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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파는 아이들 ㅣ 문학의 즐거움 37
린다 수 박 지음, 공경희 옮김 / 개암나무 / 2012년 4월
평점 :
수단남부에서 벌어지는 2차 수단 내전에서 비극을 겪는 '잃어버린 아이들' 살바와 물 부족으로 내일의 희망을 꿈 꾸지도 못하는 니아의 이야기이다.
다른 시간을 교차해서 보여주는데 살바의 천국을 오가는 역동적인 상황과 니아의 지겨운 일상이 대조되며 보여지는 절망이 묘하게 어우러지며 종내에는 생활고의 문제 해결과 두 부족의 화해라는 희망적인 메세지로 마무리 되어 어린 아이들의 눈에 비친 고통이 가슴 아프지만 그 아이들의 미래에 빛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당장 목숨이 위험한 상황에서의 살바보다 무료한 눈빛의 니아의 삶에서 더 큰 어두움을 보았는데 그녀의 삶에 희망을 비춰주는 이가 인내의 세월을 겪은 딩고족의 살바라는 것이 스토리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준다.
니아와 그 부족에게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해주는 것 이상의 화해의 의미가 있기에 살바의 모습에 가슴 벅차다.
어둠 속에서 움츠러들지 않고 나와 나 외의 다른 이들까지 구원해내는 살바에게 한없는 박수가 아깝지 않다.
목숨을 건지기만 해도 다행스런 일이건만 좀 더 나은 상황을 만들고자 배우고 습득하는데 열정을 보이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살바는 그 자체 만으로도 기특한데 후에 물 부족으로 고통 받는 수단 사람들을 위해 큰 업적을 남긴다.
결과는 장엄하지만 그 시작은 작은 발걸음이었음에 우리도 마음먹은 바를 속으로 삭이기 보다 드러내어 조금이나마 주변의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공헌하는데 어려워하지 않을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한다.
상상의 세계같이 먼 나라의 사람들을 돕는 것도 박수 쳐 줄 일이지만 휴머니즘이 희귀한 요즘 눈을 돌리려는 노력만 한다면 주변의 관심이 필요한 이웃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저 몇 마디 시작하는 것 만으로 도와드릴 수 있는 상황을 쉽게 만들 수 있다.
아이들에게 타 문화에 대한 공부를 시킴과 동시에 어둠 속에서도 긍정적인 행동을 할 필요가 있음을, 문제를 해결하는 이상의 성숙한 인격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부모의 바람을 은연 중에 고취시키는 책이다.
개암나무 책을 읽으면 어른이면서도 어린 눈으로 배웠으면 더 좋았을 텐데 싶은 미숙한 시각을 느낄 때마다 지금이라도 성숙하는 자신을 바라보며 채워지는 기분을 느낀다.
<우물 파는 아이들>역시 개암나무의 그 동안의 책들과 마찬가지로 머리엔 정보를 가슴엔 긍정적 열정과 따스함을 전하며 아이들과 어른 모두를 성숙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