서 그런지 하나같이 따뜻한 느낌이다. 집 떠난 고양이를 추억하려고 시작한 동물조각이 작가로서의 방향을 잡게 했다. 목각인형을 만들기 위한 나무를 고르는 방법부터 나무를 스케치하는 법, 조각하는 순서 및 방향 등을 차근차근 읽어가다 보면 나도 어서 조각 칼을 손에 들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건 밥 로스 아저씨가 참 쉽죠~?”라고 하지만 사실 일반인에게는 엄청나게 어렵다는 사실을 통달한 나이이므로 포기한다. 무엇보다 칼이 무서워서 안 되겠다. (톱질도 해야 함;) 하지만 신랑이 마누라가 스케치만 잘 해주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말에 아기를 위한 조랑말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정말 만들어줬으면!!

여자가 하기 쉬운 작업이 아님에도 작가는 체구가 작은 여성분이라 놀랬다. 그 작은 몸으로 톱질에 칼질에……쉽지 않은 작업임에도 어설프지 않고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 내다니! 몇몇 작품은 귀염성을 더하느라 인형의 느낌이 나지만, 가능하면 실제와 가깝게 재현한 작품들도 많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부터 보인 목각인형을 보고 !’하고 놀랬을 정도다. 지금까지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야에 대한 책이라 신선한 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작품을 만들어가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나무라는 딱딱한 소재로 부드러운 마음을 잘 풀어낸다. 조각뿐만 아니라 일종의 에세이 같다. 저학년에서부터 고학년까지 조각 및 대상을 표현하는 예술에 필요한 마음가짐이 녹아있다. 진작 어렸을 때 읽었다면 표현이 한결 달랐으리라……하지만 지금 읽었으니 이 방법을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다. 단순한 작품활동이 아닌 자연과의 교감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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