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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너머의 나 ㅣ 풀빛 청소년 문학 8
조르디 시에라 이 파브라 지음, 김영주 옮김 / 풀빛 / 2012년 6월
평점 :
수치심이 높고 예민한 청소년들이 무수한 의문들을 주변에 솔직하게 질문하긴 벅차기에 <거울 너머의 나>와 같은 책이 확실히 효과적으로 심신의 위로와 안정을 찾게 해 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생의 목표설정을 끊임없이 재구성해야 함에도 시간이 없어 내면을 성찰하지 못하는 성인들에게도 좋은 성장소설의 역할을 한다.
16살 소녀가 성 정체성을 찾아가는 고민을 다룬 성장소설이라기에 나와는 확연히 다른 내면을 보게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런 선입견이 무색하게도 마리사의 내면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다 숱하게 겪었던 고민들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겉보기엔 무난하지만 속으론 늘 끊임없이 에고를 찾는 시행착오를 경험한다.
시간이 흐르면 견고해 질 것만 같은데도 오히려 스스로를 잘 모르겠고 성인이 되어서는 알려는 욕구를 포기한 채 적응하기 위해 살아가는 편이라 자아에 대한 성장소설이 더욱 반갑다.
도대체 아무리 살아봐도 내가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고 삶이란 내가 바라는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거울 너머의 나>는 그 모든 혼란을 마리사의 일상을 통해 소소하게 보여주면서 우리를 반영하고 있다.
부질없는 것 같은 질문들이지만 결코 헛되지 않음을 그로 인해 도약할 수 있는 모습을 보며 나와 타인에 대한 신뢰와 이해관계가 생겨난다.
나에 대해 부정하고 싶은 부분도 인정하고 남과 화합하는 모습들이 다양함을 발견하게 된다.
단순하게는 그저 16세 소녀의 다이어리를 보여주듯이 편안하게 구성되었지만 그 속에는 복잡하고 섬세한 메시지들이 곳곳에 녹아있다.
스스로에 대해 성찰하지 못하고 외향적인 이미지와 지위만 성장해서는 내면에 대한 허전함을 더 크게 느낀다.
되도록이면 조금이라도 빨리 외적 스펙을 쌓는 만큼 내적으로도 건강하고 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거울 너머의 나>를 읽으며 확실히 청소년기 때 성장소설을 많이 읽어야겠다고 생각이 들더라.
난 생각보다 필독도서를 별로 읽지 못하고 컸다.
꽤 건방진 어린 시절에는 당시의 필독도서를 유치할 것이란 생각을 했나 보다.
거의 대학생이 되어서야 읽기 시작했는데 그 나이에 읽었더라면 훨씬 내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 어른이 된 지금도 어릴 때 충족시키지 못한 성장소설에 대한 갈증으로 종종 읽는다.
그리고 그때마다 어른이 된 시선으로도 늘 도움을 받고 있기에 청소년들에게 더욱 권하고 싶다.
말 못하는 고민이 있을 때 주변에 자문을 구하기 어렵다면 성장소설을 통해 도움을 받는 편이 확실히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되면 늘 스토리를 벗삼아 내가 없더라도 이렇게 텍스트를 편안하게 여기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키워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