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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발걸음은 언제나 뜨겁다 - 택꼬의 205일간 리얼 아프리카 여행기
김태현 글.사진 / 더난출판사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말만 들어도 뜨겁고 순수할 것 같은 아프리카.
<청춘의 발걸음은 언제나 뜨겁다>에서는 실제로 그들의 문화에 들어가 함께 느끼면서 그 문화적 생소함과 우리에겐 이미 지나버린 사회적 순수함을 느낄 수 있는 창구가 되어 얘기하고 있다.
젊은 사람에겐 아직 굳어지지 않은 관념과 사회적, 가정적으로 덜한 책임으로 좀 더 자유롭고 망설임이 적은 상태로 출발 할 수 있기에 가능한 여행이겠지만 막상 동년배의 나이임에도 스스로는 망설임으로 그친 낯선 타 문화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기에 저자의 발자취가 한없이 부러워 대리만족 하는데 급급했다.
글 만으로라도 저자의 눈을 통해 아프리카의 현장을 볼 수 있다니 책이란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직접 가서 보고 듣는 것도 물론 좋겠지만 또 한편으론 저질 체력이라서 여행의 한계를 느끼기에 누군가 대신 여행을 해 준 느낌이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서 자유로운 생활방식을 추구한다지만 물 흐르듯 살고 싶다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여전히 사회는 관료주의를 벗어나지 못 하는 것인지 늘 울타리를 벗어나면 불안해하는 우리네이건만 저자는 머리로 재고 따지는 것 없이 가슴으로 느끼고 행동하고 있어 아프리카와 더욱 어울린다.
인종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현지인들과의 사진에서 저자는 모습만 다를 뿐 위화감 없는 분위기를 자아 내고 있어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느끼게 한다.
한비야작가의 여행서적을 통해서도 느끼는 거지만 타고난 여행가의 기질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지에 쉽게 융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타고난 기질도 있고 여행을 통해 점점 그 탈렌트가 더욱 발달하기에 그렇겠지.
어디를 가든 누구와 만나든 어렵거나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쉽게 합류했다가 또 금방 이동하는 그 모습에서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태도를 여행에서 배울 수 있겠구나 싶다.
잠깐의 기분전환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들여 한 문화권을 지나본다는 것은 많은 짐을 질 수 없고 그렇다고 맨손으로 걸을 수도 없는 우리 인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가지고 있는 것은 여행에 필요한 물건 뿐, 허영이 깃들 수 없는 그 단출함에 사람들은 여행을 하면서 즐기기도 하지만 심신수양을 하게 된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신역이 고되더라도 발로 걸어 지구력을 요하는 여행을 꼭 해볼 필요가 있다.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며 체력적인 한계에 미리 포기하고 있는 스스로를 반성하며 아직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뛰어야 할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생각에 허리가 곧추세워짐을 느낀다.
물론 여행이 내내 순박한 사람들과의 만남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우리도 한 때 경제발전을 이루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체계가 없어 윤리의식의 부재로 겪었던 부작용들을 다시 보는 듯 하여 더 안타까웠다.
더불어 늦게나마 찾아 든 문명의 편리를 누릴 수 있어 다행이다 싶지만 한편으론 전통을 함부로 해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도 되고...
그들의 순수함, 자유로운 정신이 잠식되는 기간이 좀 더디길 바랄 뿐이다.
구호물자로 보내진 한국식당명이 프린트 된 셔츠를 입은 모습의 사진을 봤을 땐 아무 연고가 없어도 괜히 그 인물사진이 더 친근하게 느껴지고 신기했다.
이렇게나 멀어서 보기 힘든 사이임에도 좋은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나의 작은 행동이 지구 반대편에 닿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현실이 참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다.
이런 사진과 글을 볼 때마다 크게 도울 능력이 없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을 행하기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의 여정을 보여주고 있어 산만할 것 같지만 저자의 글은 참 차분한 기분이 들게 한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먼 나라의 생경함을 보여준다기 보다 이웃의 특별함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뜨거운 가슴으로 잔잔하게 보여주는 그 행보가 인상 깊어 다음 여행에 대한 출판이 기대 된다.
"해당서평은 더난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