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링 라이즈 - 상대의 속마음을 간파하는 힘
폴 에크먼 지음, 이민주 옮김, 황상민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오늘 하루 동안 나는 과연 얼마나 거짓말을 했을까

딱히 곤란할 것도 없으면서 귀찮은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무심결에 혹은 의도적으로 죄책감 없이 던지는 나의 거짓말들을 하나씩 곱씹어보면 그 횟수에 놀라게 된다.

절박한 상황이 아님에도 어쩌면 이렇게 많은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입에 올리고 있었다니...

실제로 사회적으로 곤란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하게 되지만 일반적인 우리들도 이렇게 일상에서 죄의식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거짓말들을 일삼고 있다.

정말 몰라서 넘어가기도 하고 알면서도 속아주는 게 한국적인 정서라 농담 속에 그렇게 흘려 보내는 경우도 많지만 확실히 알아야 하는 경우임에도 눈치가 없어서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나에겐 늘 사람의 심리와 그를 간파하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이 가득했었다.

 

미국드라마는 유독 추리물이 많은데 한동안 미드에 빠져있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 어떤 상황이든 추리에 대한 단서를 찾기에 바빠지기 시작한다.

관련 물품이나 상황에 대한 근거로 수사를 펼치기도 하지만 대화 속에서 용의자에 대한 심증을 물증으로 바꾸기도 하는 전문가들의 고도의 전략기술을 보면 통쾌함과 동시에 동경심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주로 대중매체를 통해 잘 알려진 사람의 심리분석 기술에 대해 누구나 한번쯤은 호기심을 가져봤을 테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지는 캐릭터의 매력에 빠져 동경심까지 일었을 것이다.

 

경영, 기획, 마케팅에 대한 연구가 구체화 되면서 고객의 감정에까지 관심이 깊어진 지금 그래서 더 심리학은 각광을 받고 있으며경쟁체제가 가속화 되는 만큼 바로 옆 사람과의 친밀함과 긴장감 사이의 감정교류를 통해 줄다리기를 하느라 심리학에 대한 메리트가 상당하다.

덕분에 최근에는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맞춘 심리학관련 서적들이 보다 쉽고 효과적으로 편집되어 평범한 독자들에게 전해지고 있는 편이다.

 

<텔링라이즈> 크게 3부로 나뉘어 있는데 1부에서는 인간이 거짓말을 하게 되는 이유, 개념 등이 소개하며 사람들이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거나 상대를 불편하지 않게 하는 등의 다양한 상황에 대해 비교해가며 거짓말과 비밀, 혹은 거짓말의 성격을 보여준다.

 

2부에서는 거짓말을 했을 때 보여지는 상징적인 동작이나 표정 등 표현에 대한 단서들에 대한 연구사례들을 통해 보다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접하며 배울 수 있다.

여기까지만 읽어도 이미 일상생활에서 조금씩 적용해가며 사람들의 미묘한 표정변화와 상징적인 동작들을 포착할 수 있는 눈을 기르는 훈련을 통해 진실을 걸러낼 수 있을 것이다.

업으로 삼는 사람들만큼의 직관력을 기르려면 좀 더 전문적인 훈련이 필요하겠지만 일상적으로 평범한 상황에서 보다 나아진 통찰력을 기르고자 한다면 충분할 것이다.

 

3부에서는 2부에서 소개 된 거짓말을 했을 때의 사람들의 상징적인 모습에 대한 해석을 할 수 있는 다각적인 시각을 기르도록 해 주며 해석을 함에 있어 자칫 함정에 빠질 수 있는 오류를 지적해준다.

또 유명인의 정치적 사례들을 통해 거짓말에 대한 정당화와 자기기만 등 거짓말하는 사람들이 보여줄 수 있는 행동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인지하게 한다.

 

우리는 특히 정치인들의 거짓말에 더욱 더 분노하는데 아무래도 우리를 대표하는 자리에 앉은 공적인 인물이다 보니 말 한마디가 가지는 파급력이 대단하고 그의 판단에 따른 사회적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에 더 그렇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문제화 되는 몇몇 게이트들은 왜 거짓말을 하면 안 되는지 어떻게 그런 상황까지 만들게 됐는지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타산지석을 삼게 되는 강렬한 이미지로 남아있다.

되풀이되면 안되겠지만 간혹 어떤 경우에는 선례로 여겨져 모방될 우려가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하겠고, 타인의 행동에 대해 내 잣대를 들이대는 건 주제넘은 짓이겠지만 시민으로서의 의무이자 권리라고 인식하게 되면 언제나 그 행동에 대해 주의를 촉구하는 게 당연하다

 

마지막 장에는 부록으로 폴리그래프에 대한 이해를 돕고 그를 맹신할 수 없는 객관적인 입장을 보여주며 단지 수사를 더 진행시켜야 할지 정도로 참고해야 한다고 끝맺음 하고 있다.

상대의 표정이나 몸짓을 통해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기 위해선 수많은 훈련과정을 통해 이뤄져야 함이 분명하지만 비록 그런 전문가적 과정을 통했다 하더라도 그 판단력을 맹신해서는 안되며 어디까지나 상황에 대한 참고자료 삼아야 할 뿐임을 강조하기 위한 마무리인 듯 싶다.

 

어차피 실제 생활에서는 <텔링라이즈>에서 배운 만큼의 반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겠지만 오랜 시간과 노력을 통해 남들보다 나은 통찰력을 갖게 되었다고 할지라도 변수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전문가를 위한 딱딱한 학술서적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심리학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데 더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읽기에 부담이 없으며 소재 자체가 흥미로워 내용이 다소 전문성을 띠긴 하지만 지루함 없이 읽힌다.

한번에 읽기 보다는 책 중간중간 수록 된 사진 등을 통해 다소간의 표정연습을 해보는 재미도 쏠쏠하기에 지인들과 돌려보며 심리게임에 적용하여 재미를 배가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 대학생 때 '경찰과 도둑'게임을 했을 때 늘 어설픈 표정연기로 위장술에 실패하고 눈치가 없어 판단에 애를 먹었는데 지금도 그건 변함없겠지만 좀 더 기술적인 연마를 통해 게임에 임하는 재미가 전과는 다른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이제는 그런 게임을 즐기기에 너무 나이 들어버렸지만 다른 사람들은 기회가 된다면 한번 시도해봤으면 좋겠다.

참 재미있을 텐데...

 

 

"해당서평은 한국경제신문사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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