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적 금융 사회 - 누가 우리를 빚지게 하는가
제윤경.이헌욱 지음 / 부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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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에 비해 소득수준은 높아졌는데도 경제적으로 여유를 느끼는 소득계층은 오히려 줄어 들은 것 같다.

먹고 살기 힘들어도 그저 착실히 저축을 해 나가며 미래를 꿈꾸던 서민경제의 세계가 어느 순간 너 나 할 것 없이 재테크 열풍으로 대출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면서 신용불량자가 뉴스에 나올 정도를 지나 이제는 '아차 하면 그럴 수도 있는'상태가 되어버렸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저축을 하기보다 투자(투기)가 유행처럼 만연하게 됐고 당장 재테크 할 밑천이 없는 사람은 빚을 내서라도 재산을 불리는 데 혈안이 되었다.

부동산투기가 대유행을 하면서 특히나 주택담보대출은 안 하는 게 바보인 양 사회풍조 자체가 변해버려 이때 찰나에 고소득을 올린 사람들이 들려주는 영웅담은 지금까지 돌고 돈다.

합당하거나 윤리적이지 않은 루트라 하더라도 아직도 한때의 부동산버블에 대한 향수를 추억하는 사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행복지수 운운하기에 앞서 불행과 초조함, 자괴감이 만연하여 금융과 관련하여 사람들 표정은 마치 구정물을 쏟아 부은 듯 음울하다.

여태까지 대출에 대해서는 개인에게만 책임을 물어왔고 개인의 입장으로서도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어쩌면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도 했거니와 민주주의에서의 자유란 스스로의 책임이 따르는 일이라는 상식으로 굳어진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 해 보면 어째서 발생한 사안에 대해 한쪽에만 책임을 묻는가?

<약탈적 금융사회>에서는 지금까지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시선으로 금융권의 약탈적 행태의 무책임 함을 규탄한다.

 

정책이 실패했을 때 실질적으로 나라가 보상을 해 주지는 않는다.

입으로는 정책을 욕 할지언정 국민들도 그에 욕받이 그 이상의 역할은 기대도 안 한다.

하지만 공기업과 관련하여 개인이 의무를 다하지 못할 때는 예외 없이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해도 인격을 보호받지 못한다.

여태까지 아무도 그런 불합리한 관계에 대한 의문을 품어오지 않았다. 그런 의문을 품을 만한 합리적인 정신상태가 아니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발생하는 부조리한 상황을 정부가 규제해주길 바라는 게 아니다.

적어도 옳지 못한 풍조임에도 사회적으로 권장하는 바가 지나친 경우 경고조치를 취해 줄 수 있는 정당한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지금까지 대출에 대해 나도 모르게 무책임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상황들이 <약탈적 금융사회> 읽고 제대로 한방 얻어맞은 느낌이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신용카드 절대 금지'의 덕분으로 꽤 금전감각만큼은 똑 부러진다고 생각했던 나 역시도 주택담보대출은 '돈 버는 지름길인데 안 하면 바보'라고 생각했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집에 저축을 한다고 생각했던 건 자기 합리화였을 뿐이다.

저축은 재산이고 대출은 빚을 뿐인데 어쩌자고 욕심만 늘어서 자기합리화만 가속시켰나 모르겠다.

 

저자는 말한다.

'좋은 빚'이란 없다고.

자기계발이나 재산증식 등 아무리 건설적인 이유를 붙여도 채무를 권장하기 위한 사기성 짙은 농담일 뿐이다.

 

지금까지 서점에 나와있는 온갖 재테크 서적을 탐독하면서 정작 중요한 사실을 간과했다.

금융상품을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그 선택에 과연 본인의 온전한 사고가 들어가 있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하는 선택의 대부분은 금융권의 마케팅에 따라 주입된 상식의 결과이므로 스스로 임계점을 잘 파악하여 자금을 운용해야겠다.

약탈자네 비윤리적이네 욕을 한다고 해결이 나지 않으니 결국 우리 스스로 조심할 일이다.

재테크에 열을 올리기 전에 이성을 잃지 않을 수 있게 도와주는 보기 드문 책이다.

 

"해당서평은 부키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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