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고독한 갈망하는 크레스

크레스 ㅣ 스토리콜렉터 27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4년 11월

이야기의 조합에 있어 이렇게 자연스럽게 SF와 로맨스를 섞을 수 있는 능력은 흔치 않을 듯 싶다.

청소년 소설 이라기에는 제법 방대한 분량의 소설이기에 어린이들에게 지루하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었지만 작가 특유의 흡입력이 있기에 어린이라고 해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다.

어려운 내용인 것도 아니고 그저 우리에게 익숙한 캐릭터들의 새로운 모습이기에 어른이 읽었을 때는 반갑기까지 하다.

물론 어른의 시각에서는 다소 유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유치하고 뻔한 내용에서 반가움과 만족을 느끼는 것 아닌가.

원래 드라마도 알면서도 보고 오히려 예상치 못한 결말에는 찝찝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마리사 마이어의 신더시리즈는 어른인 우리에게 유년기의 추억을 환기시켜주고 캐릭터들의 재창조를 통해 새로움을 맛보게 한다.

시리즈물은 전작의 출현했던 엑스트라 정도의 인물이 주연으로 대두하여 전개를 이끌어나간다는 재미도 있다.

이미 신더의 존재를 알린바 있는 <신더>에서 신더에게 레바나 여왕의 눈치를 보며 연락을 취했던 바로 그 소녀가 크레스다.

마리사 마이어는 작품을 전개할 때마다 인물들 간의 설정에 있어 조합을 염두에 두고 창조하는 재미를 스스로 즐길 줄 아는 작가다.

작품 자체가 그리 무겁지 않은 것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책을 통해 작가의 집필에 대해 즐기는 즐거움이 느껴져 독자로서도 경쾌하다.

어쩌면 <크레스>에서 다음 작품의 주인공이 탄생할지도 모르니 사소한 인물 하나 놓치기 아깝다.

크레스는 지금까지 신더 시리즈 중에서 가장 연약한 캐릭터다.

고립된 채 누군가에 의해 좌우되는 인생을 산다는 설정이 현대인들에 가장 비슷하지 않나 싶다.

모든 캐릭터들이 진취적이고 영웅적인 면모를 보여 다소 나와 같다는 느낌이 적었는데 크레스만큼은 가장 정이 많이 간다.

특히 개인적으로도 할말을 다 하는 편이 아닌데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고립된 채 사는 인생이었기에 더 그렇다.

그러면서도 지극히 소녀다운 소망을 품고 사는 모습이 퍽 인상 깊다.

사랑스럽다고 해야 하나?

작가의 소녀시절 로망이 어땠는지 궁금하게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청소년작품을 집필하는 작가들은 영원히 늙지 않을 것만 같다.

그들의 작품을 통해 그 시절 내 감정들이 새록새록 솟아날 정도인데 직접 문장으로 표현해내는 그들은 과연 평소에 어떤 감정으로 살지 무척 궁금하다.

물론 무조건적으로 낭만적이거나 공상적이기만 하지는 않겠지만 분명 일반인에 비해 타인에 대한 감정에 좀 더 이해가 많은 사람들이겠지.

가끔은 이렇게 자유분방한 정신상태로 빠지는 것도 참 좋다.

이성과 감성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다면 책을 통해, 책을 따라 흘러가보는 것은 어떨지?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