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헤븐
장정욱 지음 / 책나무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사람은 누구나 현실이 외롭고 미래가 불안하며 그리운 과거를 가지고 있어 현재를 살면서도 정신만은 다양한 시간을 공유한다.

그런 심리를 파악하여 새로운 가상세계를 보여주는 <프로젝트 헤븐> 그립고 되돌아가고 싶은 과거를 보여준다.

주인공들이 만나는 시점과 장소에 대해 처음엔 공통점을 찾지 못해 의아함을 가슴에만 품고 지나쳤는데 점점 드러나는 프로젝트의 진실이 밝혀짐에 시원한 마음도 잠시 애초에 잘못 만남이었다는 안타까움이 강하게 대비되어 다가왔다.

 

애초에 돌아가고 싶은 과거가 딱히 없다는 것에서 알아봤어야 하는 찬의 존재였건만 요새 머리 쓰기 귀찮아진 나는 그저 독특한 캐릭터라고 치부하며 지나쳐 버린 어이없다.

사적으로는 확실히 요새 너무 생각 없이 살았던 스스로를 발견하는 기회였다.

한번도 의심해 보지 않은 스스로의 존재를 뿌리째 흔들리는 충격으로 절망할 시간도 촉박한 상황에서는 조차도 분노하기 보다는 머릿속이 멍해지는 기분에 휩싸였다.

아무리 가상이라 지라도 이래도 되는 것인가 하는 억울한 찬의 심정에 동화되어 나도 모르게 분함 마음이 들면서 당장 앞으로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읽어가는 재미가 강해진다.

 

읽는 내내 호기심과 의문으로 독서에 속도가 상당히 붙어 읽기 시작하자마자 금방 끝나버릴 정도로 흡입력이 강하다.

캐릭터들 조차 허위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과거와 존재에 대한 흐릿함에 안개를 걷기 위해 함께 나아가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사건에 대한 진실이 드러남에 따라 예상했던 상황에 대한 명쾌함이 정신을 시원케 한다.

뭔가 퍼즐을 맞춰나가는 쾌감이 있는데 와중에 대체 서로 다른 존재들의 관계를 어떻게 완성 시킬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기고 <프로젝트 헤븐> 시작부터 끝까지 의문을 유발시키며 매듭을 보여주는데 탁월한 기량을 보여준다.

SF소설은 원래 읽지 않지만 워낙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지 새로움과 현실적과 완전히 무관하지 않은 상상력에 감칠맛이 난다. 소재도 소재지만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얘기가 무색하지 않게 흐름을 이어나가는 솜씨가 대단하다.

대사하나, 표현 하나에도 불필요한 군더더기가 일체 없어 읽는 동안 한번도 지루할 없이 깔끔하고 심플한데 그러면서도 이야기의 핵심과 캐릭터구성이 탄탄하여 빈약하지 않다.

 

바벨탑이 주는 경고의 메세지를 들은 이후로도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자만심은 끊임없이 각계의 분야에서 바벨탑을 쌓고 있다.

넘치는 상상력을 현실로 실현시키기에 가장 효과적인 과학의 분야에서 특히나 시도와 기획이 상당한데 일반인의 사고로는 상상할 없을 정도로 많은 시뮬레이션들이 가동되는 상황이 일단 재미있다.

존재하지 않는 무엇을 설계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호기심의 대상이 하며 일단 한번 시도해보길 바라는 마음은 있지만 그것이 생명윤리의 문제를 비롯한 종교적, 정치적인 문제와 걸리게 되면 실현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생기는데 한계란 역시 사람의 상상력이 아니라 사회적 이해에 있다는 상황이 안타깝다.

<프로젝트 헤븐>에서는 결국 노어의 세계의 불완전함으로 안타까운 결말을 맞게 되지만 상상해볼 있는 인간의 한계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구경할 있어서 휴양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느낌이다.

잠시 답답한 사고의 전환을 위해 읽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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