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교양을 읽는다 - 인문고전 읽기의 첫걸음
오가와 히토시 지음, 홍지영 옮김 / 북로드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서양의 고전을 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분명 번역서로 보고 있는데도 말이다. 눈으로 보인다고 머리에 새겨지는 것이 아니기에 그렇다. 과학분야가 각광을 받으며 인문학이 밀리는 듯 했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그 모든 곳에 인문학적 이해가 지니는 가치가 상당하기에 현실적이지 못한 학문으로 치부되었던 철학이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최근의 나는 철학이란 그저 말장난에 불과하다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철학의 논리가 가지는 비틀고 꼬는 과정이 현실적인 대안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학을 좋아하면서도 철학의 이런 비현실성에 대해 공감하지 못했던 이유는 아무래도 탁상공론의 성격이 짙기에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린 시절부터 말 보다 행동이 우선해야 한다고 배워왔기 때문에 이론만을 가지고 설전을 벌이는 사람들에게 딱히 신뢰가 안 갔던 것이다. 그럼에도 교양과목이라 선택하지 않으려 했던 철학분야를 지인의 권유와 개인적인 사고의 전환으로 인해 슬쩍 들여보게 되었을 때 생각 외로 삶을 녹여내는 문학작품의 한 장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이전보다 친숙하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그건 강의하는 교수님의 역량에 빨려 들어간 것이겠지만 말이다.

 

서론이 늘 쓸데없이 길어졌는데 철학을 접할수록 내 자신이 얼마나 군더더기와 모순이 많은 사람인가를 절감한다. 또한 일상에서 꽤 비논리적인 언어를 아무렇지 않게 구사해왔다는 것도 이번에 깨달았다. 그래서 수업 외에 다른 책을 통해 철학을 쉽게 접하고 싶었는데 그런 면에서 『철학의 교양을 읽는다』는 그 다리 역할에 적합하다고 여겨진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철학’,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철학’, ‘나를 발견하기 위한 철학’, ‘올바른 판단을 위한 철학’,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철학’, ‘인간사회의 발전을 위한 철학 6부로 나누어 삶에 대한 주제에 대한 서적들을 유형별로 분류를 해 놓고 있다. 소개글처럼 입문자들에게 철학자들의 작품에 대한 쉬운 접근을 위한 설명이 주를 이루지만 48권이나 되는 책을 한꺼번에 쏟아 부으며 소개하다 보니 깊이까지는 욕심내지 말기 바란다. 아마 읽다 보면 본인이 좀 더 알고 싶어지는 작가 및 작품이 생길 것이고 『철학의 교양을 읽는다』는 그저 가이드 역할만을 해 준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개인 적으로는 철학자와 작품에 대해 좀 더 새로움을 느끼고 싶었으나 안내서에 불과한지라 아쉬움은 있었다. 하지만 목적에 맞게 잘 쓰여진 책이니 일단 철학에 발 좀 담궈 보고 싶은데 대체 무슨 책부터 접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고전은 너무 어려워서 엄두가 안 난다 싶은 사람들에게 어렵지 않게 철학자들과 그들의 성향에 대해 어림짐작 할 수 있게 해 주니 본인 스타일에 맞는 작품을 찾아 읽으면 된다. 아니면 그 위에 인생과 접목시켜 나온 철학서적인 꽤 있으니 그를 통해 인문학을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고전이 괜히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것이 아니다. 무수한 문학작품을 통해 익숙한 고전의 가치를 인문학에서도 배제하지 않길 바란다. 무엇보다 고전의 가치를 모르지 않을 많은 사람들에게도 인문학은 쉬운 분야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인 우리가 인문학을 접해야 하는 이유는 살아있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철학의 교양을 읽는다』은 어려워서 무조건 못하겠다는 생각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가교역할을 하는 책이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