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슈브니르 - 다시 파리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두 번째 티켓 1
이영지 지음 / 이담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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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동경을 품게 되는 도시 파리.

저자가 마케팅을 전공한 덕분에 어떤 대상을 주제로 집필하더라도 마케팅과 관련한 사고로 얘기하고 있어 실제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익숙하고 편안한 그저 일상일 뿐인 장소가 어떻게 이처럼 세계적인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었는지 배우게 된다.

물론 정석적인 마케팅 서적은 아니지만 오히려 에세이라는 형식을 통해 가랑비에 옷 젖듯이 훨씬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에세이임에도 이미 파리의 문화 사업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들이 기분전환 겸 읽다가 "...이런 식으로 바라볼 수도 있나."혹은 좀 더 정리 된 사고를 공유할 수 있다.

 

큼직하게 4장으로 나눠 프랑스의 요리, 생활, 마케팅, 건축 및 예술 양식의 문화를 다루고 있다.

요리하면 빠지지 않는 나라인지라 역시 요리에 관련한 부분이 초반부터 등장하는데 미식가가 아닌 사람이라도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쿠키나 평범한 재료를 통한 전통 음식을 소개해 주어 그 동안 프랑스식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이 단순히 동양식(굳이 말하자면 일본식)으로 변형되어 익숙해진 탓에 그들이 가진 본래의 형태나 종류가 신선하기만 하다.

음식을 먹는 데 있어 화려하고 치장을 좋아하기만 하는 줄 알았더니 원재료에 대한 특성을 최대한 살리며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방식의 식문화가 자리하고 있어 환경문제와 관련해 생각해 봐도 의도했든 안 했든 선진국다운 면모가 보여진다.

또 패션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무조건 유행에 민감한 동양에서는 파리에서 패션에 대한 소비가 엄청날 것으로 보여지지만 실제 그들의 패션은 전체적으로 시크하면서 부분적인 포인트로 깔끔하게 완성시킨다.

옷을 위해 자신을 맞추는 게 아니라 진정 자신에게 어떤 스타일을 조화시킬 수 있는지 스스로에 대한 탐구가 있다는 게 보여진다.

건축물과 패션, 또는 우편문화를 통해 '무조건 새로운 것'을 지향하는 게 아니라 '전통을 소중히'여기는 자국 문화에 대한 상당한 자긍심을 엿볼 수 있다.

보면서 부럽기도 하고 그들이 가진 지금의 문화적 경쟁력에 뒤지지 않을 인프라는 우리 나라도 충분한데 살리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지금에서야 문화에 대한 관심이 조금은 나아졌다고는 해도 우리가 발전해 온 속도와 생활 수준을 비교해 봐서는 그 기대치가 한참 못 미친다.

 

어떤 소설가가 말씀하시길 소설을 쓰는 것은 대단한 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 '별 것 아닌 것'을 가지고 '대단하게'구성하는 것이라고 하더라.

이 분은 단지 소설에 대해 말 하고 있지만 이는 우리가 가져야 할 전체적인 마케팅에 대한 이미지를 그려 준다.

마케팅이란 것이 단순하게 기업의 이윤을 위한 수단으로 여겨져 그 동안 문화적인 사업에 크게 쓰이는 용어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그 가치를 인정받고 각광받고 있다.

프랑스나 일본을 보면 마케팅 정신이 얼마나 국가적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지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사소하다 생각할 수도 있는 것도 소중한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가치가 달라지고 그런 소 단위들이 모여 문화가 되었을 때의 파생력이란!

에세이라고만 여기며 펼친 <파리 슈브니르>는 절대적인 마케팅 정신의 필요성을 각성케 했다.

곳곳에 문화로 인한 시장 경쟁력을 느끼게 하면서 너무 상술에 얽매이지 않고 그저 무엇이 중요한지에 중심을 두고 문화적 마케팅을 발전시키는 그들의 현명함에 배울 점이 많고 부러웠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온다.

약탈 당하거나 우리 스스로 소홀하거나 자연재해로 소실 된 문화재들을 보며 한숨만 쉴 것이 아니라 국가적 에고를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신비한 자연의 이치는 결국 그런 노력들이 본인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문화적 자긍심과 그 사업으로 인한 간접적인 이윤을 보여 줄 텐데.

<파리 슈브니르>는 이렇게 파리지앵의 현실감 있는 생활상을 통해 타 문화에 대한 신선함과 공감 가는 요소를 선 보이며 은근슬쩍 문화적 경쟁력에 대한 우리의 노력을 독려한다.

단순한 에세이라고 보기엔 아까운 마케팅 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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