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할 일이 많을수록 커진다 - 웃기는 의사 히르슈하우젠의 유쾌 발랄 활력 처방전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 지음, 박민숙 옮김, 에리히 라우쉔바흐 그림 / 은행나무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바쁘고 심각하기만 한 무표정의 샐러리맨들에게 던져지는 유쾌한 폭탄 <간은 할일이 많을수록 커진다>.

워낙 무거운 탓인지 좀처럼 올라가지지 않는 입꼬리가 슬며시 올려지는 시점을 지나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치아를 드러내며 읽게 된다. 웃을 일이 없어서라기 보다 웃는 습관이 안 된 탓에 경직 된 근육을 좀 완화시켜주는 책이다.

 

읽으면 읽을 수록 내 머릿속에 얼마나 많은 상식과 생각들이 경쾌함을 잃고 정리되지 못한채 먼지만 쌓여있었구나 느껴진다.

별 것 아닌 것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생각하는데 익숙해진 탓에 그렇게 무겁게 살아왔는지도 모르고 묵직함에 힘겨워하기만 했는데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은 이 얇은 책 한권으로 머릿속에 캐캐묵은 먼지를 털어준다.

 

머리에 가득 쌓인 먼지를 털어주고 정리해나가는데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지 제대로 알고있는 이 저자는 스스로의 행복함, 긍정적인 성향을 여실히 뿜어낸다.

실제 생활은 바쁜 일정에 스트레스를 전혀 안 받을 순 없겠지만 스스로가 행복을 인지하고 긍정적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남들에게도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하기 힘들텐데 전도가 아니라 폭탄으로 쏴주기 때문에 일상 속의 유머러스한 태도가 눈에 보이는 듯 하다.

 

어쩌면 너무 가벼운 것 아닌가?

다소 경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매사 심각한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이 정도의 가벼움이 필요한 순간인 것 같다.

무표정한 생활지식 서적이나 다소 우울함이 감도는 작가들의 소설을 많이 읽은 탓에 남들에 비해 유독 심각하게 생각하는 성향이 있는데(나는 모르겠는데 내 개그를 사사건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어서 고민이다...한국에서 통용되지 않는 시니컬함;;)저자의 발랄한 화법을 통해 일반적인 유머를 배울 수 있었다.

내 입을 통해서 나가면 이 경쾌함도 무거워지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기존의 나보다 가벼울 수 있으니 그것 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똑같은 사물이라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 그 영향력의 상당함을 알 수 있게 된다.

기존에 너무 관료적인 사고방식으로 굳어진 상식에 대한 시선을 새롭고 유쾌한 방향으로 틀어주는데다가 새로운 상식도 간간히 눈에 띄어 흥미로움이 배가 됐다.

저자의 웃음철학이 녹아있는 일상에 대한 상식들을 경쾌하게 재미로 인식할 수 있어 기억효과도 좋다.

나이나 성별, 전문성을 가리지않고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서점에서 선물용으로 고르기 애매할 때도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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