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 가족의 성장일기
심재철 지음 / 문예당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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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성장시킨 세대이며 민주화운동의 주역으로 뛴 심재철의원의 이야기로 매일을 식상하게 느끼게 된 사람들에게 오늘 하루가 얼마나 감사할 하루인지 깨닫게 하는 에세이 <하루>.

사람들마다 나름대로 드라마틱한 시기가있기 마련이지만 유달리 남들보다 더 튀고 기적적인 경험을 한 인생이기에 그의 사회적 위치와는 상관없이 이목을 끈다.

때문에 이 서평도 그의 정치적성향과 소속당의 취지에 대한 의문은 뒤로하고 온전히 사람으로서만 보려한다.

 

격동의 시기를 지나온 그 세대들의  술자리에서는 얼마나 많은 소설들이 탄생 할 수 있는지 모른다.

심재철의원은 그 세대의 주역으로 활동하면서 겪어 온 경험만으로도 소재가 상당할텐데 바라지않던 사고로 생사를 넘나드는 체험을 통해 놀라움을 주고 극복해가는 긍정적인 모습을 통해 감동을 준다.

표지에도 웃는 모습, 중간중간에 삽입 된 사진에도 입가에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사진을 찍으면 어색한 미소가 우선하는 세대치고는 자연스러운 그 모습을 보면 평소에도 참 웃음이 많은 사람이겠다 싶다.

 

가족들과 편지를 주고받은 형식을 생각하면 꽤 따듯하고 아늑할 것 같지만 실제 그가 편지를 썼던 시기와 장소가 밝지않다.

그럼에도 편지에는 구김살없이 밝은 그의 성정을 드러내 듯 시종일관 의욕이 넘치고 희망적인 모습이 일관되게 씌어있다.

부창부수인지 그의 아내 또한 절박한 현실에 한탄을 되새김질하지않고 남편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을 표현하는데 더 집중하여 힘을 주고 있다.

타고난 긍정적성향도 무시 못하겠지만 아내의 내조가 그를 흔들리지않게 중심을 잡아주는데 영향력이 더 크다.

플러스 존재만으로도 힘이되는 딸은 말할 것도 없지.

 

옥중에서 보여주는 그의 의지력과 상황에 적응하는 모습으로 보여지는 유연한 대처를 보면 젊어서인지 사고가 굳지않아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데 탁월할 듯한 인격이 보여진다.

그 와중에도 웃고있는 사진을 통해서는 사람이란 교육과 환경이 만들기도 하지만 선천적인 형질도 무시 못 하나 싶었다.

물론 환경도 영향이 있다.

많은 형제들 틈에서 가난을 극복하며 어진 어머니를 통해 덕을 추구할 수 있는 사람으로 클 수 있었는데, 사실 가난을 힘겹게 느끼기보다 받아들이고 나아가기 위한 목표에 집중하는 자세가 척박한 환경에서도 웃을 수 있는 그를 만든 것이라 생각한다. 

 

새삼 지금의 50대 이상의 어른들이 청년층의 목적만을 맹렬히 쫓는게 아닌 윤리의식과 세계적 관점으로 사고하는 자세에 대해 연약하고 의지가 부족하다 탓하는 것이 시대적 요인을 생각지 못하는 오류라고 생각하는데 한편으론 척박한 환경에 대한 적응력과 유연함을 기르기엔 부족한 배경에서 성장한 세대라는 지적은 완전히 무시할 수 없구나 싶다.

저자가 처한 상황을 내가 받아들이기란 가족의 입장에서도 절망적이고 우울할 뿐이라 그와 그의 주변에 대한 행동은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편지 곳곳에 녹아있는 그의 부성애도 한 몫 했을 것이고, 아내에 대한 사랑과 부모님께 누를 끼쳐드리지 않으려는 효심, 죽지않고 살 수 있는 기적을 체험한데 대한 감사할 줄 아는 자세가 그를 살아 숨쉬게 하고 사회활동까지 활발하게 했다.

삶의 끝자락에서 좌절하는 순간까지도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저 하루가 소중하고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내 주변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지금 순간을 즐길 줄 안다면 별것아닌 생채기에 가슴을 치고 눈물을 흘리는 일도 적어질텐데.

 

심재철의원의 삶을 보니 나는 너무나도 작은 상처와 장애들에 눈길을 뺏겨 행복과 감사를 잊고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었다.

물론 지금은 하루하루가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느껴 오히려 이 기쁨들이 다할까 두려울 정도이지만 그 전의 나는 얼마나 불안하고 심각하고 예민했는지 생각하면 한숨이 난다.

열흘을 채 지내지 못 했지만 벌써 새해의 산뜻함을 잊을 뻔 했는데 오늘은 불과 며칠 전과는 다른 새로운 내 포부를 담고 있음을 새삼 환기하고 기합을 넣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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