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살해 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
곤도 마코토 지음, 이근아 옮김 / 더난출판사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병원을 자주 가서 조기 진단받고 초기에 치료해버리는 것을 현명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만연해있다.

애초에 음식으로 고칠 수 없는 것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는 글에 감명을 받아 그 후로는 응급실행이 아니면 병원을 찾지 않는 나이기에 부모님들은 조바심을 내지만 나이를 제하고라도 나는 체격에 비해 꽤 건강한 편이다. 오히려 부모님들은 병원을 다니는 만큼 쇠약해지신다. 비단 나이 때문만은 아니다.

의사에 너무 의존적이 되어버려 스스로가 자신의 몸에 대한 생각을 멈춰버린 것은 아닐까?

선무당도 못 되는 지식수준에 너무 막연한 생각을 가졌을 뿐이지만 "의사에게 살해 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이 내 생각에 힘을 실어주어 방금 힘주어 읽어드렸더니 몇몇 부분에서 수긍하신다.

 

사실 암을 초기에 발견하면 마치 축복이라도 내린 양 감사해하며 당장 수술로 제거해버린다. 물론 싹을 잘라버린다는 취지에서 위험요소를 없앤 건 잘한 일인지 모른다. 하지만 수술을 위해 준비하는 동안과 그 후 처리과정을 차치하고라도 당장 그 수술만으로도 사람의 몸에 가해지는 피해를 감수할 만한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진행할 일이다.

곤도 마코토 의사는 암을 수 차례 연구한 의사로서 어쩌면 편집증적인 발언으로 괴짜소리를 듣는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화자의 입장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 항암치료에 지친 당사자와 가족들이 마지막 빛을 바라는 심정으로 주로 찾게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항암치료는 암을 잡다가 사람 잡는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저자에 많이 동의한다.

 

권하고 싶은 책 중에 하나가 되었지만 한가지 걱정이 되는 것은 뭐든 과하면 해가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겠다. 진료나 처방, 약이 과하면 해가 되듯이 치료의 방법에 있어서도 한가지만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소리다. 환자는 오랜 병환으로 지치든 바빠서 다양하게 신경 쓸 겨를이 없든 의사보다 시야가 좁을 수 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의사는 자신의 주관에 입각해서 처방해주는데 직접 자신의 환자라면 상황에 맞게 조언을 해 주겠지만 "의사에게 살해 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은 책 이다 보니 기존의 과도한 의학 상식들을 꼬집느라 다소 편향된 느낌이 없지 않다.

 

조작에 가까운 건강수치들에 불만을 품던 나였기에 반가운 팁들이 눈에 띄었지만 또 개인차를 생각지 않고 맹목적으로 따르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약간은 걱정이 된다. 그리고 저자도 그렇고 다른 의사들이 권하는 권장 식품들에 대해서도 본인들이 잘 판단해서 받아들였으면 한다.

 

제목에서부터 저자의 과격함을 느낀 사람들은 이미 감지 했겠지만 내용적인 부분에서도 갸우뚱하게 하는 과도한 발언들이 등장한다. 들을만한 목소리지만 분별 있게 수용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겠다.

나 역시 일개 독자에 불과하기에 혹하는 부분은 상당하지만 음식에 관해서는 약만큼 신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전부를 받아들일 순 없겠다. 일단 내가 먹고 운동하며 거친 내 몸에 대한 실험결과들과 엇나가는 내용도 있기 때문이다. 그건 저자가 틀렸고 내가 특이체질이라서가 아니라 개인의 상황마다 필요 되는 식품이나 운동이 다르다는 거다. 건강관련 책 중에 약보다 식품을 권하고 자연치유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을 가진 저자를 보면 힘을 실어주고 싶다.

 

곤도 마코토 의사 역시 자기 길을 꾸준히 가는 것 같아 보기 좋지만 독자나 환자로서 어느 한 사람의 말만, 처방만 맹신하지 말았으면 한다. 저자는 의사의 말을 맹신하지 말라는 의도이지 병원을 끊으라는 말이 아니다. 몸의 이상이 느껴질 때만 병원을 찾아도 충분하며 일부러 병원비 쓰지 말고 평소에 몸에 보험을 들 듯 운동도 하고 건강하고 맛있게 먹으면 된다. 가끔 몸에 나쁘다고 해도 좋으면 먹어도 좋다. 그 부분에 대해선 정말 찬성이다. 그 음식이 지병에 대한 피해가 막심한 경우는 지양해야 하지만 일반인의 경우에는 가끔 섭취하는 정도는 미각에 대한 만족을 위해 나쁘지 않다. 그로 인해 행복을 느낀다면 스트레스가 감해져 면역력이 증가할지 또 누가 알겠나?

 

파트별로 강한 주제를 앞세워 주목을 유도하며 내용 자체가 어렵게 기술되지 않은 탓에 일반인들이 가진 약품에 대한 맹신적인 부분들을 수정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정말 절실하다.

의료보험수준이 높은 덕분에 사람들은 의사의 얼굴 보는 횟수와 자신의 건강이 비례한다고 믿기라도 하는 듯 열심히 병원을 다니고 있다. 병원을 다니는 것은 좋지만 생활습관을 바꾸려는 노력도 없이 의사에게 어디가 왜 아픈 거냐고 묻는 것만큼 게으르고 바보 같은 짓은 없다는 것을 절감하게 한다.

 

물론 머리로는 알지만 실천하기 힘든 부분이라는 것을 안다. 그럴 때 마다 이렇게 환기시키기 위해 좋은 책이라는 것이다. 주변에 권해도 좋고 아니면 그리 어렵거나 긴 내용이 아니니 그때그때 부분적으로 읽어줘도 효과가 좋다. 호불호가 갈릴 게 분명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몸에 대해 성찰하고 병원을 찾기보다 스스로는 몸에게 투자하지 않은 채 의사의 처방만을 바라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돌볼 계기를 제공한다. 평소에 너무 병원을 맹신하거나 본인의 병원의존도에 대해 의문이 인다면 한번쯤 자가점검을 위해 읽기 좋을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