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스 테일 2 스토리콜렉터 21
마크 헬프린 지음, 전행선 옮김 / 북로드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뉴욕이라는 거대한 도시와 장대한 시간의 흐름을 담아내서 인가?

아름답다라는 말 보다는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어지럽다. 한편으론 생각만큼 흡입력이 강하지 않아 스스로 독서의 속도를 내느라 지칠뻔했다. 이런 경우는 정말 처음인데 어쩌면 지금 다른 상황으로 지쳐서 그런지도 모른다.

분명한 초점을 찾기 힘들 정도로 '윈터스 테일은' 한가지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다양함을 아우른 각성을 시사한다.

우리나라에도 시공간을 넘나들며 장마다 화자가 바뀌는 역사소설이 있는데 그는 어지럽기 보다는 오히려 빠른 전환성과 신선함을 선사했다. 번역을 거치는 동안 언어적 차이로 인해 작가의 표현력이 온전히 전해지지않아 원작의 매력이 많이 줄었을지도 모르지만 왠지 비교되었던 그 작품이 자꾸 떠올라 생각보다 기대에 못미친다는 생각이 든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볼륨감이 대단해서 담을 수 있기도 하지만 내용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다양한 방면의 시각을 환기한다는데 박수쳐주고 싶다. 이렇게 끝까지 꾸준하게 마무리 할 수 있는 그 근성도 대단하다.

무모한 선택과 행동들, 예측할 수 없는 상황들이 지루한 분위기 속에서도 따끔따끔하게 졸음을 깨트려준다.

정신이 없음에도 배경이 겨울이라서인지 그저 방방떠서 혼란스럽기만 한 것은 아니고 차가운 공기에 다소 가라앉혀지는 효과가 있다.

주인공의 믿을 수 없는 상황과 능력들이 겨울의 입김에 '그럼직하게'느껴진다.

여름보다는 유독 겨울이 판타지를 더 매력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인지 돌이켜보면 겨울을 소재로한 판타지 작품들이 상대적으로 꽤 많다.

날씨가 좋아 육체적인 제약 없이 하루종일 자유분방함을 느낄 수 있어 차마 차분한 시간에 할애할 시간이 마땅찮은 여름보다 환경적인 제약으로 여가시간을 따로 찾아야 하는 겨울의 날씨적 특성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유년기때부터 워낙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아랫목에서 이야기 책 읽어주는 할머니'에 대한 로망이 강하다.

'윈터스 테일'은 내용은 정신없긴 했지만 제목부터 나에게 그런 종류의 강한 향수를 끌어내며 잡아당겼다.

오히려 원작이 궁금해졌다. 그 서정적인 문장 표현들을 직접 확인해보면 더 감동적일 것 같다.

전체적으로 내용에 대한 전개보다 순간수간의 장면에 대한 표현력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소설이라기 보다는 한편의 긴 시를 보는 듯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비유해서 광고한 문구는 적절했던 것 같다.

물론 하루키는 전개에 대해서도 독자를 시종일관 놓지 않지만 그건 개인의 취향이니 논외로 하겠다.

정신이 없다고 했지만 볼륨감과 제목에서 느껴지는 기대가 대단했기에 상대적으로 느껴지는 엄격한 판단일 뿐이고 작품 자체만으로만 보자면 아직 겨울의 느낌을 완전히 지워버리기 전에 한번쯤 환상을 접지 말고 접해볼만한 작품이다.

나에게 겨울이란 육체적으로 힘든 상황을 선사하지만 봄을 위한 필수적인 계절이다.

한편으론 물리적인 제약으로 인한 정신적인 확장이 활발해지니 어쩌면 간절한 계절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에 어린이와 같은 순수함과 환상에 대한 동경을 품고 있다.

차갑고 맑은 겨울이 기운이 다 가기 전에 그 환상성을 맘껏 띄워볼만한 작품이니 시간이 난다면 읽어보기 바란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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