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캐치 유어 데스
루이즈 보스.마크 에드워즈 지음, 김창규 옮김 / 북로드 / 2020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대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다음엔 무슨 일이 일어나려나?

정신없이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막판을 향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스릴러물이 대부분 속도감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캐치 유어 데스>의 경우는 전환되는 텀이 워낙 담백해서 지루할 새가 없다. 우리가 늘 접하는 부분인 질병문제를 가볍게 넘기는 게 현실이지만 사실 음모론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조심해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과유불급이라지만 너무 태평한 마음으로 있는 다는 것은 태만이 아닐까? 적어도 무분별하게 언론이나 사건에 휘말려 정책의 희생물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일이다.

단지 임상실험 지원자가 아니더라도 알게 모르게 홍보나 권장식품 등에 현혹되어 의도치 않은 소비를 하게 된 적은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

     

얘기가 샜는데 일단 책에 대해 얘기를 하자면 첫사랑을 만난 곳, 치열한 대학생활의 마지막에 휴식을 준 곳으로 아름답게 기억되어야 할 장소가 순식간에 악몽의 장소로 변하면서 얘기가 시작된다. 세월은 순식간에 흐르고 여주인공의 퇴색된 모습이 등장하는 것처럼 그녀의 기억조차 의도적으로 억압받고 있어 스스로의 기억을 찾아가면서 내용이 전개된다. 스티븐이 살아있길 바라는 일말의 바람이 있었으나 씁쓸한 재회는 역시 오히려 가슴을 비통하게 만드는 법이다. 그저 스릴러물이라기엔 로맨스와 모정을 보여주는 감수성 풍부한 소설이다. 확실히 미국적인 영웅의 등장은 없었지만 영국의 깊이가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영문학을 배우면서 지루할 줄 알았던 영국의 문화와 역사가 오히려 그 깊이에 대해 이해하면서부터 영국의 현대소설이 궁금했는데(판타지 말고), 바로 영국작품을 접하게 되어 더 즐거운 마음에 읽었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는 매력이 두드러진다. 주인공은 완벽하지 않고 결함이 많지만 그래서 더욱 인간적이라 정감이 가는데 그게 영국 소설의 매력이겠지(주인공들의 학력이 높거나 전문적 기술이 특출하다는 건 역시 소설의 특권이고 내가 말하고픈 건 그들의 정서나 환경에 대한 것). 

혼사 집필해도 갖가지의 길을 헤매는 법이건만 두 명의 작가가가 함께 작업하다니 드문 일이다. 게다가 이렇게 베스트셀러 반열에 작품을 올리다니 두 사람이 합리적이던지 정말 깊이 잘 통하는 것이겠지. 한 사람이 쓴 것처럼 산만하지 않게 내용이 유지되면서도, 쉽지 않은 내용을 다루고 있어 자문을 구할 일이 많았을 텐데 그 에너지가 쉽게 방진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 두 사람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읽는 내내 무슨 일이 기다릴지 알 수가 없어 손에 땀을 쥐고 봤다. 당장 내일이 시험임에도 (이미 시험에 대한 준비는 끝낸 상태였기에 가능)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중간에서 멈춘다는 게 괴로웠을 정도였다. 치열했던 작년에는 단편소설조차 맘 놓고 읽지 못했고, 그 상태가 이어져 소설을 즐기지 못했는데, <캐치유어 데스>의 흡입력에 다시금 독서의 감이 살아났다. 

전에는 알지 못하던 영국에 대해 어느 정도 공부하는 과정에 읽다보니 지명이나 기후에 대한 묘사에 보다 공감할 수 있었던 부분에선 역시 독자로서 갖춰야 하는 작가에 대한 성의도 독서의 질을 좌우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는 바다.

     

시작부터 뜨겁게 시작하는 스릴러물이라 단숨에 읽어버렸다. 시험기간이었음에도 오히려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던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쁠 때 일수록 책을 읽을 엄두를 내지 않는데 그건 습관이 안돼서 독서가 휴식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아마 습관을 들인다면 육체의 오감이 최대한 적게 활동하면서 창조적으로 쉴 수 있을 텐데...

나는 이제 시험과 과제가 끝났지만 많은 사람들이 중간고사 중일 것이다. 시험이 끝나기 전에 보는 건 쉽게 권할 일이 아니지만 모든 급한 일정을 끝내고 머리도 식힐 겸 보기에 최적의 책이라 생각한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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