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을 바라기 보다 행복을 찾은 사람들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사는 법 -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나 내 길을 찾은 10인의 열정 분투기
한명석 외 지음 / 사우 / 2016년 4월

열심히 산다고 산 것 같지만 마음 한 켠이 허전하다. 문득 발걸음을 멈춰보니 어디로 가려 하는지 모르겠다. 온 길은 있는데 왜 이 방향으로 걸어왔는지 알 수가 없다. 애초의 마음을 돌이켜봐도 이 방향은 아닌 거 같은 마음이 피어 오른다. 누구나 한 번쯤은 바쁜 일상 속에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생각해본다. 하지만 앞으로의 계획이라니 참 불편한 생각이다. 과거를 훑어보고 현실을 파악하여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일은 영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뭔가 전략을 잘 짜야 할 것 같은데 어떤 방식으로 나아가야 할 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사는 법>은 평균수명은 늘어났는데 직업수명은 짧아져 이렇게 우왕좌왕 하는 우리들을 위한 이야기다.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한 가지 포인트가 있다. ‘포기’에 과감하다는 것. 우리는 현재의 삶을 놓을 수 없어 원하는 것을 포기하지만, 그들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사회통념이나 주변의 시선을 만족시키길 포기한다. 그게 대체 뭐라고? 자기만족이거나 대리만족을 충족시켜 주기 위한 인생은 얼마나 딱한가! 물론 그 인생은 그 인생 나름의 책임감과 성실함이 녹아있음은 훌륭하다. 하지만 당사자가 그 삶에 무기력함을 느낀다면 역시 방향전환이 절실하다. 사실 책이 아니어도 이론 적으로는 늘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깨고 나가기 위한 상상을 해보았을 테니 굳이 이론적인 개념은 필요 없을지 모르겠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사는 법>에서는 어떻게 해야 사회적 껍데기를 탈피하여 맞춤옷을 입는지에 대한 방법을 알려주진 않는다. 우리와 같은 일상을 살던 사람들이 어떻게 현재의 만족을 얻게 되었는지, 노동을 행복으로 발전시켰는지 염탐할 기회를 준다. 일종의 다큐멘터리 형식이라고 보아도 좋다. 상황은 다르지만 보다 능동적으로 내면에 귀 기울여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어떤 활동에 기쁨을 느끼는지에 집중했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속 편한 소리 말라는 사람들에겐 뜬구름 잡는 소리 같을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이들의 삶은 노력과 함께 운도 따랐다는 생각은 있다. 하지만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역할을 했을 때 조차 그들은 일반인보다 월등히 성실했다. 어쩌면 뭘 하든 잘 했을지 모르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더욱 날개를 달게 됐다.

인간은 누구나 재능이 있다. 그 재능이 어떤 것인지 알기 위해서는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알게 된다. 주변에서도 사랑해준다. 우리는 모두 행복해 질 의무가 있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사는 법>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책을 읽자마자 원하는 대로 산다는 건 어려울 지 모른다. 시간을 가지고 서서히 나의 행복을 찾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시간을 뚝 잘라서 이미 한 번 생을 마감했다 생각하고, 아니면 나의 30년을 다시 되돌렸다고 생각해보고 하나의 새로운 인생을 상상해본다면, 조금은 허황된 행운이 아닌 현실을 바탕으로 한 행복을 찾아가기 한결 수월할 것이다.

​나도 적은 나이가 아니지. 하지만 남은 날들에 비해 얼마나 젊은가! 30년 후, 50년 후의 나에게 지금의 나는 가능성이 너무나도 많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면서, 리듬을 즐기는 와중에 나의 행복이 찾아지고 있다. 직업적으로 연계된다는 것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 과정이 괴로워서 미루지 말고 꾸준한 노력으로 차근차근 나아가야지. 지금 하는 일 자체는 아무런 매리트가 없다. 어떤 경력도 안 된다. 하지만 여기서 같이 일 하는 사람들이 좋다. 친구를 만나러 일을 하고, 취미생활로 즐거움을 찾는다. 그러다가 취미생활이 직업이 되고, 전 직장이 내 현직장의 업무재료가 될 지도 모른다. 당장 큰 변화 보다는 현재의 삶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다 보면 점점 커지는 즐거움 속에 눈을 뜨리라 믿는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사는 법>을 덮은 채 남 이야기라고 치부하기 보다는 자신의 상황에 가장 부합하는 이야기를 찾아 매일매일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게 어떨까? 오늘은 출근해서 웃음기 없는 상사를 웃기는 미션을 조금씩 계획 해 보자. 나는 상사가 너무 우스갯소릴 잘 하니 맞장구 쳐 줄 스킬을 연마해야겠다. 이 얼마나 笑蘇한 시작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