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것 아닌 이야기.

아빠, 딸을 이해하기 시작하다 - 나이젤 라타의 ㅣ 나이젤 라타의 가치양육 시리즈
나이젤 라타 지음, 이주혜 옮김 / 내인생의책 / 2012년 1월

사랑스런 존재이지만 성별이 다른 탓에 신체적인 애정표현의 정도에도 조심스럽고, 스스로의 성장과정을 비교할 수 없기에 거리를 두게 되는 딸을 대하는 아버지들에 대한 지침서<아빠, 딸을 이해하기 시작하다>.

부모자식간의 불화 등을 그저 혈육인 관계로 무조건 덮고 넘어가는 식이 아닌 좀 더 섬세하게 다가가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는 관심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워낙 방대한 국가와 사회적, 문화적 차이로 인한 다양한 케이스의 부녀지간을 다루고 있어 흥미로운 스토리들로 꽉 차있기 때문에 짧은 테마드라마를 보는 듯 쉽게 읽힌다.

심적 물리적인 상호작용들을 쉽게 이해시키고자 스토리형식을 빌어 표현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는 셈이다.

스토리로만 그저 흘러가면 남는 것이 없겠지만 보조학습서처럼 핵심을 요약해주어 아빠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하며 신경 쓴 세심함이 돋보인다.

가족의 소통과 이해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녹아있다.

외동딸이라도 딸 바보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저자에겐 아들만 둘이었다.

하지만 어쩌면 그런 입장이 더 객관적인 시선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게 했는지도 모른다.

읽는 내내 남자가 딸을 대하는 어려움을 느낄 수 있었고, 한편으론 딸의 입장에서 아빠가 가슴에 담은 사랑을 표현하는 어려움을 알 수 있어서 늦은 나이에 다소나마 오해했던 부분이나 어쩔 수 없는 마찰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딸이 있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딸의 입장에서 아빠를 이해하는 경향이 컸다.

그보다 다른 부녀지간 보다 서운함이 많던 사이였기에 딸의 입장에서 더욱 더 아빠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정말 별거 아닌 이야기가 아닌가.

저자는 독자에게 대단히 혁신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지침들을 그러모아 요약해주고 있다.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으로 와 닿지 못해 실천을 못했던 산만한 지침들을 깔끔하게 정돈하여 숙지했으니 전보다는 나아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빠와 딸만이 아니라 어떤 인간관계에서도 폭넓게 적용될만한 지침들이 사이사이 눈에 띄어 현재의 소통부재는 개인주의가 갖는 이해부족에서 기인함을 절실히 느끼게 했다.

스스로의 반성과 서열을 가리는 관계에 있어서 보여야 할 아량 혹은 존경심에 대한 표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