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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 지음, 우진하 옮김 / 북로드 / 2013년 8월
평점 :
한동안 습관적으로 해오던 채식의 초기시절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
환경관련 서적을 읽다가 채식을 시작한 나였음에도 데이비드 드 로스차일드가 세계적인 환경운동가라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채식에 대한 의미를 잊고 살았나 보다.
자연에 대한 반성의 자세로 인간으로서의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정신을 주창하던 나였건만 어느새 개인적인 욕심에만 빠져 사회적인 움직임을 듣지도 보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마 계속 관련단체들을 주시했더라면 <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가 출간 되기 전부터 눈을 번뜩였을 텐데...
그래도 이렇게나마 다시 나를 환기시켜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지금은 채식인에 대한 인식이 그리 고깝지도 않고 호의적이기까지 한데 그럼에도 여전히 환경에 대한 움직임이 그리 적극적이라는 건 못 느끼겠다. 사회 속에서는 아직도 고립적으로 환경을 위한 캠페인이 다소 지친듯하게 유지되는 경향도 없지 않다.
여전히 소수에 불과한 캠페인일 지라도 지구를 위한 유명인사들의 환경 구호 활동은 뜻을 같이 하는 일반인들에게 큰 힘이 되는 법.
플라스티키의 의의는 도전정신과 윤리가 합치 된 실행의 성공적인 결과일 뿐만 아니다.
이제는 열풍을 분 이후로는 시들해졌다 싶은 환경운동의 권태로움 속에 새로운 시도를 통한 역동성을 부여했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단체라도 생명체처럼 늘 꿈틀댄다.
나와 같이 환경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생활 전체를 개선했던 사람도 홀로 해 나가다 보면 정체기를 맞게 되는데 그럴 때 매스미디어나 유명인사들의 '함께'하고 있다는 움직임이 느껴지면 권태를 느꼈다가도 활력을 되찾는다.
그 동안 얼마나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짐을 알면서도 스스로를 방치했는지...
당장 버리는 쓰레기 량이 확 줄게 됐다.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 량이 엄청나다는 것을 듣기만했지 실감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로 인해 다른 지구와 개체들이 받는 고통을 생각하면 사람의 권위적이고 오만한 낭비행태는 자연에게는 깡패 수준이다.
윤리적으로 옳고 그름을 떠나서 부메랑효과를 생각하면 우리의 무분별한 쓰레기 방출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저자도 인정하듯 플라스틱은 이미 우리의 삶에 깊숙이 녹아있고 플라스틱이 주는 효용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
환경에 좋지 않으니 당장 끊자!가 아니라 어차피 쓸 거라면 좋은 방향으로 이용하자는 거다.
많은 사람들이 친환경 적으로 입고, 먹고, 쓰려고 노력하는 움직임이 적지 않은데 몰라서 못하는 사람도 꽤 있다.
아무래도 일반인들은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나 직접 검색하고 알아보는 것이지 평소에는 관심이 없으니 알 수 없다.
<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에서는 항해내용과 더불어 환경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소소하게 보여준다.
배를 페트병으로 구성한다는 아이디어도 참신했지만 바로 그 배를 타고 플라스틱이 해양오염에 주는 심각성을 일깨우러 다녀왔다니 어쩌면 무모해 보이는 그 도전정신이야말로 우리가 잊고 산 진정성의 발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갑부의 막내아들이라는 화려한 수식어구 때문에 그의 행보가 오해를 살 여지도 없지 않을 것 같아 우려되는 바는 있으나 이미 많은 구설수를 겪었을 상황임에도 환경운동의 여러 활동을 지속해왔다는 것 만으로도 이 사람은 진짜다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환경을 위한 채식은 가끔 외롭긴 하다.
그럴 때 마다 '함께'하고 있는 이런 움직임들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또한 몰라서 못했던 사람들이 <플라스티키, 바다를 구해줘>를 읽고 조금이나마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자 노력하게 된다면 저자의 항해는 애초에 생각했던 목적보다 훨씬 많은 효용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될 것이고 말이다.
북로드에서 늘 흥미위주의 책만 읽어왔다가 처음으로 내 궁극적인 이념과 관련한 책을 읽게 돼서 너무 기쁘다.
앞으로도 좋은 내용의 책을 많이 실을 수 있긴 진심으로 바란다.
"해당서평은 북로드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