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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설계도, 게놈 - 23장에 담긴 인간의 자서전
매트 리들리 지음, 하영미.전성수.이동희 옮김 / 반니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현대의학이 아무리 발달한다 한들 모든 질병의 대안을 찾아내기란
힘들다. 과학기술이 발달하여 우주에 위성까지 쏘고 있지만,
정작 소우주인 사람의 몸에 대해 아직도 알아야 할 것들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하여
일반인으로서는 의학연구의 성과만을 오매불망 기다리며 까닭도 모른 채 질병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
인체에 대해 사적으로 배울 기회가 별로 많지 않으니 그 원인을 파악하기 쉽지 않고, 사전
지식이 미약하기 때문에 전문서적을 보거나 의사의 소견을 듣더라도 소 귀에 경 읽기식이다. 무조건
의사의 처방대로 행하기 보다는 자신의 유전자에 대한 정보를 의사와 공유한다면 그 처방에 있어서 보다 효율을 낼 수 있다. 지금까지 집안의 내력을 살핀다는 개념이 없기도 하거니와 어떻게 살펴야 할지 막막하여 살필 엄두가 안 났을
것이다. 전공자가 아님에도 게놈에 대한 전문가의 연구실적을 공유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생명설계도, 게놈>에서는 1번부터
22번 염색체를 생명, 종, 역사, 운명, 환경,
지능, 본능, 충돌, 이기주의, 질병,
스트레스, 개성, 자가조립, 유사이전, 영생불멸,
성, 기억, 죽음, 치료, 예방,
정치학, 우생학, 자유의지로 나누어 각각의
염색체가 가지는 개성을 나열한다. 23쌍의 염색체가 보여주는 인류의 역사를 살피다 보면 염색체가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23쌍이라는 제목을 달았지만 염색체
숫자에는 큰 의미가 없다. 사람보다 많은 염색체를 가지는 생물도 있고 적게 가지는 생물도
있다. 이 실타래의 묶음은
사람을 만들어 삶을 유지시키다가 소멸한다.
내용을 살피다 보면 과학시간에는 배우지 못했거나, 졸아서 놓쳤을 만한 부분들이 많아 흥미롭다. 인간 외에 짐승의
기원에 대해서도 맛보기를 보여주며, 사람에 있어서는 그 진화에 대해 염색체의 역사를 생생하게
펼친다. 우리는 모두 당연하게 태어났고, 자랐으며, 학습하며 살아왔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 내부에서는
끊임없는 변화를 일으키며 단 하나뿐인 나를 살게 했다. 이렇게 격렬한 세상인 내가 인공적인
사회시스템에만 휘둘려 그 자신을 제대로 볼 시간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무거운
내용보다는 흥미로운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서 읽기에 부담은 없다. 위에 언급했듯이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22가지의 개념을 다루고 있는데 IQ나 혈액형 등
시중에 나와있는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의 배경을 보여준다.
재미로 읽기에도 부담 없지만
<생명설계도, 게놈>을 읽으면
사람으로서의 자신이 상당히 의미심장하게 다가올 것이다. 조~금 어려운 부분들은 있다. 하지만 손 안에서 언제든 검색 가능한
시대 아닌가? 백과사전을 바로바로 검색 해 보면서 읽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니 ‘게놈’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가 읽어도 이해할 수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사람에 대한 그릇된 편향적 사고를 개선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