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명의 술래잡기 스토리콜렉터 14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익숙한 놀이인 '다레마가 굴렀다.'를 통해 잊혀진 기억에 대한 각성이 이뤄진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두 번쯤은 해 봤을 듯한 놀이가 일본에도 명칭만 다르게 있었다니 반갑다.

그러고 보면 나도 그 놀이를 저녁쯤 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 생각 해 봐도 그 많은 아이들을 등 뒤에 두고 홀로 눈을 가리고 술래를 한다는 게 참 외로워서 너무 싫었던 기억이 난다.

어린 시절 나는 애정 결핍인지 술래가 되는 것이 '진다'는 것 보다 '외로워서'참 싫었던 것 같다.

홀로 등 뒤를 보지 못 하는 것도 무섭고,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하는 그 너머의 것을 본 다는 것은 외롭다. <일곱 명의 술래잡기>를 보며 작가 역시 그 놀이에 대한 느낌이 그랬던 것일까 하는 동질감이 느껴졌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동음이의어나 유사어를 통한 언어유희를 즐기는 편인데 미쓰다 신조는 민속학 전공이라 더욱 문자를 통한 장난이나 비유를 좋아하는 것인지 일본어에 관심이 있어 짧은 지식으로나마 쉽게 공감 할 수 있어 다행이었지만 기초적인 일본어에 대한 이해가 없었더라면 전체적인 내용엔 지장이 없겠지만 소소한 재미를 놓칠 수 있다.

아무리 작가가 각주를 달아 놓아도 자연스럽게 느끼는 재미는 확실히 다르다.

이래서 원서를 직접 읽을 수 있어서 그 재미가 배가 되는 것인데 아직 그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아쉽다.

 

작가의 의도대로 끌려가는 지라 원체 범인을 예측하지 못하는 성격임에도 이번엔 좀 뜨악했다.

스토리를 따라 범인을 추리해보는데 급급해서 오히려 예측하기 힘들었는데 <일곱 명의 술래잡기>는 빠른 독서보다 한 템포 늦춘 속도로 차분히 생각해 봐야 범인에 대한 예상이 조금은 가능할 것 같다.

물론 추리소설 매니아들은 예측했을지도 모르지만 추리소설을 그렇게 봐도 스토리에 중점을 두고 읽는 나는 추리력이 늘지 않는지 범인을 추려가는 과정이 순수하게 재미있다.

하지만 내가 사고력이 약한 탓인지 범인이 파악되었을 때는 좀 허망하기도 했다.

뭔가 인과응보를 제대로 보여준다기 보다는 '이럴 줄 몰랐지?'하는 데 더 중점을 둔 느낌이다.

 

표지에서 보이는 괴기스러움이 과학적 추리를 보여주기 보다 초자연적 현상을 다룰 것이라는 작풍을 잘 살리고 있다. 사람이 사는 데는 논리적인 설명이 통하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에 소설을 통한 민간신앙이나 초자연적 현상들이 반가운데 <일곱 명의 술래잡기>는 좀 더 호러적인 부분을 살릴 수도 있었지만 약했고 분위기만 살리는 편이라 아쉬웠다.

초반의 미스테리한 묘사를 시작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는 호러의 느낌이 있지만 과거의 트라우마를 통한 공포를 부각시켰을 뿐 범죄현장에 대한 죄의식이 빚어낸 억지로 잊혀진 기억에 대한 조각이었다.

 

스릴 넘치는 전개는 아닌지라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과 결말이 다소 맥이 빠지는 느낌이 있다.

생각 해 보자면야 어린 시절의 놀이에 대한 추억에도 잠겼었고, 어린 아이들의 판단 착오로 막을 수 있던 참사를 막지 못한 죄책감의 트라우마에 대해 생각 해 볼 수도 있었지만 작가가 스토리 상으로 확실하게 무게를 두어 강조하지 않은 탓에 그저 흘러가듯 지나간 느낌이다.

알아서 생각 해 보라는 것이지 이 작품에서 다룰 중점 소재는 아니라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다만 늘 임팩트가 강한 소설을 읽다 잔잔한 추리 소설을 읽어보니 추리물임에도 서정적인 느낌을 받아 새롭긴 했다.

과연 민간신앙과 민속학에 능통한 분이라서 인지 근거 없는 엽기 위주의 흥미를 유발하기 보다는 과함을 경계하는 진중함과 조심성이 엿보인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캐릭터마다의 특성이 다 잘 살려졌다기 보다는 애매하게 처리 된 부분들이 있어 아쉽기에 별은 다 채우다 말았다.

 

"해당서평은 북로드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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