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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은 연인 ㅣ 스토리콜렉터 25
알렉산데르 쇠데르베리 지음, 이원열 옮김 / 북로드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스릴러지만 우아하다.
그러나 특수한 영웅을 내세운 작품보다 박진감이 뒤지지도 않는다.
여성. 그것도 평범하기 그지없는 여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악명 높은 연인>은 인간의 탐욕을 살벌하게 보여준다.
처음부터 그 세계에 몸을 담고 있다 해도 견디기 힘든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소피라는 평범한 간호사는 순식간에 놀라운 적응과 판단력을 보여준다.
누구나 속에는 열정이 있고 부딪히면 다 할 수 있다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그 와중에 정말 견디지 못하는 경우는 포기하게 되는 법이건만 소피는 놀라운 기지를 보여주며 다양한 관계 속에서 이물감 없이 변화한다.
지금까지 스릴러물에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해도 보호받거나 장애물로서만 존재해왔다.
하지만 최근의 경향인지 요새 본 소설에서는 여성이 직접 가담해 그 핵심에서 전개를 이끌어가더라.
여성의 입장으로 보았을 때 그런 통찰력이나 기지가 부럽기도 하고 남성의 시각에선 어떤 점이 흥미로울지 궁금하기도 하다.
원체 과격함이 불편한 나로서는 이 정도의 스릴러도 심장마비가 걸릴 것 같다.
책이니까 적당히 상상하며 지나갔지만 과연 영화로 상영되었을 때 맨 정신으로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요즘은 점점 그 선정성이 더해지기 때문에 아마 영화는 못 볼 것 같다.
우리나라의 조폭 영화들은 개그코드를 더해서 재미있게 만들긴 하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장면이라도 잔인하면 안보는 나이기에......
스토리 콜렉터 시리즈에서 문학적 작품을 고르기도 하던데 요새는 독자들에게 그런 작품이 인기가 없는지 스릴러물 위주로 구성되는 게 좀 아쉽다. 어딜 가나 경제논리가 우선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인가보다.
<악명 높은 연인>은 앞에서도 말 했듯이 인간의 탐욕이 원인이 되어 그 끝도 없는 욕심이 사건을 부풀린다.
제법 두께가 있는 책이다 보니 등장인물들도 상당히 많은데 정교하게 얽힌 관계가 사전에 치밀하게 잘 구성이 되어있어 작가의 호흡이 놀라울 뿐이다. 게다가 한 인물 내에서 보여지는 복합적인 감정에 대해서는 그 인격에 대해 감히 함부로 판단할 수 없게 한다.
결국 우리도 교양 있는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어쩌면 험악한 일상을 업으로 삼는 사람보다 더 잔인할 수 있는 본성이 숨어있음을 깨닫는다.
더욱 비열하고 비굴하고 치열한 그들의 모습 속에서 감성이 묻어나는 모습을 볼 때면 잠깐이라도 마음이 이완된다.
성장하면서 판단하는 눈이 점점 성숙해진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남이 아니라 내가 나를 볼 때조차도 단편을 볼 뿐이다.
그런 와중에 판단이라니......그 역시 사람의 망각과 오만이 있기에 가능하지 싶다.
선선한 가을이라 그런지 더욱 서늘하게 느껴지는 <악명 높은 연인>.
영화란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법이니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영상에 대한 기대치와 표현의 한계가 있어 실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더 풍부하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기에 알고도 보는 재미를 느껴보시길...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