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인생 3라운드에서 詩에게 길을 묻다
최복현 지음 / 양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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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에 순응하느냐 모험을 감행하느냐는 고민은 사람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항상 갈등하는 주제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는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기 보다 인생 3라운드에 돌입하는 사람들의 고뇌를 감싸 안으며 술잔을 기울여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듯 이야기를 풀어낸다.

한평생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이 급하게 살아오느라 지친 심신에 대한 휴식도 필요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고민에 대한 넋두리가 필요한 시기.

많은 말을 한다고 청사진이 명확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의견에 길을 잃기 십상이니 이럴 땐 오히려 고즈넉하게 앉아 고요히 책을 통한 명상이 필요한 법이다.

 

아직 그 나이를 지나긴커녕 당장 닥친 불안한 20대의 끝자락에 선 나로서는 상상하기도 벅찬 순간이지만 언제나 사람은 고독함을 한시도 잊지 못하는 나로서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야말로 사람의 외로움을 알고 사색을 도와줄 줄 안다는 생각이 든다.

장문의 글보다 짧은 문장이 가슴을 강하게 후려치는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특히 일에서나 가정에서 사회에서 속력을 요구 받아 온 우리들에겐 장문보다 단문이 익숙한 법이라 그 함축 된 의미에 대한 이해는 차치하고라도 그 문장이 가지는 힘을 강하게 느낀다.

시를 통해 지나온 삶을 반추하고 앞으로의 짧지 않은 인생에 대한 격려를 잘 짜아놓았다.

많은 의미를 함축한 시를 통한 내용이기에 꼭 중년의 나이가 아니라도 자신이 들어야 할 듣고 싶은 메시지를 찾을 수 있다.

이미 많은 경험을 가진 사람이라면 지나온 세월을 추억하며 미소 지을 수 있을 것이고, 경험부족인 청춘들에게는 불안한 미래에 대한 조언으로 미리 보호패드를 착용할 수 있는 것이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너무 당연시 되어 약관을 새로 써야 하는 보험사만 골치 아픈 게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수입이 없는 기간이 길어져 노후대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무엇을 해도 될 것만 같은 20대 청춘이 아니기에 그저 무던히 안정을 추구하며 살아야 할까 아직 마음만은 청춘 때 못지 않은데, 아니 오히려 한번 지나왔기에 경험에 비춰 더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모험을 감행하기엔 위험한 시기인 것일까?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는 정년을 앞둔 중 장년층들의 현실적인 자기계발을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지친 심신을 위로하고 기계적인 사회성에 찌든 감성을 순화시켜주는 힐링의 의미가 더 강한 책이다.

지금까지 진정한 의미로의 '온전한 나'로 있기보다 사회나 가정, 친구 등 조직 안에서의 '역할을 위한 나'로 사느라 정신이 없던 중 장년층들에게 생각할 겨를도 없어 엉망진창이 된 사고를 정리정돈해주고 있다.

 

안정을 추구해도 좋고 어쩌면 지금껏 안정을 위해 꺼내보지 못했던 모험심 강한 스스로를 내보여도 좋다. 다만 그 두려움이나 망설임에 있어 후회 없을 수 있게 다각도에서 충분히 고려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 보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와 사진들을 곁들인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읽다 보면 저자의 차분한 목소리를 듣다가 나도 모르게 대꾸를 하며 어지러운 생각들을 차곡차곡 정리하게 된다.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고려해 볼 부분들에 대해 사색할 수 있도록 편집이 되어있으니 푹 잠겨 사색해보기 바란다.

 

어릴 때는 성인과 아이라는 뚜렷한 선으로 부모님을 상징적으로 받아들였지만 같은 성인이 된 지금은 한 사람으로 받아들이게 된 지금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안타까운 마음도 더 크기에 읽는 내내 지금까지 부모님들이 우리를 위해 희생 했던 것들이 선명히 튀어올라 괴로움이 컸다.

아직 내가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기보다 지금은 그런 부모님들의 안타까움을 더는 연장시켜드리지 않아야겠기에 당장은 부모님의 터닝포인트를 위한 고민을 해 본다.

 

모든 것을 해결해주진 않지만 그 어떤 것 보다 많은 것을 담아 이해시켜주는 책만큼 좋은 게 없다.

나도 고민해보겠지만 일단은 먼저 부모님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조금씩 읽어드려야겠다.

눈이 안 좋으셔서 독서를 잘 못하시기 때문에 안타까워만 하고 말았는데 한 장이라도 읽어드리면 되는 건데 그 작은 행동도 수고스러워했던 게으름도 반성해야지.

 

미래를 스케치 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에 충실하며 감사하며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언제 돌아보아도 미래의 내가 후회하지 않게.

 

"해당서평은 양문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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