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지 못한 여자 스토리콜렉터 10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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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누스 시리즈를 보면서 피아와 보덴슈타인의 만남이 궁금했었는데 그들의 시작을 엿볼 수 있어서 시리즈를 두루 읽어온 독자로서 반가웠다

그들은 처음부터 궁합이 잘 맞는 수사력으로 시너지효과를 뿜어내며 팀워크를 뽐낸다.

소설 자체의 흥미로움도 상당하지만 타우누스 시리즈 팬들에게는 주인공들의 만남부터 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 하다.

 

보통 피살자에게는 무한한 안타까움과 동정이 느껴지기 마련인데 주변인물의 증언을 통해 보여지는 이사벨의 캐릭터는 어쩜 그리 안하무인인지 한숨만 유발한다.

그 어떤 악인도 죽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그런 사고방식으로 살아간다는 건 그 사람에게 삶이 무의미 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사벨과 그 주변인들에게 해피엔딩을 가져다 준 건 아닐까 하는 잔인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자신의 딸이나 태중의 아이에게 조차 모성애를 보이지 못하고 그저 가치로만 판단하는 그녀의 행동에는 분노가 일 정도였다.

실제로 그런 캐릭터의 주변인물로 산다고 하면 범죄사건에 휘말리지 말라는 보장은 못할 것 같다.

어떻게 남편이 그 동안 그렇게 참아왔는지 신기할 정도로 내가 다 안쓰러워 결말에서 그들의 새로운 시작을 볼 수 있게 되어 흐뭇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보덴슈타인과 피아의 시선을 쫓아가며 수시로 용의자들을 의심해보고 분석해봤지만 끝까지 범인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전부 살인동기가 풍부해서 그들 중 누구 하나라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어색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증거가 없어 고민하기 보다는 단서가 너무 많아서 추측이 힘든 사건이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사건을 밝혀나감에 따라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문제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보덴슈타인 수사팀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다양한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개성이 강하고 힘이 있어 친근함이 배가되는데 그 동안 타우누스 시리즈를 읽으며 익숙해진 캐릭터들의 관계 또한 새롭게 보여 흥미로웠다.

 

단지 <사랑 받지 못한 여자>만 읽는다 해도 스토리 이해에 문제는 없지만 알고 보면 배가 되는 즐거움이 있으니 시리즈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는 게 당연한 것 같다.

왠지 지인의 과거 활동을 듣는 듯한 기분이 들어 더 익숙하고 재미있게 봤다.

보통 살인사건에 대한 추리소설은 피살자에 대한 연민으로 시작해서 끝이 나지만 <사랑 받지 못한 여자>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게 하는 묘한 감정이 생긴다.

한편으론 사랑할 수 없는 캐릭터지만 그렇게 어긋나게 살아버린 그녀의 캐릭터 자체에 연민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건 캐릭터에 부여되는 작가의 애정이 녹아있어서 그런지도 모를 일이다.

 

최근 사람의 관계란 얼마나 어려운지 절감하는 나에겐 더욱 더 의미 깊고 사회적인 관점에서도 소홀히 볼 수 없게 했다.

사람과의 관계란 내가 바라는 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억지로 맞춘다고 맞출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늘 알 수 없는 상황에 그저 물 흐르는 방향으로 살아가야겠지만 가끔은 그러기 힘들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됐다.

 

추리소설이지만 넬레 노이하우스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가진 사람으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사실적으로 그려낼 줄 안다.

그래서 그녀의 소설이 유독 친근하고 정이 가는 것 같다.

타우누스 시리즈는 단지 추리물로서의 흥미를 넘어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깨달음을 준다.

대단히 부피가 큰 책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사건에 얽힌 넘치는 캐릭터들과 상황들을 정리하는 그녀의 구성력이 대단하다.

이 책으로 타우누스 시리즈를 접해보는 것도 새로운 재미다.

 

 

"해당서평은 북로드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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